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의대생 이야기 1 ; “학생 R part 야 ?
“학생 R part 야 ?”
1989년 본과 3학년 때 본원에서 의대 실습을 돌고 있던 의대생 예비의사일때 이야기 입니다. (폴리클이라고 하기도 하고 PK라고 하기도 하는 학생의사의 준말입니다. )
사람들은 긴장하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또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안과 수술 실습 때 일이다.
우리 병원 안과에는 까다롭고, 어떻게 보면 날카롭기도 한 여자 staff 선생님이 계셨다. 그래서 이분 수술에 들어가는 실습 날이면 많은 질문 공세에 시달릴 각오를 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조용히 미경이 구멍을 보면서 조용히 수술을 하시다가 가만히 고개를 드시며 학생을 째려보면서 아주 어려운 해부학적인 구조물에 대한 질문이나 생리학적인 기전 등을 물어 보시고 잘 대답을 못하면 그냥 혼나는 것이 정해진 코스였다.
이교수님의 평소 지론이 학생을 잘 챙겨 줘야지 하는 생각이 많으신 분인데, 학생 입장에서 보면 이것이 괴로운 것일 때가 많았다. 왜냐하면 안과 수술은 주로 현미경을 보면서 operator와 1st assister만 미경이구멍을 뚥어지게 보고 나머지 학생들은 대부분 그냥 서 있거나 돌아가면서 잠깐 잠깐 보게되는 경우가 많고, 시끄러운 소리도 별로 안 나고, 조용하게 진행되는 수술이 대부분 아닌가? 그래서 많은 실습생이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와 같이 종종 졸기도 하는데..
그러던 어느날…
R part(우리 학교 PK 실습조는 A1, A2, B1, B2…. 로 나눈다)에 속하던 학생 3명이 조용한 안과 수술방에서 첫번째 안과 수술 실습을 하던 중이였다. 물론 그날도 꾸벅거리면서 지속적으로 선생님의 수술을 긍정적이라는 sign을 온몸으로 열연하던 실습생이 있었다. 수술 중간쯤 안과 여자 staff 선생님이 자기 지도학생인 R part PK인지가 갑자기 궁금하셔서 조용히 현미경에서 눈을 띄며 서있던 PK 중에 한명에게 물었다
“학생 ! 자네 R part 인가 ?”
그러자 눈을뜨고 잠을 자는 신기술을 가지고 있던 가면 상태에서 정신이 몽롱했었던 학생은 잠이 확 달아나며 무슨 질문인지 잘 못 알아들은 상태로 긴장하며..
“네 ?”
“R part 냐고”
“네 ? 아닌데요.”
“어 그럼 뭐야 ?”
“음 ~ 음 ~ 저는 연립주택인데요.”
순간 수술실은 서늘한 냉기가 흐르고 수술은 30분간 중단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