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세계의 호스피스 병원

by 연쇄살충마

세계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스템의 글로벌 분석: 모델, 정책 및 미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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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치료에서 돌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현대 의학은 질병의 '치료(Curing)'에 중점을 두어왔으나, 죽음을 앞둔 환자의 고통은 종종 간과되거나 의료적 실패로 여겨지곤 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삶의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며, '치료'가 아닌 '돌봄(Caring)'을 강조하는 혁신적인 철학이 등장했는데, 이것이 바로 현대 호스피스 운동의 시작입니다. 현대 호스피스 운동은 영국의 의사이자 간호사, 사회복지사였던 데임 시슬리 손더스(Dame Cicely Saunders)가 1967년 런던에 성 크리스토퍼 호스피스(St. Christopher's Hospice)를 설립하며 새로운 돌봄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손더스의 접근법은 당시 의료계의 지배적인 관점에서 급진적인 전환이었다. 그녀는 치료 불가능한 환자를 실패 사례로 보지 않고, 남은 생을 최대한 편안하고 존엄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의료의 중요한 목표로 삼았습니다. '호스피스'라는 용어는 11세기에서 14세기경 순례자나 병자들을 위한 휴식처를 의미하던 라틴어 '호스피티움(hospitum)'에서 유래했으며, 손더스는 이를 전인적 돌봄의 '철학'으로 승화시켰습니다.

현대 호스피스 철학의 핵심은 손더스가 주창한 '총체적 고통(Total Pain)' 개념에 있습니다. 이는 환자의 고통이 단순히 신체적 통증에 국한되지 않고, 정신적, 사회적, 영적 차원을 모두 포함하는 복합적인 경험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합니다. 이러한 전인적 접근법은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돌봄의 단위(unit of care)''로 간주하여, 임종 이후의 사별 기간까지 지원을 확장합니다.

총체적 고통 개념은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등 다학제적 팀을 필요로 하며, 가족 중심적인 특성을 가집니다. 이러한 특징은 호스피스 돌봄이 기존의 순수한 생의학적 의료 시스템 내에서 자금 조달 및 통합에 구조적인 어려움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행위별 수가에 기반한 의료보험 체계에서는 성직자의 상담이나 자원봉사자의 동행과 같은 비의료적이지만 필수적인 서비스의 가치를 보상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호스피스의 철학적 특성 자체가 전통적인 의료 재정 및 전달 체계와 긴장 관계를 형성하며, 이는 영국이 자선 기부에 크게 의존하거나, 미국이 특정 보험 급여(메디케어 호스피스 베네핏)를 통해 이 독특한 돌봄 모델을 수용해야 했던 이유를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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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와 완화의료의 구분: 지원의 스펙트럼

호스피스와 완화의료는 종종 혼용되지만, 개념적으로 구분될 필요가 있다.

완화의료(Palliative Care):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모든 연령의 환자에게 질병의 단계와 관계없이 제공될 수 있다. 종종 완치 목적의 치료와 병행되며, 주된 목표는 통증 및 기타 증상을 관리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5

호스피스(Hospice Care): 완화의료의 한 종류로, 일반적으로 치료의 초점이 완치에서 편안함으로 전환될 때 제공된다. 미국 메디케어 모델에서는 기대여명이 6개월 이하인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15, 이는 보편적인 기준은 아니며 엄격한 시한보다 돌봄의 철학이 더 중요하다.5

본 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스템을 분석하고, 그 고유한 모델, 정책, 그리고 도전 과제들을 심층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대한민국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스템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통찰과 정책적 제언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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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 세계 주요국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스템 분석

세계 각국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스템은 각국의 의료 제도, 문화, 법적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습니다. 각 모델은 고유한 강점과 도전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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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국: 공공과 자선의 파트너십이 직면한 위기

현대 호스피스 운동의 발상지인 영국은 성 크리스토퍼 호스피스를 시작으로 국가가 운영하는 NHS(국민보건서비스)와 독립적인 자선단체 간의 깊이 있는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독특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영국에서 호스피스 돌봄은 환자에게 무료로 제공됩니다.

