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

2026년 차세대 치료 전략에 관한 심층 분석 보고서

by 연쇄살충마
그림9.png

1. 서론: 질병의 역사적 맥락과 현대적 재정의 (Introduction)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 HD)은 신경계의 점진적인 퇴행을 유발하는 상염색체 우성 유전 질환으로, 운동 조절 능력의 상실, 인지 기능의 감퇴, 그리고 심각한 정신과적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1872년, 당시 22세의 의사였던 조지 헌팅턴(George Huntington)이 "On Chorea"라는 논문을 통해 이 질환의 유전적 성향과 임상적 특징을 처음으로 체계화한 이래, HD는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의 모델 시스템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1

과거에는 주된 증상인 무도증(chorea)에 초점을 맞추어 '헌팅턴 무도병(Huntington's Chorea)'으로 불렸으나, 운동 증상 외에도 인지 및 행동 장애가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이 밝혀지면서 현재는 '헌팅턴병'이라는 포괄적인 명칭이 공식적으로 사용된다.3 1993년, 헌팅턴병 연구 그룹(Huntington's Disease Collaborative Research Group)에 의해 4번 염색체에 위치한 HTT 유전자가 원인임이 규명된 것은 신경유전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였다.1 이 발견은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가 어떻게 복잡한 신경 회로의 파괴와 전신적인 병리를 유발하는지 이해하는 열쇠를 제공했다.

2026년 현재, 헌팅턴병 연구는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 유전적 원인을 근본적으로 수정하거나 병리적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는 '질병 조절 치료(Disease-Modifying Therapy)'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유병률이 재평가되고,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맞물려 숨겨진 환자군이 드러나면서 공중보건학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본 보고서는 헌팅턴병의 유전학적,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한국 내 역학 데이터의 함의를 고찰하며, 2026년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임상 시험의 최신 현황과 미래 전망을 종합적으로 제시한다.


2. 분자 유전학: 동적 돌연변이와 유전적 불안정성 (Molecular Genetics)


2.1. HTT 유전자와 삼염기 반복 확장 (Trinucleotide Repeat Expansion)

헌팅턴병의 병인은 4번 염색체 단완(4p16.3)에 위치한 HTT 유전자의 엑손 1(exon 1) 내에 존재하는 CAG(Cytosine-Adenine-Guanine) 삼염기 반복 서열의 비정상적인 확장에 기인한다.1 이 CAG 코돈은 글루타민(Glutamine, Q) 아미노산을 암호화하므로, 돌연변이 유전자는 비정상적으로 긴 폴리글루타민(polyQ) 사슬을 가진 변이 헌팅틴 단백질(mutant Huntingtin, mHTT)을 생산하게 된다.

그림8.png

2.1.1. 반복 횟수에 따른 임상적 분류

CAG 반복 횟수는 질병의 발병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예측 인자이다.5

그림7.png

2.2. 유전적 예측(Anticipation)과 부계 유전의 특성

헌팅턴병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발병 연령이 빨라지고 증상이 심해지는 '유전적 예측(Anticipation)' 현상을 보인다. 이는 DNA 복제 과정에서 반복 서열이 불안정해져 길이가 늘어나기 때문인데, 흥미롭게도 이러한 확장은 부계 유전(paternal transmission) 시에 더욱 두드러진다.3 정자 형성 과정(spermatogenesis)에서의 높은 세포 분열 빈도와 DNA 불일치 복구(Mismatch Repair, MMR) 기전의 특성이 반복 서열의 급격한 확장을 유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모계 유전 시에는 반복 횟수가 비교적 안정적이거나 미세하게 변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림6.png

2.3. 체세포 불안정성 (Somatic Instability)

