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포암(Renal Cell Carcinoma)에 대한 종합 보고서: 진단, 치료, 그리고 미래 전망
I. 신세포암의 개요
1.1. 정의 및 역학
'신장암(Kidney Cancer)'은 신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원발성 및 전이성 악성 종양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용어입니다.1 의학적으로 신장암에는 신장의 대표적인 원발성 암인 신세포암과 신우암을 비롯하여, 소아에서 주로 발생하는 윌름씨 종양(Wilms' tumor), 신장에 발생하는 육종(sarcoma)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1 그러나 이 중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발생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신장의 실질(renal parenchyma)에 위치한 근위 세뇨관(proximal tubule)의 상피세포에서 기원하는 악성 종양인 '신세포암(Renal Cell Carcinoma, RCC)'입니다.1 신세포암은 성인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신장 악성 종양의 약 85%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임상 현장이나 일반적인 문맥에서 '신장암'은 대부분 신세포암을 지칭하는 용어로 통용됩니다.3 따라서 본 보고서는 신세포암에 초점을 맞추어 심도 있게 다루고자 합니다.
신세포암의 발생률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 GLOBOCAN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431,000명의 새로운 신세포암 환자가 발생하며, 이 중 남성이 약 271,000명, 여성이 약 160,000명으로 약 2:1의 남녀 성비를 보입니다.4 한국의 경우,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신장암은 전체 암 발생 10위를 차지했으며, 치료 기술의 발전과 조기 진단의 증가로 인해 예후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5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진단된 환자들의 5년 상대생존율은 87.3%에 달하여, 다른 주요 암종에 비해 비교적 높은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5
1.2. 병태생리 및 조직학적 아형
신세포암, 특히 가장 흔한 아형인 투명세포 신세포암(clear cell RCC, ccRCC)의 발생과 진행을 이해하는 데 있어 분자생물학적 핵심 기전은 폰 히펠-린다우(von Hippel-Lindau, VHL) 종양억제유전자의 기능 상실입니다.6 VHL 단백질은 정상적인 산소 농도 환경에서 저산소 유도인자(Hypoxia-Inducible Factor, HIF)의 알파 소단위체(주로 HIF-1α 및 HIF-2α)를 인식하여 단백질 분해를 유도하는 E3 유비퀴틴 리가아제 복합체의 일부로 기능합니다.6 그러나 VHL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거나 후성유전학적 변이로 인해 그 기능이 소실되면, HIF-α는 분해되지 않고 세포 내에 축적됩니다.6
축적된 HIF-α는 HIF-β와 이합체(dimer)를 형성하여 핵 안으로 이동한 뒤, 다양한 유전자의 프로모터에 결합하여 전사를 활성화시킵니다. 특히 HIF-2α의 과발현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혈소판유래성장인자(PDGF), 형질전환성장인자-알파(TGF-α) 등 종양의 성장, 침윤, 그리고 생존에 필수적인 혈관신생(angiogenesis)을 촉진하는 여러 핵심 인자들의 발현을 유도합니다.7 이러한 VHL-HIF 경로의 이상은 산발성 투명세포 신세포암의 90% 이상에서 관찰되는 분자생물학적 특징으로, 이 경로가 ccRCC 발생의 중심축(central axis)임을 시사합니다.6 이러한 명확한 병태생리적 기전은 신세포암 치료제 개발의 직접적인 표적이 되었습니다. VEGF 경로를 차단하는 표적치료제와 최근 각광받는 HIF-2α 억제제는 모두 이 핵심 경로를 공략하는 전략의 성공적인 결과물입니다.
신세포암은 현미경으로 관찰되는 조직학적 특징에 따라 여러 아형으로 분류되며, 각 아형은 고유한 유전적 배경, 임상 경과, 치료 반응 및 예후를 가집니다.
투명세포 신세포암 (Clear Cell RCC, ccRCC): 성인 신세포암의 가장 흔한 아형으로 전체의 약 85%를 차지합니다.4 앞서 설명한 VHL 유전자 변이와 거의 예외 없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현미경 관찰 시, 세포질 내에 다량의 글리코겐과 지질이 축적되어 있어 조직 처리 과정에서 씻겨나가 세포질이 투명하게 보이는 특징적인 형태를 보입니다. 혈관이 매우 풍부하여 공격적인 임상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두상 신세포암 (Papillary RCC): 두 번째로 흔한 유형으로, 성인 신장암의 약 10-15%를 차지합니다.2 종양 세포들이 섬유혈관성 중심부를 축으로 손가락 모양의 유두(papillae)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특징입니다.2 유두상 신세포암은 다시 두 가지 유형으로 세분됩니다.
1형 (Type 1): 종양 세포가 작고 핵 등급이 낮으며, 세포질이 부족한 특징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2형에 비해 예후가 더 좋습니다.2
2형 (Type 2): 종양 세포가 더 크고, 풍부한 호산성 세포질과 뚜렷한 핵인(nucleoli)을 가진 불규칙한 모양의 핵을 보입니다. 1형에 비해 핵 등급이 높고 예후가 더 나쁜 경향이 있습니다.2
혐색소성 신세포암 (Chromophobe RCC): 전체 신세포암의 약 5%를 차지하며, 식물 세포와 유사하게 세포 경계가 뚜렷하고, 세포질은 미세한 과립상 또는 창백한 호산성을 띱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아형에 비해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타 희귀 아형 (Other Rare Subtypes): 이 외에도 집뇨관암(Collecting duct carcinoma), 신수질암(Renal medullary carcinoma), 전위 관련 신세포암(Translocation-associated RCC) 등 매우 드물지만 독특한 임상적, 병리학적 특징을 갖는 아형들이 존재합니다.
