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름 짓기
일본이 병원에 CI개념을 도입한 것은 80년대 중반으로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 CI(Corporate Identity)란 기업의 이미지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방법론을 말하는 것으로 의료기관에서는 이를 병원의 기능과 특성에 맞춰 HIS(Hospital Identity System)로 부르기도 한다. 일본이 CI개념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의료광고를 법으로 제한하였으므로 고도의 홍보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건물의 새로운 단장, 슬로건, 로고, 직원 복장, 표지판과 각종 인쇄물, 지역주민과의 일체감을 만드는 이벤트 행사 등 병원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이러한 이미지 전략이 병원의 경쟁과 맞물려 활발히 진행되는 것이다.
HIS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성공한 일본의 대표적인 병원 세 곳을 소개한다.
◇色으로 통일된 이미지 제공한 가고시마(鹿兒島)의 H병원
1946년 외과로 개원 몇 차례의 증축을 통해 2백 병상으로 성장한 종합병원, 그러나 인근에 1천 병상의 대형병원이 들어서자 양상은 달라졌다. 기존 3백 병상의 또 다른 종합병원과 1백25병상 구급센터의 틈바구니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던 것. 병원의 이미지 개선과 다른 병원과의 차별화 없이는 더 이상 존립할 수 없다는 긴박한 상황이 찾아온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주변 병원에 비해 주민의 인식도가 가장 낮았다. 건물외관 역시 가장 낙후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병원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색을 초록으로 통일했다. 녹색이 주는 깨끗함, 신선함, 싱싱함을 채택해 건물 외벽과 옥상 네온 색을 바꿨다.
다음으로 심볼 마크, 전문가에게 병원개요, 경영이념, 활동상황을 설명하고 디자인을 의뢰했다. 몇 가지 시안을 놓고 논의한 뒤 친근감을 주는 로고가 결정되었다.
로고는 '환자. 의사. 스탭이 한 마음으로 힘을 합쳐 건강한 사회를 실천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로고가 나온 뒤 이를 유니폼, 명찰, 약 봉투 등에 사용하고 병원 내장 공사를 하면서 병원 간판, 사인, 건물 내외관의 이미지를 통일했다.
장식이 끝난 뒤 직원 앙케이트 조가 결과 만족도는 높았고 이어 병원이 개축중임에도 외래 환자 수는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친근하고 사랑받는 병원 그리고 병원의 청결함과 신선함, 상쾌한 이미지가 환자들에게도 전달되었음을 의미한다.
HIS도입을 위해서는 원내에서의 이해촉진, 제안제도의 실시 등 분위기 조성을 비롯 진료권의 재인식이라든가 환자 의식 조사, 이미지 조사 등이 필요하다. 이 병원에서는 관리자와 스탭이 의견교환과 창출을 위해 주 1회 점심 식사 모임을 가지며 또 환자의 불평불만을 알기 위해 의견함을 두고 있다.
점심 모임에서 나온 의견 중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즉시 실행에 옮기고 있다.
"HIS를 너무 어려운 일로 생각지 말고 작은 일부터 하나씩 시작하며, 좋다고 생각되면 내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 곧 시행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이 병원 관계자는 설명한다.
◇모니터제 어머니 교실 등으로 성공한 오사카(大阪)의 B병원
의료환경 악화의 여파로 가장 영향을 입기 쉬운 것이 2백 병상 정도의 중소병원, 그래서 2백 27병상의 이 병원은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모니터 제도, 어머니 교실 그리고 지역 의원급에 병원을 개방하는 등 다른 병원들과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전략을 시도하여 성공했다.
경영자가 병원변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동기는 작은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 당신 병원의 환자가 병실 창에서 빈 캔을 던지고 있다"는 주민으로부터의 항의가 그 것. 병원장은 깜짝 놀랐고 오래 전부터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던 그는 이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이다.
이 병원은 진료권 주민들 중 20명 정도의 유지급 인사들에게 모니터를 의뢰했는데 환자가 병실에서 빈 깡통을 던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이 모니터 제도 때문이었다.
이 모니터 제도가 없었다면 환자들이 빈 깡통을 던진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터이고 병원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악평 속에 환자가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 모니터를 접하고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직원들의 병원 주변의 청소.
직원을 6개 반으로 나누어 주 1회씩 교대로 병원 주위를 청소하게 했고 이제는 주민들과 함께 청소하는 것으로 발전하여 지역 커뮤니케이션에도 한 몫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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