최근 연구는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CAG 반복 횟수(생식세포 반복수)뿐만 아니라, 환자의 뇌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체세포 불안정성'이 질병 진행의 핵심 요인임을 밝혀냈다.6 특히 선조체(striatum) 뉴런과 같은 특정 세포군에서는 나이가 듦에 따라 CAG 반복 횟수가 수백 회까지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DNA 복구 단백질의 역할: 이 과정에는 MSH3, MLH1과 같은 DNA 불일치 복구 단백질들이 관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단백질이 반복 서열의 2차 구조(hairpin structure)를 잘못 인식하고 수선하려다 오히려 반복 횟수를 늘리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6

치료적 함의: 따라서 최근의 치료 전략은 단순히 HTT 유전자 자체를 타겟팅하는 것을 넘어, MSH3와 같은 유전적 조절 인자(Genetic Modifier)를 억제하여 체세포 내 확장을 막는 방향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3. 심층 병태생리: 독성 획득과 기능 상실의 이중주 (Pathophysiology)

헌팅턴병의 신경퇴행은 변이 헌팅틴(mHTT)이 획득한 새로운 독성(Toxic Gain of Function)과 정상 헌팅틴(wtHTT)의 필수적인 기능 상실(Loss of Function)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1

3.1. 단백질 응집과 단백질 항상성(Proteostasis) 붕괴

mHTT의 길어진 폴리글루타민 꼬리는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베타 시트(beta-sheet) 구조 형성을 촉진한다. 이는 단백질끼리의 엉김을 유발하여 올리고머(oligomer)를 형성하고, 결국 거대한 핵 내 봉입체(Intranuclear Inclusion)나 세포질 응집체(Cytoplasmic Aggregate)를 형성한다.6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UPS) 손상: 세포는 비정상 단백질에 유비퀴틴(ubiquitin) 표지를 붙여 프로테아좀에서 분해하려 시도한다. 그러나 mHTT 응집체는 프로테아좀을 물리적으로 막거나 과부하를 걸어 시스템 전체를 마비시킨다. 이는 다른 독성 단백질들의 축적까지 유발하는 악순환을 낳는다.6

자가포식(Autophagy) 장애: 거대 응집체를 처리하는 또 다른 경로인 자가포식 작용 역시 mHTT에 의해 억제된다. 특히 mHTT는 자가포식소체(autophagosome) 내의 화물을 식별하는 p62 단백질과의 결합을 방해하여, 세포 내 '청소 시스템'을 무력화시킨다.6

3.2. 전사 조절 장애 (Transcriptional Dysregulation)

mHTT는 핵 내로 이동하여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들을 납치하거나 기능을 방해한다.6

CREB 및 CBP 억제: 신경세포의 생존과 기억 형성에 중요한 CREB(cAMP response element-binding protein)과 그 조력자인 CBP(CREB-binding protein)는 폴리글루타민 도메인을 가지고 있어 mHTT 응집체에 쉽게 갇힌다(sequestration).

BDNF 고갈: 이러한 전사 장애의 가장 치명적인 결과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의 생산 감소이다. 선조체 뉴런은 자체적으로 BDNF를 생산하지 못하고 피질(cortex)로부터 공급받아야 하는데, mHTT는 피질에서의 BDNF 전사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피질에서 선조체로의 수송(transport)까지 차단하여 선조체 뉴런을 '기아 상태'에 빠뜨린다.6

3.3. 미토콘드리아 기능 부전 및 에너지 대사 이상

헌팅턴병 환자의 뇌는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 상태에 시달린다. mHTT는 미토콘드리아 생합성의 마스터 조절자인 PGC-1α의 활성을 억제하여 미토콘드리아의 수와 기능을 감소시킨다.6 이는 ATP 생산 감소와 활성산소(ROS) 증가로 이어져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신경세포의 사멸을 가속화한다.

3.4. 시냅스 기능 장애 및 흥분독성 (Excitotoxicity)

정상적인 헌팅틴은 시냅스 후 밀도 단백질인 PSD-95와 결합하여 시냅스 구조를 안정화한다. 그러나 mHTT는 이러한 결합을 방해하여 NMDA 수용체, 특히 시냅스 바깥(extrasynaptic)에 위치한 NMDA 수용체의 과도한 활성화를 유발한다. 이는 칼슘 이온의 세포 내 과유입을 초래하여 흥분독성(excitotoxicity)에 의한 세포 사멸을 일으킨다.6


4. 신경병리학: 선택적 취약성 (Neuropathology)

헌팅턴병은 전신 질환이지만, 뇌의 특정 부위가 선택적으로 파괴되는 특징을 보인다.