II. 위험 요인 및 예방
신세포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으나, 여러 역학 연구를 통해 환경적 요인, 생활 습관, 기존 질환, 그리고 유전적 소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3
2.1. 환경적 및 생활 습관 요인
흡연 (Smoking):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강력하고 일관된 신세포암의 위험인자입니다.3 다수의 연구에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신세포암 발생 위험이 1.4배에서 최대 2.5배까지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러한 위험은 흡연량과 흡연 기간에 정비례하여 증가합니다.11 흡연은 남성 신세포암 환자의 20-30%, 여성 환자의 10-20%에서 발병 원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11 다행히 금연을 할 경우, 발생 위험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감소하므로 금연은 가장 효과적인 예방 전략 중 하나입니다.11
비만 (Obesity): 비만 역시 신세포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위험인자로 확립되었습니다.11 연구에 따르면 전체 신세포암의 약 20%가 비만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11 비만이 암 발생에 미치는 기전은 복합적이지만, 지방 조직에서 생성되는 에스트로겐의 증가, 인슐린 저항성 및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의 체내 활성 증가, 만성적인 저강도 염증 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11 특히 일부 연구에서는 여성의 비만이 남성보다 신세포암 발생 위험을 더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습니다.14
혈압 (Hypertension): 고혈압은 신세포암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10 고혈압 자체가 신장에 미치는 만성적인 손상뿐만 아니라, 일부 항고혈압 약제(특히 이뇨제)가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으나,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는 것의 위험이 훨씬 크므로 고혈압 관리는 필수적입니다.3
식이 습관 및 기타 요인: 과도한 동물성 지방 섭취나 고칼로리 식단과 같은 서구화된 식습관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10 또한, 카드뮴, 석면, 유기용매, 석유 제품 등 특정 화학물질에 대한 직업적 노출도 위험인자로 거론됩니다.11
2.2. 기존 질환 및 유전적 소인
만성 신질환 및 혈액 투석: 만성 신부전으로 인해 장기간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들은 신세포암 발생의 고위험군입니다.11 이들 환자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후천성 신낭종(acquired cystic kidney disease)은 암 발생의 전구 병변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신세포암 발생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30배에서 100배까지 극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11 또한, 신장 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도 신세포암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11
유전성 신세포암 증후군: 전체 신세포암 환자의 약 4-5%는 특정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유전성 신세포암에 해당합니다.11 이러한 유전성 신세포암은 일반적으로 산발성(sporadic) 암에 비해 더 젊은 나이에 발병하고, 양측성(bilateral)이거나 다발성(multifocal)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11 유전성 증후군은 비록 드물지만, 그 연구를 통해 신세포암의 핵심 발병 기전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폰 히펠-린다우 증후군 (von Hippel-Lindau, VHL): VHL 종양억제유전자의 생식세포 돌연변이(germline mutation)로 인해 발생하는 상염색체 우성 유전 질환입니다.10 이 증후군을 가진 환자들은 투명세포 신세포암 발생 위험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망막 혈관종, 중추신경계 혈관모세포종, 췌장 종양 등 다양한 장기에 종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VHL 증후군에 대한 연구는 앞서 언급한 VHL-HIF 경로를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는 산발성 투명세포 신세포암의 90% 이상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경로임이 밝혀졌습니다.6 이처럼 희귀 유전 질환의 연구가 흔한 암의 생물학적 비밀을 풀고, 나아가 대다수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표적치료제 개발의 길을 연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기타 유전성 증후군: 유두상 신세포암의 가족력을 보이는 유전성 유두상 신세포암(Hereditary Papillary RCC), 피부와 폐, 신장에 다양한 종양을 유발하는 버트-호그-두베 증후군(Birt-Hogg-Dube syndrome), 피부 평활근종과 연관된 유전성 평활근종-신세포암 증후군(Hereditary Leiomyomatosis and RCC)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11
2.3. 예방 및 조기 검진 전략
신세포암의 위험 요인을 고려할 때, 가장 효과적인 예방 전략은 생활 습관 개선에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연과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입니다.13 또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는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비만을 예방하고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시켜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14
현재 신세포암에 대해 국가적으로 권장되는 공식적인 조기 검진 프로그램은 없습니다.10 이는 신세포암의 발생 빈도가 다른 주요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비용-효과적인 검진 방법을 확립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세포암은 초기 단계에서는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15,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2
이러한 임상적 특성 때문에, 오늘날 신세포암 진단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우연한 발견(incidental finding)'의 증가입니다. 다른 건강 문제로 인해 복부 영상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신장 종양이 발견되는 사례가 전체 진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2 이처럼 우연한 발견을 통한 조기 진단이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공식적인 프로그램은 없더라도, 40대 이후의 성인, 특히 흡연, 비만, 고혈압, 가족력 등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 시 복부 초음파 검사를 선택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신세포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으로 권고됩니다.10 또한, 장기 혈액투석 환자나 유전성 신세포암 증후군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반드시 정기적인 영상 검사를 통한 감시가 필요합니다.10