주요 기관 및 역할

성 크리스토퍼 호스피스 (St. Christopher's Hospice): 손더스에 의해 설립된 이곳은 돌봄, 교육,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1969년 최초의 재가 돌봄팀을 개척했으며 10, 입원 병동, 지역사회 완화의료, 보완 요법, 심리·영적 돌봄, 재활 및 광범위한 사별가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 세계 완화의료에 영향을 미쳤다.2

마리 퀴리 (Marie Curie) & 수 라이더 (Sue Ryder): 영국 전역에 호스피스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대규모 전국 자선단체들이다. 이들은 자체 호스피스를 운영하고 재가 돌봄을 제공한다.1 마리 퀴리의 경우 9개의 호스피스와 재가 돌봄을 위한 방대한 간호사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25

호스피스 UK (Hospice UK): 200개 이상의 호스피스를 대표하는 전국 단위 자선단체로, 해당 분야를 대변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14

영국 전역 약 200개 성인 호스피스, 50개 소아 호스피스 운영

사망자 중 약 30%가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 10%가 입원형 병상에서 사망

영국 시스템은 혼합 재원 모델로 운영되는데, 독립적인 성인 호스피스는 평균적으로 운영비의 약 3분의 1만을 정부(주로 NHS 통합돌봄위원회, ICB)로부터 지원받고, 나머지 3분의 2(연간 11억 파운드 이상)는 기부, 유산, 기금 모금 등 자선 활동을 통해 자체적으로 조달합니다. 이 모델은 최근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NHS의 임금 인상에 따른 자선 분야 인력 유지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심각한 재정 압박에 직면해 있습니다. 2023-24년에는 많은 호스피스들이 자금 부족으로 인해 서비스 축소와 병상 폐쇄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단기적인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2년간 1억 파운드의 자본 기금을 지원했지만, 호스피스 분야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재원 조달 개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책적으로 영국 정부의 '임종 돌봄 전략(End of Life Care Strategy)'은 돌봄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사회 기반의 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NHS는 법적으로 완화의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2022년 '보건 및 돌봄법(Health and Care Act)'은 각 지역의 ICB가 완화의료 서비스를 위탁 운영하도록 규정했으나, 지역별로 재정 지원과 서비스 접근성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합니다.

영국의 선구적인 호스피스 모델은 그 성공과 역사적 유산의 희생양이 된 측면이 있습니다. 자선에 기반한 지역사회 중심의 뿌리는 혁신과 깊은 공동체 참여를 촉진했지만, 동시에 현대 경제의 압박 속에서 심각한 취약점이 된 기금 모금에 대한 구조적 의존성을 낳았습니다. 국가는 법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자선 분야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혜택을 받으면서도 그 비용을 전액 지원하지 않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 모델의 발전 과정은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다. 첫째, 호스피스 운동은 국가가 운영하는 NHS와는 별개의 자선 활동으로 시작되었고, 이는 독립성과 지역사회 기금 조달의 선례를 남겼다.1 둘째, 시간이 지나면서 NHS는 필수적인 임종 돌봄 제공을 이들 독립 호스피스에 의존하게 되었는데, 이는 NHS의 법적 책임에 해당하는 영역이다.13 셋째, 그러나 재원 모델은 온전히 국가 책임으로 전환되지 않고, 정부가 성인 호스피스 비용의 약 3분의 1만 지원하는 혼합 형태로 남았다.13 넷째, 이는 호스피스가 국가 보건의료 인프라에 필수적이지만, 선택적인 자선 단체처럼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모순을 낳았다. 다섯째, 인플레이션이나 NHS와의 경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같은 외부 경제 압박이 가중되자 이 모델은 한계에 부딪혔다. 자선 수입이 필수 비용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서비스 축소로 이어진 것이다.13 따라서 영국의 현재 위기는 단순한 자금 문제를 넘어 정체성의 위기라 할 수 있다. 이는 임종 돌봄을 국가가 전액 지원하는 핵심 서비스로 취급할 것인지, 아니면 자선으로 보조받는 부분 지원 서비스로 남겨둘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를 요구한다. 이는 다른 국가들이 자국의 시스템을 설계할 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2. 미국: 메디케어 호스피스 베네핏이 정의한 시장 중심 시스템

미국의 호스피스 운동은 1960년대 데임 시슬리 손더스의 예일대학교 강연에 영감을 받은 플로렌스 월드(Florence Wald)가 1974년 미국 최초의 호스피스를 설립하면서 시작되었으며, 초기에는 자원봉사자 중심의 재가 돌봄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미국 시스템의 구조는 1982년 제정되어 1986년 영구화된 '메디케어 호스피스 베네핏(Medicare Hospice Benefit, MHB)'에 의해 근본적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이 제도는 호스피스 돌봄을 단순한 장소나 자원봉사 운동이 아닌, 공식적이고 상환 가능한 의료 서비스로 정의했습니다. MHB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두 명의 의사로부터 기대여명이 6개월 이하인 말기 질환 진단을 받아야 하며, 환자는 말기 질환에 대한 완치 목적의 치료를 포기하고 안위(완화) 돌봄을 받는 데 동의해야 합니다. 이처럼 완치 치료와 안위 돌봄 사이의 '양자택일'은 미국 모델의 특징이자 종종 비판받는 지점입니다.

MHB는 모든 인증 호스피스 기관이 환자의 다양한 필요에 맞춰 4단계의 돌봄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며, 각 단계별로 다른 일당정액 수가를 지급합니다.