선조체(Striatum)의 퇴행: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각하게 손상되는 부위는 기저핵의 미상핵(caudate nucleus)과 피각(putamen)이다. 그중에서도 **GABAergic Medium Spiny Neurons (MSNs)**가 가장 먼저 사멸한다. 이 뉴런들은 운동 억제 신호를 담당하므로, 이들의 소실은 억제되지 않은 불수의적 운동(무도증)을 유발한다.3

피질 위축 (Cortical Atrophy):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대뇌 피질, 특히 전두엽과 측두엽의 위축이 두드러지며, 이는 인지 기능 저하와 성격 변화의 해부학적 원인이 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피질의 위축은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진행될 수 있다.8

백질(White Matter) 변성: 신경세포체뿐만 아니라 신경섬유의 연결성(connectivity)도 조기에 손상되어 뇌 영역 간의 정보 교환 효율이 떨어진다.


5. 한국 내 헌팅턴병 역학 및 사회경제적 부담 (Epidemiology in South Korea)

과거 서구권 중심의 연구에서는 아시아인의 헌팅턴병 유병률이 매우 낮다고 보고되었으나, 한국의 건강보험공단(NHIS)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신 연구(2010-2019)는 이러한 통념을 뒤집는 결과를 보여준다.9

그림5.png

5.1. 발병률 및 유병률의 재평가

발병률 (Incidence): 한국 내 헌팅턴병의 연간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0.29명으로 확인되었다. 매년 평균 약 152명의 새로운 환자가 진단받고 있다.9

유병률 (Prevalence): 10년 추정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2.2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아시아 지역 추정치(0.4~0.7명)보다 약 3~5배 높은 수치이다.9 이는 진단 기술의 발달, 의료 접근성 향상, 그리고 고령화로 인해 그동안 진단되지 않았던 환자들이 발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누적 발생률: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누적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2.96명에 달했다.9

5.2. 인구통계학적 특성

진단 연령: 진단 시점의 연령 분포를 보면 50~59세가 23.3%로 가장 많았으며, 60대(19.0%)가 그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60세 이후에 진단받는 '만기 발병(Late-onset)' 환자가 전체 신규 환자의 **40.1%**를 차지한다는 것이다.9 이는 전형적인 성인 발병(30-40대) 패턴과 달리 한국에서는 고령층에서의 진단 비중이 높음을 보여주며, 이는 노인성 치매나 파킨슨병으로 오진되었을 가능성이 있었던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을 받게 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5.3. 의료 이용 행태와 '숨겨진 환자들'

통계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생존 환자 수와 실제 의료 이용 환자 수 사이의 거대한 격차이다.

낮은 의료 이용률: 생존 분석에 따르면 많은 환자가 생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한 해 동안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는 453명에 불과했다. 이는 2010년 이후 누적된 진단 환자의 약 39.7% 수준이다.9

원인 분석: 이러한 현상은 헌팅턴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stigma), 근본적인 치료법 부재에 따른 치료 포기(medical nihilism), 또는 전문 요양 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환자들이 제도권 의료 시스템 밖에서 가정 내 돌봄에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5.4. 경제적 부담 및 의료비 지출

환자 1인당 의료비: 연간 평균 의료비는 약 657만 원 (약 5,653 USD) 으로 집계되었다.9

지출 패턴: 의료비 지출은 진단 직후 초기 9년 동안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진단 초기에 검사비, 증상 조절을 위한 약물 세팅, 입원 치료 등이 집중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령별로는 60~79세 환자군의 의료비 지출이 가장 컸는데, 이는 치매나 흡인성 폐렴과 같은 합병증 관리에 따른 비용 증가로 분석된다.9

5.5. 약물 처방 현황

한국 내에서 무도증 치료제로 유일하게 승인된 테트라베나진(Tetrabenazine) 의 처방률은 전체 환자의 8.7% 에 불과했다.9 또한 처방의 74%가 상급종합병원에 집중되어 있어, 1차 의료기관에서의 약물 접근성이나 질환 관리 역량이 부족함을 보여준다.


