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류, 작용기전, 임상적 함의 및 차세대 전략
면역항암 치료제 심층 분석: 종류, 작용기전, 임상적 함의 및 차세대 전략
I. 서론: 암 면역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
암 치료는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과 표적항암치료제를 넘어, 환자 자신의 면역 체계를 활용하여 암을 제거하는 면역항암 요법(Immunotherapy)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하였다.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하여 암세포를 사멸하도록 유도하며, 특히 면역 체계의 기억 능력을 통해 투여 중단 이후에도 치료 효과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혁신적인 장점을 가진 3세대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1].
A. 암과 면역 시스템의 역동적 상호작용
인체의 면역 시스템은 암의 발생과 증식을 감시(Immune Surveillance)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암세포는 생존을 위해 복잡한 면역 회피(Immune Evasion) 기전을 발달시킨다. 이 회피 기전의 핵심은 T세포와 같은 면역 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면역관문 수용체(Immune Checkpoint Receptors, CTLA-4, PD-1 등)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2]. 면역항암 치료제의 성공은 이러한 면역관문 수용체와 관련된 혁신적인 연구 결과에 기반하며, 면역세포의 기능 억제를 해소함으로써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였다 [2].
B. 면역항암 치료제의 포괄적 분류
면역항암 치료제는 그 작용 기전에 따라 크게 네 가지 주요 범주로 분류될 수 있다. 첫째, 면역관문억제제(ICIs)는 면역세포에 걸린 브레이크를 해제하는 기전을 사용한다. 둘째, 입양 세포 치료제(Adoptive Cell Transfer, ACT)는 강력한 암세포 살해 능력을 갖도록 체외에서 조작되거나 증폭된 면역 세포를 직접 주입한다. 셋째, 능동 면역 유도 요법(암 백신)은 면역 시스템을 교육하여 암 특이적 반응을 유도한다. 넷째, 비특이적 면역 증강 요법은 사이토카인이나 기타 면역 증강제를 사용하여 전반적인 면역 반응을 강화한다.
II. 핵심 치료 전략 1: 면역관문억제제 (Immune Checkpoint Inhibitors, ICIs)
면역관문억제제는 T세포의 활성 또는 기능 억제에 관여하는 수용체(관문)의 신호 전달을 차단하여 면역 기능을 복구시키는 항체 기반 치료제이다.
A. CTLA-4 억제제: T세포 초기 활성화 (Priming) 조절
CTLA-4의 분자 기전 및 작용 위치
CTLA-4 (Cytotoxic T lymphocyte associated antigen-4)는 T세포가 활성화될 때 일시적으로 발현되는 항원으로, 구조적으로는 T세포 활성화에 관여하는 CD28과 유사하다 [2]. T세포가 효과적으로 면역 반응을 개시하려면 항원제시세포(APC)로부터 MHC를 통한 신호와 더불어 B7.1/B7.2 (CD80/CD86)을 통한 보조 자극 신호를 받아야 한다. CTLA-4는 이 B7 분자에 결합하여 T세포의 기능을 차단함으로써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 [2].
CTLA-4는 주로 림프기관에서 우세하게 작용하며, 이는 T세포가 항원을 처음 인식하고 활성화되는 초기 단계(Priming phase)를 조절함을 의미한다 [3].
억제제 기전 및 대표 약물
CTLA-4 억제제 항체는 CTLA-4 수용체에 결합하여 T세포가 무력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결과적으로 T세포의 증식을 증가시키고 활성화를 유도한다 [2]. 최초의 CTLA-4 항체인 이필리무맙 (Ipilimumab, Yervoy)은 T세포 표면의 CTLA-4에 결합하여 암세포와 T세포 간의 면역 시냅스 형성을 저해함으로써, T세포가 면역 회피 신호를 받지 않고 암세포를 살해하도록 돕는다 [2]. 이필리무맙은 2011년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면역관문억제제이다 [1].