III. 임상 양상 및 진단
과거 교과서에 기술되었던 신세포암의 임상 양상과 현대 임상 현장에서의 모습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영상 진단 기술의 발전과 건강검진의 보편화로 인해, 오늘날 대부분의 신세포암은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조기에 발견됩니다.2
3.1. 주요 증상 및 징후
무증상 발견의 보편화: 현재 진단되는 신세포암의 50% 이상은 다른 질환에 대한 검사나 정기 건강검진 중 시행한 복부 초음파나 CT 등에서 우연히 발견됩니다.2 이러한 환자들은 대부분 종양의 크기가 작고 병기가 낮아 치료 예후가 매우 좋습니다. 증상이 발현될 정도로 종양이 커지기 전에 진단되는 '병기 이동(stage migration)' 현상은 신세포암 생존율 향상의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고전적 3대 증상 (Classic Triad)의 임상적 의미 변화: 옆구리 통증(flank pain), 육안적 혈뇨(gross hematuria), 그리고 복부에서 만져지는 덩어리(palpable abdominal mass)는 전통적으로 신세포암의 3대 증상으로 알려져 왔습니다.12 그러나 현대에 와서 이 세 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환자는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하며, 이러한 증상의 발현은 암이 국소적으로 상당히 진행되었거나 이미 전이되었음을 시사하는 예후 불량의 징후로 해석됩니다.16 따라서 이 고전적 3대 증상은 더 이상 조기 진단의 단서가 아니라, 진행된 질병 상태를 나타내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전신 증상 및 부종양 증후군: 암이 진행되면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지속적인 피로감, 야간 발한, 식욕 부진, 설명되지 않는 발열과 같은 비특이적인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2 신세포암은 또한 다양한 '부종양 증후군(Paraneoplastic Syndromes)'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종양으로, 전체 환자의 10%에서 40%까지 관찰될 수 있습니다.3 이는 종양 세포가 생성하는 호르몬이나 사이토카인에 의해 발생하는 전신적인 이상 반응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종양이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을 과다 생성하여 발생하는 적혈구증가증, PTHrP(부갑상선호르몬 관련 펩타이드) 분비로 인한 고칼슘혈증, 레닌(renin) 분비로 인한 고혈압, 그리고 간으로 전이되지 않았음에도 간기능 검사 이상을 보이는 비전이성 간기능 이상(Stauffer's syndrome) 등이 있습니다.3 이러한 부종양 증후군은 때로는 신장 종양 자체의 증상보다 먼저 나타나 진단의 단서가 되기도 하며, 종양을 성공적으로 제거한 후에는 대부분 소실되어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16
전이에 의한 증상: 진단 당시 약 10-30%의 환자는 이미 원격 전이를 동반한 상태로 발견됩니다.15 전이가 발생한 장기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가장 흔한 전이 부위인 폐에 전이가 생기면 만성 기침, 객혈,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으며, 뼈로 전이되면 심한 통증이나 병적 골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3 뇌 전이가 발생하면 두통, 구토, 신경학적 결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원발 신장 종양은 무증상인 채로 전이 부위의 증상이 먼저 발현되어, 그 원인을 찾다가 신세포암이 진단되는 경우도 약 20%에 달합니다.16
3.2. 진단적 접근
신세포암의 진단은 병력 청취와 신체 검사에서 시작하여, 혈액 및 소변 검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영상 진단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신체 검사 및 기초 검사: 신체 검사에서 복부 종물이 촉지되거나, 남성에서 갑자기 발생한 좌측 정계정맥류(varicocele, 신장 정맥이 압박되어 발생 가능),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등이 발견될 수 있으나, 이는 매우 비특이적인 소견입니다.13 혈액 검사나 소변 검사에서 신세포암을 특정할 수 있는 종양 표지자(tumor marker)는 현재까지 없습니다.13 다만, 현미경적 또는 육안적 혈뇨, 원인 불명의 빈혈, 혈구침강속도(ESR) 증가 등이 관찰될 수 있으며, 앞서 언급한 부종양 증후군과 관련된 혈액 검사 이상(적혈구증가증, 고칼슘혈증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16 최근에는 빈혈과 혈청 철(serum iron) 수치가 초기 진단 및 수술 후 추적 관찰에 비교적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고 있습니다.16
영상 진단 (Imaging Studies): 영상 진단은 신세포암의 발견, 확진, 병기 결정 및 치료 계획 수립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복부 초음파 (Abdominal Ultrasound): 비침습적이고 비용 효율적이어서 건강검진 등에서 신장의 종괴를 처음 발견하는 1차 선별 검사로 매우 중요합니다.10 초음파를 통해 신장 내 종괴의 유무, 크기, 그리고 낭성(cystic)인지 고형(solid)인지 여부를 감별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에서 고형의 신종물이 의심되면, 정밀 평가를 위해 CT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 표준적인 진단 과정입니다.16
전산화단층촬영 (Computed Tomography, CT): 신세포암 진단의 '표준 검사(gold standard)'입니다.16 조영제를 주입하기 전과 후(동맥기, 신실질기, 배설기)에 여러 시점의 영상을 얻는 다중시기(multi-phasic) CT를 통해 종물의 특성을 매우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세포암은 혈관이 풍부하여 조영제 주입 후 강하게 조영 증강되는 특징을 보이며, 이를 통해 양성 종양과 감별할 수 있습니다. CT는 종양의 정확한 크기와 위치, 신장 내 침범 깊이, 신정맥이나 하대정맥과 같은 주요 혈관으로의 침범 여부, 주변 지방 조직 및 인접 장기로의 침윤, 그리고 국소 림프절 및 원격 장기(간, 부신 등)로의 전이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정확한 TNM 병기를 결정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17
자기공명영상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MRI는 CT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합니다.16 특히 CT에 사용되는 요오드화 조영제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나, 신기능이 매우 저하되어 조영제 사용이 위험한 환자에서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종양이 신정맥을 넘어 하대정맥까지 침범한 경우(IVC thrombus), 혈전의 정확한 범위와 상단 위치를 평가하는 데 CT보다 더 우수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기타 영상 검사: 뼈 전이가 의심되는 증상(뼈 통증 등)이 있거나 혈액검사에서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ALP) 수치가 상승한 경우 골스캔(Bone Scan)을 시행합니다.16 폐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 X-ray나 흉부 CT를 시행하며, 특히 수술 전 전신 병기 평가를 위해 흉부 CT는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16 양전자단층촬영(PET)은 일부 환자에서 전이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으나, 신세포암 진단에서 그 역할은 아직 제한적이며 표준적으로 권고되지는 않습니다.16
IV. 병기 결정 및 예후