6. 임상 양상 및 진단 체계 (Clinical Manifestations and Diagnosis)

그림4.png

6.1. 임상적 3대 징후 (Clinical Triad)

헌팅턴병은 운동, 인지, 정신 증상의 복합적인 발현을 특징으로 한다.11

그림2.png

6.1.1. 운동 장애 (Motor Symptoms)

초기: 안구 운동의 미세한 이상(saccadic initiation 지연), 안절부절못함,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씰룩거림.

중기: 전형적인 **무도증(Chorea)**이 나타난다. 얼굴을 찡그리거나, 팔다리를 춤추듯이 움직이는 불수의적 운동이 특징이다. 보행이 불안정해지고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린다.

말기: 무도증은 점차 감소하고, 대신 강직(Rigidity), 운동완만(Bradykinesia), **근긴장이상(Dystonia)**이 우세해진다. 심각한 삼킴 곤란(Dysphagia)과 구음 장애(Dysarthria)로 인해 영양 섭취와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진다.11

6.1.2. 인지 기능 저하 (Cognitive Decline)

기억력 상실이 주된 특징인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헌팅턴병은 수행 기능(Executive Function) 장애가 두드러진다. 계획 세우기, 조직화하기, 문제 해결 능력, 멀티태스킹 능력이 조기에 저하된다. 사고의 속도가 느려지고(Psychomotor slowing),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12

6.1.3. 정신과적 증상 (Psychiatric Symptoms)

종종 운동 증상보다 수년 앞서 나타나기도 하며, 환자와 보호자에게 가장 큰 고통을 준다.

우울증 및 자살 충동: 우울증은 가장 흔한 증상이며, 자살 위험은 진단 직후와 독립성을 상실하기 시작하는 중기 단계에서 가장 높다.7

성격 변화: 무관심(Apathy), 짜증, 충동 조절 장애, 공격성, 강박적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정신증: 망상이나 환각은 비교적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다.

6.2. 진단 프로토콜 (Diagnostic Protocol)

유전자 검사 (Confirmative Testing): 운동 증상 등 임상적 징후가 있는 환자에서 혈액 내 HTT 유전자의 CAG 반복 횟수를 측정한다. 36회 이상이면 확진한다.11

증상 전 검사 (Predictive Testing): 가족력은 있으나 증상이 없는 성인(18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이 경우 검사 결과가 가져올 심리적, 사회적 파장(보험, 고용 등)을 고려하여 신경과 전문의, 유전 상담사, 정신건강 전문가로 구성된 팀에 의한 철저한 사전/사후 유전 상담이 필수적이다.13 소아에 대한 증상 전 검사는 의학적으로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권장되지 않는다.

6.3. 바이오마커 (Biomarkers)

질병의 진행을 모니터링하고 임상 시험에서 약효를 검증하기 위한 바이오마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구조적 MRI: 뇌실의 확장과 이에 따른 **Bicaudate Ratio (BCR)**의 증가는 미상핵 위축을 반영하는 고전적 지표이다. 최근에는 **Frontal Horn Width to Intercaudate Distance Ratio (FCR)**가 자동화된 부피 측정법만큼이나 정확하게 질병 단계를 예측할 수 있는 간편한 지표로 입증되었다.15

Neurofilament Light Chain (NfL): 혈액이나 뇌척수액(CSF)에서 측정되는 NfL 농도는 신경세포 손상 정도를 반영하며, 질병 진행 및 뇌 위축 속도와 강력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최근 임상 시험(AMT-130 등)에서는 NfL 수치의 감소가 치료제의 신경 보호 효과를 입증하는 대리 표지자(surrogate marker)로 활용되고 있다.17


7. 현행 표준 치료 및 관리 (Current Standard of Care)

현재까지 완치법은 없으며, 증상 조절과 삶의 질 유지가 치료의 목표이다.