B. PD-1/PD-L1 억제제: 종양 미세환경에서의 억제 신호 차단
PD-1 축의 면역 회피 메커니즘
PD-1 (Programmed Death-1) 축은 암세포가 면역 감시를 회피하는 가장 중요한 경로 중 하나이다. 암세포는 면역 회피 물질인 PD-L1을 발현하며, 이 PD-L1이 T세포 표면의 PD-1 수용체에 결합하면 T세포는 기능이 소실되거나 세포 사멸(Apoptosis)을 겪게 되어 암세포의 증식을 허용하게 된다 [2].
억제제 기전 및 작용 위치
PD-1 억제제(Anti-PD-1 단일 클론 항체)인 펨브로리주맙 (Pembrolizumab)과 니볼루맙 (Nivolumab)은 PD-1과 PD-L1 사이의 결합 부위에 선점적으로 결합하여 암세포가 보내는 면역 회피 신호를 차단한다 [2]. 반면, PD-L1 억제제(Anti-PD-L1 단일 클론 항체)인 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 더발루맙 (Durvalumab), 아벨루맙 (Avelumab)은 암세포 표면의 PD-L1을 직접 차단하여 T세포의 활성화를 막는 기전을 해소한다 [2].
PD-1은 CTLA-4와 기능적으로 유사하나, 주로 **주변부 조직이나 종양 미세환경(TME)**에서 활성화되어 T세포 내의 억제성 신호전달을 통해 면역 반응을 차단한다 [3]. 이러한 작용 특성상, PD-1 억제제는 TME에 면역 세포가 침투해 있는 이른바 'Hot Tumor'에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1]. 펨브로리주맙은 최근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또는 유전자 불일치 복구 결함(dMMR)이 확인된 모든 고형암을 대상으로 정식 승인되는 등 임상적 적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1].
면역관문억제제 간의 기전적 분리와 병용 요법의 당위성
CTLA-4와 PD-1 억제제는 상이한 생물학적 작용 위치를 가진다. CTLA-4 억제는 림프기관에서 T세포의 초기 활성화를 증가시켜 새로운 T세포 클론 생성을 유도하는 반면, PD-1 억제는 종양 미세환경에서 이미 침투한 T세포의 최종 살해 기능을 회복시킨다. 이러한 기전적 분리는 두 약물을 병용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시너지 효과의 생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즉, CTLA-4는 면역 반응의 범위를 넓히고, PD-1은 그 깊이와 효능을 극대화함으로써 면역 회피를 다각도로
해소할 수 있다.
Table 2.1은 주요 면역관문억제제의 기전적 특징을 요약하여 보여준다.
Table 2.1. 주요 면역관문억제제 (ICI) 비교
C. 임상적 고려사항 및 면역 관련 이상반응 (irAEs) 분석
면역항암치료제는 이전의 세포독성 항암제에서는 관찰되지 않던 면역 관련 이상반응(immune-related adverse event, irAE)을 동반한다 [4]. 이는 T세포의 면역 브레이크를 해제하는 과정에서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조직에 대한 자가면역 공격이 유발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면역 반응과 밀접하게 연관된 내분비계에 대한 irAE가 높은 빈도로 보고된다 [4]. 주요 내분비계 부작용으로는 갑상선염 (Thyroiditis), 뇌하수체염 (Hypophysitis), 스테로이드 호르몬 및 아드레날린 생성 기관인 부신에 발생하는 부신염 (Adrenalitis), 그리고 제1형 당뇨병 등이 포함된다 [4]. 이러한 이상반응의 발생은 면역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환자에게 영구적인 호르몬 대체 요법이 필요할 수 있는 만성적인 합병증 관리가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III. 핵심 치료 전략 2: 수동 및 능동 세포 치료제 (Adoptive Cell Transfer, ACT)
입양 세포 치료제는 환자나 공여자로부터 면역 세포를 추출하여 체외에서 암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조작하거나 증폭시킨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법이다.