신세포암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고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암의 진행 정도를 평가하는 병기(stage)입니다. 병기 결정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AJCC(American Joint Committee on Cancer)의 TNM 분류 체계(현재 8차 개정판)를 기반으로 이루어집니다.20
4.1. TNM 병기 체계
TNM 병기 체계는 원발 종양의 크기와 침범 범위(T), 주변 림프절로의 전이 여부(N), 그리고 다른 장기로의 원격 전이 여부(M)를 종합하여 암의 진행 상태를 규정합니다.20 이러한 객관적인 병기 분류는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고 예후를 예측하는 데 필수적인 기준을 제공합니다.19 TNM 병기 체계는 지속적인 임상 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개정되어 왔으며, 예를 들어 과거에는 T1과 T2를 나누는 기준이 2.5cm였으나, 종양 크기에 따른 예후 차이가 더 명확히 드러나면서 현재와 같이 7cm를 기준으로 변경되는 등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발전해왔습니다.19
T (Primary Tumor): 원발 종양 2
T1: 종양의 최대 직경이 7cm 이하이며 신장 내에 국한된 경우
T1a: 종양 크기가 4cm 이하인 경우
T1b: 종양 크기가 4cm를 초과하고 7cm 이하인 경우
T2: 종양의 최대 직경이 7cm를 초과하며 신장 내에 국한된 경우
T2a: 종양 크기가 7cm를 초과하고 10cm 이하인 경우
T2b: 종양 크기가 10cm를 초과하는 경우
T3: 종양이 신장 주위의 주요 정맥이나 신주위 지방 조직을 침범하였으나, 같은 쪽 부신(ipsilateral adrenal gland)을 침범하지 않고 신주위근막(Gerota's fascia)을 넘지 않은 경우
T3a: 종양이 신정맥(renal vein) 또는 그 분지를 침범했거나, 신주위 지방(perinephric fat) 또는 신우 지방(renal sinus fat)을 침범한 경우
T3b: 종양이 횡격막 아래 부분의 하대정맥(inferior vena cava, IVC) 내로 침범한 경우
T3c: 종양이 횡격막 위 부분의 하대정맥까지 침범했거나 하대정맥의 벽 자체를 침윤한 경우
T4: 종양이 신주위근막을 넘어서 주변 장기(예: 대장, 췌장 등)로 직접 침범했거나, 같은 쪽 부신으로 직접 침범한 경우
N (Regional Lymph Nodes): 국소 림프절 전이 20
N0: 국소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N1: 하나 이상의 국소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M (Distant Metastasis): 원격 전이 20
M0: 원격 전이가 없는 경우
M1: 폐, 뼈, 간, 뇌 등 다른 장기로의 원격 전이가 있는 경우 18
이상의 TNM 조합을 통해 최종적인 병기가 다음과 같이 결정됩니다.
표 1: 신세포암의 TNM 병기 (8차 AJCC)
4.2. 예후 예측 모델 및 인자
TNM 병기는 가장 중요한 예후 인자이지만, 동일한 병기 내에서도 환자들의 예후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예후 예측을 위해 여러 임상병리학적 인자들이 함께 고려됩니다. 여기에는 종양 세포의 분화도를 나타내는 조직학적 등급(histological grade)(예: WHO/ISUP 등급), 조직학적 아형(예: 투명세포암 대 비투명세포암), 종양 내 괴사(necrosis)의 유무, 그리고 육종과 유사한 형태로 변한 육종양 분화(sarcomatoid differentiation) 여부 등이 포함됩니다.2 또한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전신수행상태(performance status, 예: ECOG 점수)**도 중요한 예후 인자입니다.22
특히 전이성 신세포암 환자의 경우, 치료 방침을 결정하고 예후를 예측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예후 모델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IMDC(International Metastatic RCC Database Consortium) 위험 분류는 6가지 위험 인자(진단 후 1년 미만 경과, 낮은 전신수행상태, 높은 혈중 칼슘, 빈혈, 높은 호중구 수, 높은 혈소판 수)의 개수에 따라 환자를 예후가 좋은 군(favorable-risk, 0개), 중간 위험군(intermediate-risk, 1-2개), 그리고 예후가 나쁜 군(poor-risk, 3개 이상)으로 분류합니다.23 이 분류는 1차 치료 약제를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4.3. 병기별 생존율 통계
신세포암의 예후는 진단 당시의 병기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국가암정보센터가 발표한 최신 통계(2018-2022년 진단 환자 기준)에 따르면, 신장암이 발생한 장기에만 국한된 국한(localized) 병기에서 발견된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98.1%**에 달하여, 수술적 치료를 통해 거의 완치에 가까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25 암이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까지 퍼진 국소 진행(regional) 병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은 **83.2%**로 다소 감소하지만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25
그러나 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까지 퍼진 원격 전이(distant) 병기 상태에서 진단될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21.4%**로 급격히 떨어집니다.25 과거 2015-2019년 데이터(국한 97.2%, 국소 진행 77.8%, 원격 전이 16.9%)와 비교하면 원격 전이 환자의 생존율이 다소 향상되었으나 26, 국소성 질환과 전이성 질환 사이의 예후 격차는 여전히 매우 큽니다. 이처럼 국소성 질환의 뛰어난 예후와 원격 전이 질환의 암울한 예후 사이의 극적인 차이는 신세포암의 임상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점이며, 치료 목표가 '완치'에서 '생명 연장 및 증상 완화'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됩니다.
다행히 조기 진단율의 증가와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새로운 치료법의 발전에 힘입어 신장암의 전체적인 5년 상대생존율은 꾸준히 향상되어, 1993-1995년의 64.3%에서 2018-2022년에는 87.3%까지 높아졌습니다.5
V. 국소성 신세포암의 치료
신장 내에 국한된 국소성 신세포암(1-3기 일부)의 치료 목표는 '완치'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표준적인 치료법은 수술적 제거입니다.18 최근에는 종양학적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환자의 삶의 질과 신기능 보존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5.1. 수술적 치료: 표준 치료법
국소성 신세포암에서 수술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18 수술 방법은 종양의 크기, 위치, 그리고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부분 신절제술 (Partial Nephrectomy / Nephron-Sparing Surgery, NSS): 과거에는 신장암으로 진단되면 신장 전체를 제거하는 것이 표준이었으나, 현재는 종양학적 결과가 동등하다면 신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장기적인 환자 건강에 더 이롭다는 인식이 확립되었습니다. 부분 신절제술은 암 종양과 그 주변의 정상 신장 조직 일부만을 정교하게 절제하는 수술입니다.14 현재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7cm 이하의 T1 병기 종양에 대한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으며, 일부 선택된 T2 병기 환자에서도 시행될 수 있습니다.22
장점: 이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신기능 보존'입니다.29 남아있는 신장 조직(네프론)을 최대한 보존함으로써,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신질환(CKD) 및 이와 관련된 고혈압, 심혈관계 합병증의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습니다.