일상적 재가 돌봄 (Routine Home Care, RHC): 전체 호스피스 돌봄 일수의 95% 이상을 차지하며, 환자의 거주지(자택, 요양원 등)에서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지속적 재가 돌봄 (Continuous Home Care, CHC): 급성 증상 관리를 위해 가정에서 제공되는 단기 집중 돌봄으로, 24시간 중 최소 8시간 이상의 간호가 필요합니다.

일반 입원 돌봄 (General Inpatient Care, GIC): 다른 환경에서 관리할 수 없는 증상 조절을 위해 입원 시설(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제공되는 단기 돌봄입니다.

보호자 휴식을 위한 입원 돌봄 (Inpatient Respite Care, IRC): 환자의 주된 보호자에게 휴식을 제공하기 위한 단기 입원 돌봄으로, 최대 5일 연속으로 제공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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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은 주로 메디케어의 일당정액 수가를 통해 조달되며, 이 수가는 간호, 의사 서비스, 약물, 의료 장비 등 말기 질환과 관련된 거의 모든 서비스를 포괄합니다. 이는 영국의 자선 모델과 대조적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재원 시스템을 형성합니다. MHB는 다수의 영리 목적 기관이 참여하는 거대한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주요 기관으로는 VITAS Healthcare와 Gentiva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VITAS Healthcare는 플로리다에서 연간 32,861명의 환자를 돌보며 미국 내 최대 규모 중 하나입니다. 호스피스 기관 유형으로는 가정 기반, 병원 내외부에 설치된 14~30병상 규모의 입원형 병동, 그리고 독립된 별도 시설인 프리스탠딩(free-standing) 호스피스가 있습니다.

미국 호스피스 완화의료 협회(NHPCO)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총 호스피스 등록 수혜자 수는 172만 명에 달하며, 메디케어 사망자 중 호스피스 이용률은 49.1%입니다. 총 메디케어 지급액은 237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주요 1차 진단명은 알츠하이머/신경계 질환, 암, 순환기계 질환 순입니다. 인종별로는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 미국인에서 이용률이 낮은 편이며, 주요 사망 장소는 개인 거주지입니다.

미국의 호스피스 시스템은 재원 조달 메커니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디케어 호스피스 베네핏의 엄격한 '6개월 시한부' 및 '완치 치료 포기' 규정은 환자와 가족에게 종종 심리적으로 어려운 급격한 전환을 강요하며, 이는 환자들이 임박한 죽음과 동일시하는 '호스피스'라는 명칭을 거부하면서 호스피스 등록이 지연될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영국의 보다 유연하고 철학 중심적인 접근 방식에 비해 후기 단계의, 더 의료화된 호스피스 모델을 장려했으며, 비영리나 자선 단체와는 다른 동기를 가진 강력한 영리 산업을 육성했습니다. 모든 비용을 포괄하는 일당정액제는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여 영리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했으며, 이들의 주된 목표가 재정적 수익이므로 환자 구성과 재원 기간을 관리하여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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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독일: 법정 건강보험으로의 성공적 통합

독일은 법정 건강보험(Gesetzliche Krankenversicherung) 시스템 내에서 호스피스 및 완화의료를 표준적이고 법적으로 보장된 서비스로 제공합니다. 이 시스템의 재원은 고용주와 피고용인이 분담하는 의무적인 임금 기여금("질병금고")으로 충당됩니다.

2015년 제정된 '호스피스 및 완화의료법'은 가정, 요양원, 병원 등 모든 환경에서 완화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고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획기적인 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입원형 호스피스에 대한 건강보험기금의 비용 부담률을 기존 90%에서 95%로 상향 조정했으며, 개원의들이 완화의료를 조정하는 것에 대해 추가적인 보상을 제공하여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또한, 요양원이 완화의료 네트워크와 협력하고 거주자에게 사전 돌봄 계획을 제공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했습니다.


서비스 전달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문화된 외래 완화의료 (SAPV): 환자들이 집에서 존엄하게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전문적인 다학제팀이 연중무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적인 구성 요소입니다.

입원형 호스피스: 전국에 약 270개의 독립 시설이 있으며, 전인적 돌봄을 제공합니다.

완화의료 병동: 병원 내 약 330개의 전문 병동으로, 복잡한 증상 관리를 목표로 하며 환자가 익숙한 환경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외래 호스피스 서비스: 약 1,500개의 자원봉사자 중심 서비스로, 가정에 있는 환자와 가족을 지원합니다.