그림1.png

7.1. 약물 치료 (Pharmacological Management)

무도증 조절:

Tetrabenazine: 시냅스 전 소포체의 VMAT2(Vesicular Monoamine Transporter 2)를 억제하여 도파민의 고갈을 유도함으로써 무도증을 줄인다.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을 악화실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18

Deutetrabenazine: 테트라베나진의 수소 원자를 중수소(deuterium)로 치환하여 대사 속도를 늦춘 약물이다. 혈중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투여 횟수를 줄이고 부작용을 개선했다.18 한국에서는 아직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9

항정신병 약물 (Antipsychotics): Olanzapine, Risperidone, Tiapride 등은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여 무도증을 억제하고 동시에 정신과적 증상(초조, 망상)을 조절하는 데 사용된다. 최근 'Neuro-HD' 연구 결과, Olanzapine이 특정 환자군에서 Tetrabenazine보다 나은 내약성을 보일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20

정신과적 증상 조절: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우울증과 강박 증상 조절에 1차적으로 사용된다.

7.2. 비약물적 치료 및 재활 (Non-pharmacological Interventions)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다.18

물리치료: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은 초기 및 중기 환자의 운동 기능과 심폐 지구력을 유지하는 데 강력한 근거(Grade A)가 있다. 낙상 예방을 위한 균형 훈련이 포함되어야 한다.

작업치료: 일상생활동작(ADL) 수행 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조기구 사용 훈련 및 환경 수정이 필요하다.

언어 및 연하 치료: 말기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인 흡인성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 삼킴 기능 평가 및 식이 점도 조절, 안전한 삼킴 자세 교육이 필수적이다.22


8. 2026년 차세대 치료제 개발 현황: 질병 조절 치료의 최전선 (Therapeutic Landscape 2026)

2025년과 2026년은 헌팅턴병 치료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시기이다.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단계를 넘어, 유전적 원인을 직접 타겟팅하는 **질병 조절 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ies)**들이 임상 3상 또는 규제 당국 승인 단계에 도달해 있다.

8.1. 유전자 치료제 (Gene Therapy): uniQure의 AMT-130

uniQure사가 개발한 AMT-130은 AAV5 바이러스 벡터에 HTT 유전자를 억제하는 microRNA(miRNA)를 탑재하여 뇌(선조체)에 직접 주입하는 1회 투여 방식의 치료제이다.

작용 기전: 뇌세포에 침투한 AAV5 벡터가 miRNA를 발현시키면, 이 miRNA가 mHTT mRNA에 결합하여 분해를 유도함으로써 독성 단백질의 생산을 원천 차단한다.24

임상 1/2상 결과 (2025년 9월 발표): 36개월 추적 관찰 결과, 고용량 투여군은 외부 대조군(natural history control) 대비 질병 진행을 75% 지연(cUHDRS 척도 기준) 시키는 획기적인 효능을 보였다. 또한 뇌척수액 내 NfL 수치가 베이스라인 이하로 유지되어 신경 세포 보호 효과가 지속됨을 시사했다.17

2026년 규제 현황: uniQure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FDA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추진했으나, FDA는 외부 대조군 사용에 대한 통계적 엄밀성을 문제 삼아 추가 논의를 요구했다. 이에 uniQure는 2026년 1월 FDA와 Type A 미팅을 갖고 BLA(생물학적 제제 품목 허가) 제출을 위한 데이터 패키지를 협의 중이다.25 이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서 '위약 대조군' 설정의 윤리적/현실적 어려움과 규제 기관의 과학적 엄격함 사이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8.2.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ASO)

ASO는 DNA나 RNA에 결합하여 유전 정보의 전달을 차단하는 짧은 합성 DNA 사슬이다. 척수강 내 주사(Intrathecal injection)를 통해 투여된다.