종양학적 결과: 숙련된 외과의가 적절한 환자에게 시행했을 때, 국소 재발률이나 암-특이 생존율 측면에서 신장 전체를 제거하는 근치적 신절제술과 동등한 치료 성적을 보인다는 것이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29
근치적 신절제술 (Radical Nephrectomy): 종양을 포함한 신장 전체와 신장을 둘러싼 지방층(perinephric fat), 신주위근막(Gerota's fascia), 그리고 경우에 따라 동측 부신 및 요관 일부를 함께 제거하는 광범위한 수술입니다.14 이 수술은 종양의 크기가 매우 크거나(일반적으로 T2 이상), 종양의 위치가 신장 중심부에 깊숙이 위치하여 부분 절제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시행됩니다.16
수술 접근법: 전통적인 개복 수술 외에도, 최근에는 최소 침습 수술(minimally invasive surgery)이 널리 시행되고 있습니다. 복부에 작은 구멍 여러 개를 통해 수술 기구를 삽입하여 진행하는 **복강경 수술(laparoscopic surgery)**이나, 의사가 콘솔에서 로봇 팔을 조종하여 더 정교하고 세밀한 수술을 가능하게 하는 **로봇 보조 수술(robot-assisted surgery)**이 대표적입니다.16 이러한 최소 침습 수술은 개복 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미용적 효과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림프절 절제술의 역할: 과거에는 예방적으로 주변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기도 했으나, 여러 연구 결과 수술 전 영상 검사에서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환자에서 예방적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30 따라서 현재는 정확한 병기 결정을 위한 진단적 목적 외에 치료적 가치는 제한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수술 전 CT 등에서 림프절 비대가 명확하거나 수술 중 만져지는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시행됩니다.30
5.2. 최소 침습적 국소 치료 (Minimally Invasive Local Therapies)
고령이거나 심각한 심폐질환 등 동반 질환으로 인해 전신마취와 수술의 위험 부담이 매우 큰 환자들에게는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국소 치료법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14 이러한 치료는 주로 크기가 작은 신종물(Small Renal Mass, SRM)에 적용됩니다.
고주파 열치료술 (Radiofrequency Ablation, RFA): 피부를 통해 종양 내부에 바늘 모양의 전극을 삽입한 후, 고주파 전류를 흘려보내 마찰열을 발생시켜 종양 조직을 섭씨 60도 이상으로 가열하여 응고, 괴사시키는 방법입니다.16 주로 종양의 크기가 3cm 미만이고, 신장 바깥쪽으로 돌출되어 있으며, 주변의 주요 혈관이나 집뇨계와 떨어져 있을 때 가장 이상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16
냉동절제술 (Cryoablation): RFA와 유사하게 경피적으로 특수 바늘(cryoprobe)을 종양에 삽입한 후, 아르곤 가스를 주입하여 온도를 영하로 급격히 떨어뜨려 얼음 덩어리를 형성함으로써 암세포를 파괴하는 원리입니다.14
효과 및 선택 기준: 일반적으로 3cm 미만의 작은 종양에서는 두 치료법의 종양 조절 효과가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34 그러나 한 비교 연구에 따르면, 종양 크기가 3-4cm인 경우에는 냉동절제술이 고주파 열치료술에 비해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34 아시아 컨센서스 가이드라인에서도 3cm를 초과하는 종양에는 냉동절제술이나 극초단파 치료를 권장하고 있습니다.33
5.3. 적극적 감시 (Active Surveillance)
모든 신장 종양이 즉각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고령의 환자에서 우연히 발견된 3cm 미만의 작은 신종물은 성장이 매우 느리거나 아예 자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환자들, 특히 기대여명이 길지 않거나 수술 및 시술의 위험이 이득보다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즉각적인 치료 대신 '적극적 감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30 이는 6개월 또는 1년 간격으로 정기적인 영상 검사(초음파, CT 등)를 통해 종양의 크기 변화를 면밀히 추적 관찰하다가, 종양이 의미 있게 커지거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는 등 임상적 변화가 있을 때 치료를 시작하는 전략입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치료를 피하고 치료로 인한 합병증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표 2: 국소성 신세포암의 치료 옵션 비교
VI. 진행성 및 전이성 신세포암의 치료
신장 외부로 퍼진 진행성 또는 원격 전이가 있는 신세포암의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닌, 생존 기간을 연장하고 증상을 완화하며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지난 20년간 이 분야의 치료는 극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여러 차례의 패러다임 전환을 겪었습니다.
6.1. 치료 패러다임의 변천
사이토카인 시대 (1990년대 - 2000년대 중반): 이 시기 전이성 신세포암은 전통적인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치료가 매우 어려운 암으로 인식되었습니다.8 유일한 전신 치료 옵션은 환자의 면역 체계를 비특이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인터페론-알파(IFN-α)나 고용량 인터루킨-2(IL-2)와 같은 사이토카인 요법이었습니다.35 그러나 이러한 치료는 15-25% 정도의 낮은 반응률을 보였고, 특히 고용량 IL-2는 일부 환자에서 장기간 지속되는 완전 관해를 유도하기도 했지만, 심각한 독성으로 인해 매우 제한된 환자에게만 적용될 수 있었습니다.4
표적치료 시대 (2000년대 중반 - 2010년대 중반): 신세포암의 핵심 발병 기전인 VHL-HIF-VEGF 경로가 규명되면서, 이 경로를 차단하는 분자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며 치료의 1차 혁명이 시작되었습니다.8 혈관신생을 억제하는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인 수니티닙(sunitinib), 소라페닙(sorafenib) 등이 등장하여 사이토카인 요법에 비해 월등한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개선 효과를 보이며 1차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36
면역항암제 시대 (2010년대 중반 - 현재): 암세포가 면역 체계의 감시를 회피하는 기전인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이 발견되고, 이를 차단하는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ICI)가 개발되면서 치료의 2차 혁명이 일어났습니다.37 초기에는 표적치료 실패 후 2차 치료제로 사용되던 면역항암제는, 곧이어 표적치료제와의 병용 또는 면역항암제 간의 병용 요법으로 1차 치료 영역에 진입했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ICI 기반 병용요법이 대부분의 전이성 신세포암 환자에서 1차 표준 치료로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23
6.2. 표적 치료 (Targeted Therapy)
표적치료제는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에 필수적인 특정 분자나 신호 전달 경로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약물입니다.