A. CAR-T (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치료제
CAR-T 치료제는 환자의 T세포에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 유전자를 도입하여 암세포 특이적인 표적 능력을 부여한다.
CAR-T의 제조 및 투여 과정
CAR-T 세포 제조는 고도로 복잡하고 개인 맞춤화된 과정이다.
1. 백혈구 성분채집술 (Leukapheresis): 환자의 혈액으로부터 T세포를 분리하여 동결한 뒤 CAR-T 세포 제조 시설로 보낸다 [5].
2. CAR 유전자 도입: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CAR 유전자를 생성하고, 주로 렌티바이러스(lentivirus)나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 벡터를 사용하여 환자 T세포에 형질도입(transduction)하여 세포 표면에 CAR를 발현시킨다 [5].
3. 체외 증식 및 출하: 형질도입된 CAR-T 세포를 충분히 증식시키며, 이 과정은 보통 3~4주가 소요된다 [5].
4. 림프구 제거 화학요법: CAR-T 세포가 효과적으로 생착하고 작용할 수 있도록, 주입 전 환자에게 림프구 제거 화학요법을 선행한다 [5].
이러한 제조 과정의 복잡성과 시간 소요는 치료 비용의 상승과 환자의 대기 시간 증가로 이어지며, 임상 환경에서 신속한 치료 결정을 요구하는 환자에게 중대한 임상적 고려 사항으로 작용한다.
CAR 구조 및 작용 메커니즘 상세
CAR는 외부의 항원인식영역(scFv), 막통과영역, 보조자극영역, 그리고 T세포 활성화영역인 **$CD3\zeta$**로 구성된다 [5].
1. MHC 비의존적 항원 인식: 일반적인 T세포 수용체(TCR)는 종양관련항원(TAA)을 인식하기 위해 항원제시세포 표면의 주요조직적합복합체(MHC)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CAR의 scFv는 MHC를 통하지 않고 TAA를 직접 인식할 수 있다 [5]. 이는 MHC 발현 저하를 통해 면역 회피를 시도하는 암세포의 기전을 근본적으로 우회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
2. 자가 활성화 능력: CAR-T 세포는 항원 인식 시 $CD3\zeta$에 위치한 ITAMs (immunoreceptor tyrosine-based activation motifs)를 인산화시키며 세포 내 신호 전달을 시작한다. 특히 $CD28$이나 $4-1BB$와 같은 보조자극영역 덕분에 일반적인 세포독성 T세포와 달리 별도의 주변 보조 단백질이나 자극 없이도 스스로 충분히 활성화될 수 있다 [5].
3. 암세포 파괴: 활성화된 CAR-T 세포는 최종적으로 **그랜자임(granzyme)과 퍼포린(perforin)**을 분비하여 표적이 되는 암세포를 파괴한다 [5].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tisagenlecleucel (Kymriah®), axicabtagene ciloleucel (Yescarta®), brexucabtagene autoleucel (Tecartus®) 등이 있다 [5].
Table 3.1은 CAR-T 세포 치료제의 핵심 분자적 구성 요소와 기능을 분석한다.
Table 3.1. CAR 구성 요소별 기능 분석
B. 종양 침윤 림프구 (TIL) 및 항원 특이 세포 독성 T 림프구 (CTL) 요법
종양 침윤 림프구 (TIL) 요법
TIL 세포(Tumor-Infiltrating Lymphocytes)는 암세포 주변에 모여 있는 림프구를 의미한다. 이들은 혈관을 순환하는 말초 혈액 림프구와 달리 암세포가 있는 곳으로 선택적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가진다 [6]. TIL 요법은 이 림프구를 분리한 후 인터루킨-2(IL-2)와 같은 사이토카인으로 처리하여 암세포 살해 능력을 증대시킨 뒤 환자에게 대량으로 재주입하는 방식이다 [6].
