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훈인지 기철인지 모를

by 강소영


열일곱 도서관.


[이승환 좋아해?]


주위를 둘러보니

같은 동아리인 그 아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쪽지를 들어 보이자

그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승철 걔를 왜 좋아해.]


그 아이

[아니, 이승철 말고 이승환.

콘서트 티켓이 두 장 있는데

내 친구가 못 간다고 해서.

같이 갈래?]


[아… 우리 동아리 승철이인 줄.

그래, 좋아.]


그 아이

[근데 이승환 노래 알아?]


[아니. 이름만 알아.]


그 아이

[내일 도서관 올 거지?]


다음 날 도서관에서 다시 만난 그 아이는

이승환 테이프 일곱 개를 내게 건넸다.


“이거 빌려줄게.

어느 정도 노래를 알아야

콘서트도 재미있지.”




[노래 들어봤어?]


[응. 야, 너무 좋은데?]


[네가 좋아할 줄 알았어.]



당일 저녁

그 아이와 캠퍼스 안 삼성문화회관에서 만났다.

테이프를 돌려주었다.


“너무 많이 들어서

늘어났을지도.”


"처음부터 받을 생각 없었어.

가져”


자리는 S석이었다.


그 아이는

그냥 앉아서 감상하면 안 된다며

일어나서 뛰자고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만 앉아 있었다.


뒤늦게 일어났다.


그 아이는

날 한 번 보고

이승환을 한 번 본다.


환하게 웃는다.





마주치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다.


터덜터덜

아침에 매점을 가며 여학생 반 창문을

한 번씩 본다.




스물두 살


그 아이에게

친구 찾는 사이트를 통해 연락이 왔다.

[잘 지내?

난 서울에서 학교 다니고 있어.

신촌에 있는데 넌 어디 있어?]


[난 휴학 중이야.

나도 서울 쪽에 있어]


[시간 되면 보자.]


그 아이가 번호를 남겼다.


저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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