VEGF 경로 억제제 (VEGF-TKI): 신세포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표적치료제 계열로, 종양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여 종양을 '굶겨 죽이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주요 약물: 수니티닙(수텐), 파조파닙(보트리엔트), 엑시티닙(인라이타), 카보잔티닙(카보메틱스), 렌바티닙(렌비마) 등이 있습니다.39
작용 기전: 이들 약물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VEGFR)를 비롯하여 혈소판유래성장인자 수용체(PDGFR) 등 여러 티로신 키나아제의 활성을 억제하는 다중표적 억제제(multi-kinase inhibitor)입니다.39 특히 카보잔티닙은 VEGFR 외에도 MET, AXL과 같은 다른 중요한 암 성장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여 더 광범위한 항암 효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39
주요 부작용: 계열 특이적인 부작용으로 고혈압, 피로, 설사, 구내염, 손발의 피부가 벗겨지고 통증이 생기는 수족증후군(hand-foot syndrome),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흔하게 발생하며,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39
mTOR 억제제: 세포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mTOR 경로를 억제하는 약물로, 에베롤리무스(아피니토), 템시롤리무스(토리셀) 등이 있습니다. 주로 TKI 치료에 실패한 후의 후속 치료 옵션으로 사용됩니다.
6.3. 면역항암요법 (Cancer Immunotherapy)
면역항암요법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대신, 우리 몸의 면역 체계(특히 T세포)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인식하고 제거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혁신적인 치료법입니다.8
면역관문억제제 (Immune Checkpoint Inhibitors, ICI):
PD-1/PD-L1 억제제: 활성화된 T세포 표면에는 PD-1이라는 '브레이크' 수용체가 발현됩니다. 많은 암세포는 이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PD-L1이라는 단백질을 표면에 발현시켜, T세포가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만듭니다.40 PD-1 억제제(예: 니볼루맙, 펨브롤리주맙)나 PD-L1 억제제(예: 아벨루맙, 아테졸리주맙)는 이들의 결합을 차단하여 T세포의 브레이크를 풀어주고, T세포가 다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합니다.30
CTLA-4 억제제: CTLA-4는 T세포 활성화의 초기 단계에서 작동하는 또 다른 중요한 '브레이크' 수용체입니다. CTLA-4 억제제(예: 이필리무맙)는 이 브레이크를 억제하여 T세포의 활성화를 더욱 강력하게 유도합니다.30
1차 치료 병용요법의 혁명: 현재 전이성 신세포암의 1차 치료는 ICI를 기반으로 한 병용요법이 표준입니다. 이는 단독 요법에 비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어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습니다.
ICI + ICI 병용요법 (이중 면역항암요법): 니볼루맙(PD-1 억제제) + 이필리무맙(CTLA-4 억제제) 조합입니다. CheckMate 214 임상시험에서 기존 표준치료였던 수니티닙에 비해, 특히 IMDC 중간/고위험군 환자에서 뚜렷한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연장 효과와 높은 완전 관해율을 보여주었습니다.30
ICI + TKI 병용요법: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는 전략으로, 면역 활성화와 혈관신생 억제를 동시에 공략합니다. 다수의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 수니티닙 단독요법 대비 월등한 생존기간 연장,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 반응률 향상을 입증하며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1차 치료 옵션이 되었습니다.24 대표적인 조합은 다음과 같습니다.
펨브롤리주맙(PD-1) + 엑시티닙(TKI)
펨브롤리주맙(PD-1) + 렌바티닙(TKI)
니볼루맙(PD-1) + 카보잔티닙(TKI) 43
아벨루맙(PD-L1) + 엑시티닙(TKI)
표 3: 진행성/전이성 신세포암의 1차 치료 주요 임상시험 결과 요약
6.4. 기타 치료법의 역할
효과적인 전신 약물 치료 시대가 도래하면서, 과거에 중요했던 국소 치료법들의 역할은 재정립되고 있습니다.
세포감소 신적출술 (Cytoreductive Nephrectomy): 과거 사이토카인 시대에는 전이성 환자라 하더라도 원발 신장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표준 치료의 일부였습니다. 그러나 CARMENA, SURTIME과 같은 중요한 임상시험 결과, 효과적인 표적치료를 즉시 시작하는 것이 수술을 먼저 하는 것과 비교하여 생존율에서 비열등하거나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23 이로 인해 세포감소 신적출술의 역할은 크게 축소되었습니다. 현재는 전신 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전이 병변의 수가 적으며, 약물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환자에서만 선별적으로 고려되는 치료법이 되었습니다.23 즉, '선수술 후치료'에서 '선치료 후 수술 고려'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었습니다.