항원 특이 세포 독성 T 림프구 (CTL) 요법
항원 특이 세포 독성 T 림프구(CTL) 요법은 암세포가 가진 특이 항원을 인식하는 CTL을 체외에서 생산, 증폭시켜 환자에게 직접 주입하여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이다 [6, 7]. 이 CTL은 자가 림프구를 이용하거나, 조직형이 일치하는 타인에게서 공여받은 림프구를 선택 및 증폭하여 만들어낼 수 있다 [6, 7].
IV. 핵심 치료 전략 3: 능동 면역 유도 요법 (Cancer Vaccines)
종양 백신은 환자의 면역 체계가 암 항원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특이적인 T세포 반응을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능동 특이 면역 치료의 한 종류이다 [6, 7]. 이는 면역 시스템을 "교육"하여 장기적인 기억 면역 반응을 목표로 한다.
A. 종양 백신의 원리와 분류
종양 백신은 T세포 반응을 자극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종양 세포 백신과 수지상 세포 백신의 세포 백신과 펩타이드 백신의 비세포 백신으로 나뉜다 [6, 7].
B. 세포 기반 백신: 수지상 세포 (Dendritic Cell, DC) 백신
수지상 세포(DC)는 항원 전달 및 T세포 의존성 면역 반응 유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전문적인 항원제시세포(APC)이다 [6].
백신 제작 및 작용 기전
DC 백신 제작을 위해 환자로부터 DC를 분리, 배양한 뒤, 특정 항원, DNA, 또는 RNA를 세포 내 이입(Endocytosis) 성질을 이용하거나 전기 천공(Electroporation)을 통해 세포 내로 주입한다 [6]. 항원을 로딩한 DC를 환자에게 주입하면, 이 DC는 림프절로 이동하여 T-세포 반응을 시작한다 [6].
그러나 생체 실험에서는 종양이 DC의 분화와 이동을 억제하는 여러 인자를 분비하여 면역계를 억제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6]. 이 사실은 DC 백신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종양 미세환경의 억제 인자를 극복할 수 있는 첨가제(Adjuvant) 전략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고도로 개인화된 이 과정은 제작에 많은 노력과 비용이 수반된다는 단점을 가진다 [6].
C. 비세포 기반 백신: 펩타이드 백신
펩타이드 백신은 종양 세포 대신, T세포에 의해 인식될 수 있는 종양-연관 항원(TAA)의 특정 분자(펩타이드)를 이용하여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6]. 이러한 TAA 분자는 정상 세포와 종양 세포 간에 양적 및 질적 차이를 보이며, 대다수가 자가 면역 반응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면역 반응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6].
종양 백신과 면역관문억제제 (ICI)의 상보적 관계
종양 백신은 면역 시스템을 교육하여 암 항원에 특이적인 새로운 T세포 클론을 생성(Priming)하는 반면, ICI는 이미 존재하는 T세포의 기능을 복구(Braking Release)한다. 많은 암, 특히 면역 세포 침투가 적은 'Cold Tumor'에서는 ICI 단독 요법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따라서 백신을 통해 T세포 반응을 유도하고 종양 미세환경에 T세포를 침투시킨 후 ICI를 병용 투여하여 그 기능을 극대화하는 융합 전략이 현재의 면역항암 요법 연구에서 핵심적인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V. 핵심 치료 전략 4: 비특이적 면역 증강 및 사이토카인 요법 (Non-Specific Immunomodulation)
이 전략은 특정 항원에 관계없이 전반적인 면역 반응을 강화하거나, 면역 세포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생물학적 반응 조절물질(Biological Response Modifier, BRM)을 사용한다.