8.2.1. Roche의 Tominersen (GENERATION HD2)

과거 대규모 3상(GENERATION HD1)이 고용량에서의 부작용(뇌실 확장 등)과 효능 부족으로 중단된 바 있으나, 사후 분석을 통해 저용량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2상(GENERATION HD2)을 재개했다.

2025년 4월 업데이트: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의 중간 분석 결과, 60mg 용량군은 효능이 미미한 것으로 판단되어 중단되었으나, 100mg 용량군은 안전성 문제없이 임상적 이득의 가능성이 확인되어 연구 지속이 권고되었다.28

전망: 이 연구는 2026년 완료 예정이며, 초기/전구 단계 환자(prodromal HD)를 대상으로 하여 조기 치료의 효과를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30

8.2.2. Wave Life Sciences의 WVE-003 (SELECT-HD)

기존의 ASO(Tominersen)가 정상 헌팅틴과 변이 헌팅틴을 모두 억제하는 '비선택적' 방식이었다면, WVE-003은 변이 유전자에만 존재하는 특정 단일염기다형성(SNP)을 표적으로 하여 변이 헌팅틴만 선택적으로 억제(Allele-selective silencing) 하는 차세대 약물이다. 정상 헌팅틴의 신경 보호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더 우월하다.

임상 결과: SELECT-HD 임상에서 WVE-003은 mHTT 단백질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면서도 wtHTT 수준은 유지시켰다. 특히 미상핵의 위축 속도 저하와 mHTT 감소 간의 상관관계가 확인되어, 질병 진행 억제 가능성을 입증했다.31

8.3. 저분자 화합물: Prilenia의 Pridopidine

Pridopidine은 Sigma-1 수용체(S1R)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경구용 약물이다. S1R 활성화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개선하고, 세포 내 스트레스를 줄이며, BDNF 수송을 촉진한다.

2026년 전망: 이전의 PROOF-HD 3상 연구에서 1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달성하지 못했으나, 항정신병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환자군에서는 뚜렷한 기능 유지 효과를 보였다. 이를 근거로 2026년 상반기에 새로운 글로벌 확증 임상 3상(Pivotal Study)을 시작할 예정이다.33

8.4. 혁신 기술: CRISPR와 줄기세포

CRISPR/Cas9 유전자 편집: Intellia와 Editas 등의 기업이 in vivo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 중이다. 단순히 발현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DNA 상의 CAG 반복 서열을 잘라내거나 정상 서열로 교정하는 근본적 치료를 목표로 한다. 'RIDE'와 같은 새로운 전달 시스템이 뇌-혈관 장벽(BBB) 투과 효율을 높이고 있다.2

줄기세포 치료: UC Irvine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신경줄기세포(hNSC-01)를 헌팅턴병 환자의 뇌(선조체)에 이식하는 임상 1/2상 시험을 2026년 중반에 개시한다. 이식된 줄기세포가 손상된 신경 회로를 재건하고 BDNF를 분비하여 주변 세포를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36


9. 결론 및 미래 전망 (Conclusion and Future Directions)

2026년의 시점에서 바라본 헌팅턴병은 더 이상 '절망적인 불치병'이 아닌, '과학적 해결책이 가시화되고 있는 난치병'이다.

1. 치료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 지난 수십 년간 증상 완화제에 의존해왔던 치료 전략이 유전자 치료(AMT-130), 선택적 ASO(WVE-003) 등 분자적 원인을 교정하는 정밀 의학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특히 1회 투여로 장기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의 등장은 환자들의 치료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잠재력을 가진다.

2. 한국 내 과제와 제언: 한국의 헌팅턴병 유병률(2.22/100,000)은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했으나, 여전히 낮은 의료 이용률(약 40%)은 많은 환자가 방치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 센터 확충: 유전 상담부터 재활, 임상 시험 참여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전문 센터의 지정 및 지원이 시급하다.