방사선 치료 (Radiation Therapy): 신세포암 자체는 방사선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원발암이나 복강 내 전이 병변을 근치적 목적으로 치료하는 데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16 하지만 방사선 치료는 증상 완화를 위한 고식적 목적(palliative purpose)으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뼈 전이로 인한 극심한 통증을 완화하거나, 뇌 전이로 인한 신경학적 증상을 조절하고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됩니다.16 최근에는 정위적 체부 방사선치료(SBRT)와 같은 고선량의 방사선을 정밀하게 조사하는 기술을 이용하여 소수의 전이 병변(oligometastasis)을 치료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표 4: 주요 표적치료제 및 면역항암제 개요
VII. 치료 후 추적 관찰 및 재발 관리
국소성 신세포암에 대해 완치를 목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에도, 상당수의 환자에서 암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추적 관찰은 치료 과정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7.1. 위험도 기반 추적 관찰 가이드라인
국소성 신세포암으로 근치적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약 20%에서 50%는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재발을 경험하게 됩니다.21 재발은 대부분 수술 후 첫 1-3년 이내에 발생하지만, 5년 또는 10년이 지난 후에 매우 늦게 재발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21 재발을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추가 치료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추적 관찰의 주된 목적입니다.18
현대의 추적 관찰 전략은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프로토콜을 적용하는 대신, 수술 후 확정된 병리 결과(병기, 조직학적 등급 등)를 바탕으로 재발 위험도를 평가하고, 그에 따라 검사의 종류와 주기를 개별화하는 '위험도 기반 접근법(risk-stratified approach)'을 따릅니다.18 이는 불필요한 검사를 줄여 의료 비용과 환자의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고,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집중적인 감시를 제공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입니다.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과 같은 주요 국제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은 틀을 제시합니다.
저위험군 (예: pT1, 낮은 등급): 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추적 관찰의 강도가 덜 집중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첫 2-3년 동안은 6개월마다, 그 후 5년까지는 매년 병력 청취, 신체 검사, 기본 혈액 검사, 그리고 폐 전이를 확인하기 위한 흉부 영상 검사(주로 흉부 X-ray)를 시행합니다.18 수술 부위의 국소 재발을 확인하기 위한 복부 영상 검사(CT 또는 MRI)는 1-2년 간격으로 시행하거나, 증상이 있을 때 고려할 수 있습니다.18
고위험군 (예: pT2-T3, 높은 등급, 육종양 분화 동반): 재발 위험이 높으므로 더 집중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수술 후 첫 3년 동안은 3-6개월의 더 짧은 간격으로 진료 및 검사를 시행하고, 흉부 및 복부 CT를 매년 또는 더 자주 시행하도록 권고합니다.18
추적 관찰은 통상적으로 수술 후 5년간 시행되지만, 신세포암은 매우 늦은 재발도 가능하므로 고위험군 환자나 임상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5년 이후에도 추적 관찰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22
표 5: 병기 및 위험도에 따른 수술 후 추적 관찰 권고안 (예시)
7.2. 재발 양상 및 치료
수술 후 재발은 수술 부위에서 암이 다시 자라나는 **국소 재발(local recurrence)**과,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이동하여 자라는 **원격 전이(distant metastasis)**로 나뉩니다.
재발 부위: 가장 흔한 재발 양상은 원격 전이이며, 그중에서도 폐가 50-60%로 가장 빈번한 전이 부위입니다.22 그 외 뼈, 원격 림프절, 간, 부신, 그리고 반대쪽 신장이나 뇌 등 다양한 장기에서 재발할 수 있습니다.18
재발 시 치료: 재발이 확인된 경우, 이는 전이성 신세포암으로 간주되며 치료 방침은 전이성 질환에 준하여 결정됩니다. 치료 전략은 재발 시점(수술 후 재발까지의 기간), 재발 부위의 위치와 개수,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수립됩니다.
국소적 치료: 재발 병변이 단일 장기에 국한되어 있고 개수가 적은 경우, 즉 소수 전이(oligometastasis) 상태인 경우에는 추가적인 국소 치료를 통해 다시 한번 완치를 시도하거나 장기적인 질병 조절을 꾀할 수 있습니다. 폐나 간 등에 단일 전이가 발생한 경우 수술적 절제술(metastasectomy)을 고려할 수 있으며, 수술이 어려운 위치이거나 환자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정위적 체부 방사선치료(SBRT)와 같은 고정밀 방사선 치료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전신 약물 치료: 재발 병변이 여러 개이거나 다발성 장기에 퍼져 있는 광범위한 전이의 경우에는 전신 약물 치료가 주된 치료법이 됩니다. 이 경우, 앞서 VI장에서 기술한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병용요법 중 환자의 상태와 이전 치료 이력 등을 고려하여 가장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여 치료를 시작합니다.