A. 사이토카인 (Biological Response Modifiers, BRMs)
종양 괴사 인자 (Tumor Necrosis Factor, TNF)
TNF는 세균 감염 시 T세포에서 분비되어 암세포에 출혈성 괴사를 일으키는 물질로 발견되었다 [6]. 그중 **TNF-${\alpha}$**는 주로 단핵구와 대식 세포에 의해 생성되는 대표적인 사이토카인이다 [6]. TNF-${\alpha}$는 종양 세포에 직접적인 세포 독성 및 증식 억제 작용을 하며, 중성구 및 내피 세포 활성화, 세포 고사(Apoptosis) 촉진을 통해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 [6]. 특히 암세포의 자연사를 유도함으로써 숙주를 보호하는 면역 체계의 중간자 역할을 수행한다 [6].
조혈 성장 인자 (G-CSF 및 GM-CSF)
조혈 성장 인자는 항암 치료로 인해 발생하는 면역계 부작용을 관리하는 보조 치료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1. GM-CSF (Granulocyte-Macrophage Colony Stimulating Factor): 대식 세포의 암세포 살해 능력을 증진시키고, 항체의존성 세포 매개 독작용을 증가시키는 기능이 있지만, 주로 골수 조혈을 증진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6]. 특히 자가 골수 이식 환자나 항암제 투여 환자에서 호중구 감소증의 기간을 단축시켜 병적 상태를 줄이는 데 활용된다 [6].
2. G-CSF (Granulocyte Colony Stimulating Factor): 과립구의 분화, 증식, 성숙 및 활성화에 주로 관여하는 조혈 성장 인자이다 [6]. G-CSF는 대량 화학 요법 후 발생하는 심한 호중구 감소증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6].
초기 면역항암 요법 연구에서 TNF-${\alpha}$와 같은 사이토카인은 강력한 항암 효능에도 불구하고 전신 독성으로 인해 사용에 제한이 많았으나, 현재 G-CSF와 GM-CSF는 ICI나 화학요법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한 필수적인 지원 인프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였다.
B. 비특이적 면역 증강제: BCG (Bacillus Calmette-Guerin)
BCG는 독성을 약화시킨 소의 결핵균을 활용한 것으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면역 증강제 중 하나이다 [6, 7]. BCG를 투여하면 대식 세포와 T세포가 활성화되어 다양한 사이토카인을 생산하게 되며, 이 사이토카인에 의해 자연 살해 세포 (NK cell)가 활성화되어 암세포를 파괴한다 [6, 7]. BCG는 국소적으로 종양 내에 투여하거나, 전신적으로 경구 또는 경피로 투여될 수 있다 [6, 7].
VI. 차세대 기술 및 미래 전략 (Next-Generation Technologies)
CTLA-4와 PD-1의 성공 이후, 기존 ICI에 불응하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면역관문 표적과 다중 특이성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A. 새로운 면역관문 표적: LAG-3, TIGIT, TIM-3
LAG-3, TIGIT, TIM-3는 T세포 활성화를 조절하는 공동 억제 수용체로서, T세포 반응의 항상성 유지 및 암세포의 면역 회피 기전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8]. 이들은 주로 PD-1과 함께 발현되어 T세포 소진(Exhaustion)에 기여한다 [1].
1. LAG-3 (Lymphocyte-activation gene 3): 주로 활성화된 T세포와 조절 T세포(Treg)에서 발현된다. MHC 클래스 II 분자에 결합함으로써 T세포의 활성화와 증식을 억제한다 [8]. LAG-3를 표적하는 치료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방지하는 데 중요하며, PD-1과 함께 차단할 경우 T세포 기능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2. TIGIT (T-cell immunoglobulin and ITIM domain): CD8+ T, CD4+ Th, NK 세포 등 림프구에서 발현되는 면역 조절 수용체이다 [1]. TIGIT은 공동 자극 수용체인 CD226와 경쟁적으로 리간드에 결합하여 T세포 활성화와 사이토카인 생성을 감소시키는 음성 조절자로 작용한다 [8]. TIGIT 차단은 항종양 T세포 반응을 상당히 향상시킬 수 있음이 보고되어, 주요 차세대 ICI 후보로 기대받고 있다 [1, 8].