사회적 인식 개선: 낙인을 해소하고 환자들을 제도권 의료로 유입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급여화 논의: 향후 도입될 고가의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 논의를 선제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3. 연구의 미래: 2026년은 uniQure의 FDA 승인 도전, Roche와 Prilenia의 임상 완료, 그리고 줄기세포 치료의 첫 인체 적용 등 굵직한 사건들이 예정된 결정적인 해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다면, 헌팅턴병은 신경퇴행성 질환 중 최초로 유전적 원인 치료가 가능한 질병 모델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헌팅턴병 정복을 위해서는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NfL, 이미징)의 표준화, 무증상 보인자에 대한 윤리적이고 예방적인 치료 개입, 그리고 글로벌 데이터 공유를 통한 희귀질환 연구의 가속화가 필수적이다.


주요 용어 해설 (Glossary)

무도증 (Chorea): 춤을 추는 듯한 불규칙하고 예측 불가능한 불수의적 운동.

유전적 예측 (Anticipation): 세대를 거듭할수록 발병 연령이 빨라지고 증상이 심해지는 현상.

ASO (Antisense Oligonucleotide): 특정 mRNA에 결합하여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짧은 유전 물질.

VMAT2 억제제: 도파민의 저장을 막아 신경 말단에서의 분비를 줄임으로써 무도증을 완화하는 약물.


참고 자료

1. Molecular Mechanisms and Potential Therapeutical Targets in Huntington's Diseas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journals.physiology.org/doi/full/10.1152/physrev.00041.2009

2. CRISPR-Cas9 in Huntington's Disease: Progress and Possibilities For Future Cur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synthego.com/blog/crispr-huntington-research/

3. Huntington disease | Radiology Reference Article | Radiopaedia.org,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radiopaedia.org/articles/huntington-disease?lang=us

4. Huntington's disease - Wikipedia,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en.wikipedia.org/wiki/Huntington%27s_disease

5. Huntington Disease - GeneReviews® - NCBI Bookshelf,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1305/

6. Huntington's Disease: Complex Pathogenesis and Therapeutic ...,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mdpi.com/1422-0067/25/7/3845

7. Huntington Disease - StatPearls - NCBI Bookshelf - NIH,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559166/

8. Volumetric MRI-Based Biomarkers in Huntington's Disease: An Evidentiary Review,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neurology/articles/10.3389/fneur.2021.712555/full

9. Increased 10-Year Prevalence of Huntington's Disease in South ...,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9982180/

10. Current Status of Huntington's Disease in Korea: A Nationwide Survey and National Registry Analysis - PMC - NIH,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4298714/

11. Huntington's Disease | National Institute of Neurological Disorders and Strok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ninds.nih.gov/health-information/disorders/huntingtons-disease

12. Huntington's Disease: What It Is, Symptoms & Treatment - Cleveland Clinic,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my.clevelandclinic.org/health/diseases/14369-huntingtons-disease

13. A guide for GPs and primary care teams - Huntington's Disease Association,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hda.org.uk/seecmsfile/?id=130

14. Genetic Testing Protocol for Huntington's Diseas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hdsa.org/wp-content/uploads/2015/02/HDSA-Gen-Testing-Protocol-for-HD.pdf

15. Simple diameters, accurate stages:a practical approach to HD-ISS staging - PMC - NIH,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2618320/

16. Bicaudate ratio as a measure of caudate volume on MR images - PubMed - NIH,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pubmed.ncbi.nlm.nih.gov/1763757/

17. uniQure Announces Positive Topline Results from Pivotal Phase I/II Study of AMT-130 in Patients with Huntington's Diseas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uniqure.gcs-web.com/news-releases/news-release-details/uniqure-announces-positive-topline-results-pivotal-phase-iii

18. Huntington Disease Treatment & Management - Medscape Referenc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emedicine.medscape.com/article/1150165-treatment