VIII. 신세포암 연구의 최전선: 새로운 지평
신세포암 치료 분야는 분자생물학적 이해의 심화와 혁신적인 신약 개발이 맞물려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구의 최전선은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하고, 기존 치료의 가장 큰 난관인 저항성 문제를 극복하며, 궁극적으로는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8.1. 새로운 치료 표적: HIF-2α 억제제
신세포암, 특히 투명세포암의 생물학적 근간이 VHL 유전자 변이와 그로 인한 HIF-2α의 비정상적 축적이라는 사실은, HIF-2α를 직접 억제하는 것이 매우 유망한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6 수십 년간 '억제 불가능한(undruggable)' 표적으로 여겨졌던 전사인자 HIF-2α를 표적하는 약물의 개발 성공은 신세포암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벨주티판 (Belzutifan, 상품명 웰리렉): 최초로 상용화된 경구용 HIF-2α 억제제(first-in-class)입니다.7 벨주티판은 HIF-2α 단백질의 특정 포켓에 결합하여, HIF-2α가 그 파트너인 HIF-1β와 결합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방해합니다. 이로 인해 HIF 표적 유전자들, 특히 종양 혈관신생과 성장에 필수적인 VEGF 등의 전사가 차단되어 항암 효과를 나타냅니다.7
임상적 근거와 의의:
벨주티판은 먼저 VHL 유전자 변이를 가진 VHL 증후군 환자에서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2상 임상시험에서 VHL 증후군과 연관된 신세포암 환자들에게 49%의 높은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여, 2021년 미국 FDA로부터 이 희귀 질환에 대한 최초의 치료제로 승인받았습니다.9
이후 연구는 더 흔한 산발성 신세포암으로 확장되었습니다. LITESPARK-005 3상 임상시험은 이전에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ICI-TKI) 치료를 받고 질병이 진행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벨주티판과 기존 치료제인 에베롤리무스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벨주티판은 에베롤리무스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을 25%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반응률도 22% 대 3.5%로 월등히 높았습니다.9 이 결과를 바탕으로 벨주티판은 2023년 12월, 진행성 신세포암의 후속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획득했습니다.47
벨주티판의 등장은 기존의 VEGF 경로 차단이나 면역관문 억제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진 치료 옵션이 생겼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38 이는 기존 치료에 저항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며, 향후 다른 약제와의 병용을 통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8.2. 치료 저항성 기전 및 극복 전략
전이성 신세포암 치료의 가장 큰 난제는 치료에 대한 **저항성(resistance)**의 출현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초기에는 치료에 잘 반응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암세포가 약물의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기전을 획득하여 다시 성장하게 됩니다.6
저항성 기전: 저항성이 발생하는 기전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TKI에 대한 저항성 기전으로는 △암세포가 VEGF 경로 대신 다른 성장 신호 경로(예: FGF, HGF/c-MET, PI3K/AKT/mTOR)를 활성화시키는 '우회 경로 활성화', △종양 미세환경의 변화를 통해 혈관신생을 촉진하는 다른 인자들의 발현 증가 등이 있습니다.8 ICI에 대한 저항성은 종양 자체의 특성(예: 종양 항원성 저하)이나 종양 미세환경 내 면역억제세포의 증가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극복 전략:
새로운 병용요법 개발: 저항성 기전을 동시에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병용요법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특히 HIF-2α 억제제인 벨주티판과 기존 TKI(카보잔티닙 또는 렌바티닙)를 병용하는 요법은 초기 임상시험에서 매우 유망한 항암 활성을 보여주었으며, 현재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입니다.9
순차 치료 최적화: 한 약제에 내성이 생겼을 때, 다음 치료로 어떤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순차 치료 전략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ICI 재치료의 한계 인식: 최근 발표된 CONTACT-03 및 TiNiVo-2 임상시험 결과는 중요한 교훈을 주었습니다. 이 연구들은 ICI 기반 치료 후 병이 진행된 환자에게 다시 ICI를 포함한 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단순히 TKI 단독 요법에 비해 이득이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38 이는 한번 ICI에 저항성이 생긴 경우, 단순히 같은 계열의 약을 다시 쓰는 전략은 효과적이지 않으며, 벨주티판과 같이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필요함을 강력히 시사합니다.
8.3. 차세대 면역 치료 및 개인 맞춤 치료
미래의 신세포암 치료는 더욱 정밀하고 개인화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차세대 면역 치료:
새로운 면역관문 표적: 현재 사용되는 PD-1/PD-L1, CTLA-4 외에도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TIGIT, LAG-3, TIM-3 등 다양한 면역관문 분자들이 발견되었으며, 이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면역항암제들이 활발히 개발 및 임상시험 중에 있습니다.42
세포 치료 (Cellular Therapy): 환자 자신의 T세포를 채취하여, 암세포를 특이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한 후 다시 주입하는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가 혈액암에서 큰 성공을 거둔 데 이어 고형암에서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ALLO-316과 같은 신세포암 표적 CAR-T 세포 치료가 초기 임상시험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43
암 백신 (Cancer Vaccines): 환자 개개인의 종양 조직을 분석하여, 해당 종양만이 가진 고유한 돌연변이 항원(neoantigen)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백신을 제작하여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이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43
바이오마커와 개인 맞춤 치료: 현재 전이성 신세포암 치료는 주로 IMDC 위험 점수와 같은 임상적 인자에 의존하여 치료법을 선택하지만, 어떤 환자가 어떤 병용요법에 더 잘 반응할지를 예측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바이오마커(biomarker)**는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24 미래에는 종양 조직의 유전체(DNA), 전사체(RNA), 단백체 분석을 통해 종양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하는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가 구현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진행 중인 OPTIC RCC (NCT05361720) 임상시험은 종양의 RNA 발현 패턴에 따라 환자를 여러 생물학적 클러스터로 분류하고, 각 클러스터에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1차 치료(니볼루맙+이필리무맙 또는 니볼루맙+카보잔티닙)를 배정하여 그 효과를 검증하는 혁신적인 연구입니다.50 이러한 연구들은 신세포암 치료가 'one-size-fits-all' 접근법에서 벗어나 진정한 개인 맞춤 치료 시대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IX. 결론
신세포암은 지난 수십 년간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한 대표적인 암종입니다. 과거 불치의 병으로 여겨졌던 전이성 질환은 VHL-HIF 경로라는 핵심적인 분자생물학적 기전의 규명을 시작으로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라는 두 차례의 치료 혁명을 거치면서, 이제는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만성 질환의 개념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국소성 질환에서는 신기능 보존을 위한 부분 신절제술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으며,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다양한 최소 침습적 치료법이 대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이성 질환에서는 면역관문억제제 기반의 병용요법이 1차 치료의 표준이 되어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치료 저항성의 발생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현재 신세포암 연구는 이 저항성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는 데 집중되고 있습니다. HIF-2α 억제제인 벨주티판의 등장은 새로운 작용 기전을 통해 기존 치료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기초 연구의 성과가 어떻게 임상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시입니다.
미래의 신세포암 치료는 더욱 정밀하고 개인화된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종양의 유전체 및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하여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바이오마커 기반의 정밀 의료, 그리고 CAR-T 세포 치료나 개인 맞춤형 암 백신과 같은 차세대 면역 치료법이 임상에 도입되면서 치료 성적은 더욱 향상될 것입니다. 신세포암의 정복을 향한 여정은 기초 과학과 임상 연구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끊임없는 혁신의 과정이며, 앞으로도 새로운 희망이 계속해서 제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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