3. TIM-3 (T-cell immunoglobulin and mucin domain-containing protein 3): 소진된 T세포에서 발현되며, 리간드인 Galectin-9에 결합함으로써 T세포에서 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T세포 내성을 매개한다 [8]. TIM-3를 차단하면 T세포 기능이 회복되어 항종양 면역이 증진될 가능성이 높다 [8].
이러한 차세대 면역관문 표적의 개발은 단순히 새로운 단독 요법을 찾는 것을 넘어, PD-1 억제제와 함께 이중 또는 삼중 차단(Dual/Triple Blockade) 전략을 구사하여 T세포 소진 현상을 다각적으로 해소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Table 6.1은 차세대 면역관문 표적의 주요 기능과 임상적 의미를 정리한다.
Table 6.1. 차세대 면역관문 표적 및 기능
B. 이중특이성 및 다중특이성 플랫폼
이중특이성 항체 (Bispecific Antibody, BsAb)
이중특이성 항체는 분자생물학적 조작을 통해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이나 동일 항원의 서로 다른 에피토프를 동시에 인식하도록 설계된 항체이다 [9]. 가장 일반적인 이중특이성 항체의 기능은 T세포와 특정 종양 항원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면역 세포가 종양에 가까이 이동하여 세포 사멸을 촉진하는 방식(T-cell Engager, BiTE 기전)으로 항암 효과를 발휘한다 [9]. 현재 전 세계적으로 6개의 이중특이 항체 치료제가 승인되어 있으며, 이는 차세대 항암 기술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9].
이중특이성 항체-약물 접합체 (Bispecific ADC, BsADC)
이중특이성 항체-약물 접합체는 두 가지 항원을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 항체와 세포독성 약물을 결합한 혁신적인 플랫폼이다 [10]. 전통적인 ADC가 하나의 항원만을 표적하는 데 비해, BsADC는 이중특이 구조를 통해 종양 세포 선택성을 극대화하고 표적 외 독성(Off-target toxicity)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10].
현재 전 세계적으로 211개의 BsADC 파이프라인이 개발 중이며, 이 중 4개는 이미 3상 임상시험에 진입하여 '퍼스트무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10].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후기 임상 경쟁이 아시아(중국, 일본) 시장을 무대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바이오의약품 R&D 투자 확대, 거대한 환자 풀,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통해 첨단 바이오 의약품 상용화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일부 BsADC는 항암 치료를 넘어 비만, 제2형 당뇨병 등 대사 질환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ADC 기술이 '항암제 전용'이라는 인식을 깨고 플랫폼의 범용성을 입증하려 시도하고 있다 [10].
VII. 결론 및 미래 전망
면역항암 치료제는 면역관문억제제, 입양 세포 치료제, 능동 면역 유도 요법, 그리고 비특이적 면역 증강제라는 네 가지 주요 기전을 통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각 치료법은 면역 시스템의 활성화 및 조절의 각기 다른 단계를 표적하며, 궁극적으로는 단일 요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병용 및 융합 전략으로 수렴되고 있다.
면역항암 치료의 미래는 고도의 개인 맞춤화에 있다. 종양 미세환경의 특성(Cold vs. Hot tumor) 분석, 그리고 유전체 불안정성(MSI-H, dMMR)과 같은 환자 바이오마커에 기반하여 ICI, 세포 치료, 또는 백신을 최적으로 조합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1].
차세대 플랫폼의 진화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이중특이성 항체 및 ADC와 같은 다중 표적 플랫폼은 효능을 강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9, 10]. 또한 LAG-3, TIGIT 등 새로운 면역관문 억제제들은 기존 PD-1 치료제에 불응하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면역학적 원리를 깊이 이해하고 치료 접근법을 통합하는 이러한 노력은 암 환자의 장기 생존율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Table 7.1. 주요 면역항암 요법 간의 기전적 차이 비교 및 임상적 초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