<검은 사제들>, '감추는 것의 미덕'을 활용한 마케팅

by 박소현

오늘 소개할 영화 마케팅 성공 사례는 <검은 사제들>(2015) 입니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0157


<검은 사제들>


감독: 장재현

출연: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장르: 미스터리, 드라마

제작: 영화사 집

배급: CJ E&M

개봉일: 2015년 11월 5일 (목)



검은 사제들은 강점과 약점이 뚜렷한 영화입니다. 우선 <열두 번째 보조사제>라는 원작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미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여기에 '스타성-강동원, 연기력-김윤석'이라는 탄탄한 배우진, 신인이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박소담 배우까지. 작품이 가진 자산이 훌륭했습니다.


다만 한계도 명확했습니다. 영화가 다루는 소재는 '엑소시즘'으로 국내 관객에게 생소한 것입니다. 공포물에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이 선입견을 품을 수도 있을뿐더러 마이너한 영화로 여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게다가 그간 한국 공포 영화들의 관객 동원력이 현저하게 저하 됐기 때문에 장르로 인해 제한될 관객 수 또한 문제였습니다.


호러영화 관객수.jpg 출처: 씨네 21 '[공포영화⑥] 한국 호러영화 흥행사, <여고괴담>에서 <곤지암> 이전까지'

역대 공포 영화 스코어를 살펴보면, <장화홍련>(2003) 314만 명, <폰>(2002) 220만 명, <여고괴담>(1999) 200만 명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과를 보인 영화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곤지암은 검은 사제들 이후 영화이므로 제외) 최근 몇 년은 상황이 더 나빠져 <더 웹툰: 예고 살인>(2013년 개봉, 120만 관객 동원)을 제외하고는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영화가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개봉 시기 또한 극장 비수기로 알려진 11월로 그동안 11월 개봉 한국 영화 중에서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480만 관객이 최대였습니다.


<검은 사제들>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 '오컬트'라는 마이너한 장르를 어떻게 대중적인 상업 영화로 포지셔닝 했을까요?



'감추는 것의 미덕'을 활용한 마케팅


<검은 사제들>은 '엑소시즘', '오컬트', '공포'라는 단어를 철저히 숨겼습니다. 공포물에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들이 선입견을 품지 않도록 조심스레 접근했습니다. 장르를 '공포'가 아닌 '미스터리', '드라마'로 포지셔닝해 공포물로 보이는 것을 피했습니다.(실제로 영화는 스승과 제자 이야기, 최부제라는 인물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화에 대한 정보를 최소화함으로써 흥미를 유발했습니다. <검은 사제들>의 마케팅사 퍼스트룩에 의하면, '많은 것을 공개하기보다 관객이 궁금하게 만들자'는 의도로 마케팅 기간을 보편적 기간인 4주보다 일주일 축소한 3주로 계획했다고 합니다.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가진 파급력과 작품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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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최소화하는 전략'은 각종 홍보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5년 서울 한복판 선택된 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메인 카피는 엑소시즘이나 공포에 대한 언급 없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합니다. 포스터 이미지에서도 공포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여타 공포 영화에서 흔히 볼법한 피나 귀신의 형상이 아닌 사제복을 입은 강동원과 김윤석의 근엄한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이 작품이 미스터리 영화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고편 또한 영화의 주요 상황에 대한 언급만 나올 뿐 악령과 대치하는 장면, 박소담을 두고 구마 의식을 행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전반적인 영화의 설정과 분위기만 전해주어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관객이 거부감을 느낄만한 요소를 철저히 숨겨 마케팅한 결과, 검은 사제들은 개봉 첫 주 주말에만 110만 관객을 동원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박소담의 연기, 작품성에 대한 호평이 입소문을 타면서 '조금 무섭긴 해도 연기력과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라는 평을 얻습니다. 최종적으로 540만 관객을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번외: 사제복을 입은 강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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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복을 입은 강동원의 모습도 여성 관객을 동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제복을 입은 강동원에 대한 찬양글이 숱하게 업로드됐습니다. 제복에 대한 로망을 가진 여성 관객들의 니즈를 적중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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