19. Tetrabenazine (Xenazine), An FDA-Approved Treatment Option For Huntington's Disease–Related Chorea - PMC - PubMed Central,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2730806/

20. Putting Huntington's disease medications to the test: results from the ...,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en.hdbuzz.net/putting-huntingtons-disease-medications-to-the-test-results-from-the-neuro-hd-trial/

21. Clinical recommendations to guide physical therapy practice for Huntington disease - PMC,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7080285/

22. Huntington's Disease - ASHA,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apps.asha.org/EvidenceMaps/Maps/LandingPage/cb68f330-2199-46aa-bcb9-58638b545cc6

23. POCKET GUIDE FOR HUNTINGTON'S DISEASE SPEECH THERAPY REFERRAL Neurologic history/Exam How can SLP help Based on available evid,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huntingtonstudygroup.org/wp-content/uploads/2024/06/Pocket-Guide-Neurology-Referral-to-SLP.pdf

24. Huntington's Disease | Programs & Pipeline - uniQur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uniqure.com/programs-pipeline/huntingtons-disease

25. uniQure Announces Type A Meeting Scheduled with FDA - BioSpac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biospace.com/press-releases/uniqure-announces-type-a-meeting-scheduled-with-fda

26. UniQure Receives FDA Meeting Minutes on AMT-130 While Community Support Remains Strong - HDBuzz,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en.hdbuzz.net/uniqure-receives-fda-meeting-minutes-on-amt-130-while-community-support-remains-strong/

27. FDA Reverses Course on AMT-130, Citing Insufficient External Data for Submission,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neurologylive.com/view/fda-reverses-course-amt-130-citing-insufficient-external-data-for-submission

28. FINAL April 2025 HD Community Letter - GEN HD2 Interim Analysis - Huntington's Disease Society,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hdsa.org/wp-content/uploads/2025/04/April-2025-Roche-GENERATION-HD2-Community-Letter.pdf

29. Roche provides an update on tominersen: What's next for this huntingtin-lowering drug?,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en.hdbuzz.net/427/

30. NCT05686551 | GENERATION HD2. A Study to Evaluate the Safety, Biomarkers, and Efficacy of Tominersen Compared With Placebo in Participants With Prodromal and Early Manifest Huntington's Disease | ClinicalTrials.gov,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clinicaltrials.gov/study/NCT05686551

31. Wave Life Sciences Announces Positive Results from Phase 1b/2a SELECT-HD Trial with First Clinical Demonstration of Allele-Selective Mutant Huntingtin Lowering in Huntington's Diseas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ir.wavelifesciences.com/news-releases/news-release-details/wave-life-sciences-announces-positive-results-phase-1b2a-select

32. Positive news from Wave Life Sciences SELECT-HD trial - HDBuzz,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en.hdbuzz.net/371/

33. Prilenia Pipeline: Pridopidine Clinical Trials,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prilenia.com/pipeline/

34. Prilenia and Ferrer Announce FDA Clearance to Start the “PREVAiLS” Pivotal Phase 3 Study with Pridopidine in ALS - BioSpac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biospace.com/press-releases/prilenia-and-ferrer-announce-fda-clearance-to-start-the-prevails-pivotal-phase-3-study-with-pridopidine-in-als

35. Molecular Surgeons for Huntington's Disease Catch a RIDE with CRISPR Advancements,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en.hdbuzz.net/420/

36. $12M grant will back first trial of stem cell therapy for Huntington's,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huntingtonsdiseasenews.com/news/12m-grant-supporting-2026-trial-testing-stem-cell-therapy-huntingtons-disease/

37. UC Irvine receives $12 million to test novel stem cell therapy for Huntington's diseas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medschool.uci.edu/news/uc-irvine-receives-12-million-test-novel-stem-cell-therapy-huntingtons-disease

38. UC Irvine receives $12 million to test novel stem cell therapy for Huntington's disease, 1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ucihealth.org/about-us/news/2025/12/huntingtons-clinical-trial-grant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임신 초기의 입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