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전날...
여름 휴가는 에어컨이 보우하는 회사가 채고시다 주의긴 하지만, 7월 말에 제주 출장을 잡고 보니 하루 먼저 내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오늘은 출장 전날.
제주는 습한 폭염이 엄습했을거라 생각했는데 왠걸. 풍랑주의보에 비까지 살짝 내려 최소한 맑긴 하겠지했던 기대는 단박에 무너지고.
그냥 안 가본 바다나 찾아가자고 탄 버스가 향한 곳은 김녕해변. 바다에 몸을 담굴 생각 따윈 없었지만, 눈부신 푸르름 대신 옥빛 바다를 드러낸 김녕에는 예상치 못한 모래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아니 여기만이 아니라 해안도로 곳곳이 모래바람 천지라는 걸 월정리까지 '걸어'가면서 알게 됐다.
...그리고 이런 날씨엔 올래 20길이 걸어보라고 유혹해도 걸으면 안 된다는 것도 비싼 값을 지불하고서야 알게 됐다. 아. 뻣뻣해진 머리. 옷밖으로 드러난 곳엔 모두 새하얀 모래 알갱이가...
역시 김녕보다 월정리에 사람이 더 많았다. 저마다의 값진 휴가를 즐기고 있을 이들. 그런 이들과는 1도 관련이 없다는 듯 걸으며 소비한 에너지를 바닐라라떼로 채운 나.
그나마 제주의 변화무쌍한 날씨가 조금씩 맑은 하늘을 드러내고 있다는 데 위안을 얻으면 자연보다 위대하게만 느껴지는 카페 에어콘의 은총과 함께 무심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 뭔가를 하지 않고 보내는 일요일은 꽤 오랜만인듯... 암튼 이 즈음 제주는 카캉스(카페 바캉스)가 최고인 듯.
현재는 함덕 델문도에서 브런치에 이런 글이나 적고 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