독일 완화의료학회(Deutsche Gesellschaft für Palliativmedizin, DGP)는 1994년에 설립된 핵심적인 다학제 전문 기관으로, 가이드라인 개발, 교육, 정책 옹호를 통해 완화의료 발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2015년 법안은 완화의료를 국가 건강보험 시스템의 표준적이고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완전히 통합하려는 의도적인, 하향식 정책 노력을 보여줍니다. 의사들에게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요양원의 협력을 의무화함으로써, 독일은 유기적으로 발전하기를 기다리기보다 통합을 공학적으로 설계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는 자선 주도 모델인 영국이나 별도의 급여 체계를 만든 미국과 뚜렷이 대조됩니다. 이 모델은 강력한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을 갖추고 완화의료를 체계적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대한민국과 같은 국가에 매우 적절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4. 스위스: 완화의료와 조력자살의 복합적 교차점

스위스는 1942년부터 조력자살이 용인된 독특한 법적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형법 제115조는 '이기적인' 동기로 자살을 도운 경우에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디그니타스(Dignitas)나 엑시트(EXIT)와 같은 비영리 단체들이 합법적으로 활동하며 말기 또는 중증 질환을 앓는 회원들에게 조력자살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력자살에 대한 높은 사회적 수용도와 논의의 활성화는 완화의료 발전에 복합적이고 때로는 도전적인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조력자살에 대한 사회적 관심 집중이 포괄적이고 통합된 완화의료 시스템의 발전에 필요한 대중적, 정책적 관심을 분산시켜 지역 간 서비스 격차와 '분절된' 의료 시스템을 초래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완화의료와 조력자살은 종종 상반된 철학을 가진 것으로 여겨지지만, 스위스의 완화의료 의사들은 환자로부터 정기적으로 조력자살 요청을 받으며 상당한 윤리적, 실질적 딜레마에 직면합니다.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스위스는 완화의료 인프라를 발전시켜왔습니다. 스위스 완화의료·간호·지원 학회(palliative ch)는 1988년에 설립된 주요 다학제 전문 기관이며, 서비스는 병원, 가정, 요양원 등 다양한 환경에서 제공되며 대학 병원에는 전문 완화의료 센터가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에 비해 발전이 더 최근에 이루어졌고 덜 균일합니다.

스위스 사례는 '죽을 권리'에 대한 법적, 문화적 맥락이 어떻게 완화의료의 발전을 심대하게 형성하고 잠재적으로 저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글로벌 사례 연구입니다. 합법적이고 비의료화된 조력자살 경로의 존재는, 삶을 자연스러운 끝까지 살 만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완화의료 서비스에 대한 인식된 시급성을 감소시키고 대중의 관심을 두고 경쟁하는 평행 시스템을 만들어냈습니다. 대중은 견딜 수 없는 고통에 대한 주요 해결책으로 완화의료 개선을 요구하기보다 조력자살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임종 돌봄 정책이 진공 상태에서 개발될 수 없으며, 죽음과 죽어감에 관한 광범위한 사회적 가치 및 법률과 깊이 얽혀 있음을 보여줍니다.


5. 일본: 초고령사회를 위한 개호보험과의 연계

급속한 고령화에 직면한 일본은 2000년 의무적인 공공 장기요양보험(개호보험, 介護保険)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 제도는 사회 전체가 노인의 돌봄을 지원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개호보험 재원은 40세 이상 모든 국민이 납부하는 보험료 50%와 공적 세금 50%로 구성되며, 서비스 이용 자격은 소득이 아닌 공식적인 필요도 평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호스피스 및 임종(터미널) 돌봄 서비스는 국민건강보험과 개호보험 모두에서 보장하는 급여에 통합되어 있습니다. 개호보험은 재가 돌봄, 간호, '특별양호노인홈' 또는 '개호노인보건시설' 입소 등 광범위한 재가 및 시설 기반 서비스를 포괄합니다. 특히, 재가나 시설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임종 직전에 제공되는 집중 돌봄에 대해 개호보험에서 '터미널 케어 가산(ターミナルケア加算)'이라는 특정 수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1981년에 첫 호스피스 병동이 설립된 이래 2024년 기준 약 213개 병동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왕자생협병원(王子生協病院)은 25병상 전실 개별실의 완화의료 병동을 운영하며, 입원 전 상담 외래 운영 및 입원 예약제, 전실 개인 정원을 갖추고 외래, 재택, 병동을 연계한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미야기 암센터(Miyagi Cancer Center)는 조기 스크리닝, 내과 외래, 팀 방문 간호, 지역 연계 컨퍼런스를 통해 진단 시점부터 끊김 없는 완화의료를 제공합니다.


왕자생협병원 緩和ケア病棟

도쿄 북부에 위치한 왕자생협병원은 25병상 전실 개별실의 緩和ケア(완화의료) 병동을 운영한다. 입원 전 상담 외래 운영 및 입원 예약제, 전실 개인정원을 갖추며, 외래·재택·병동을 연계한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Miyagi Cancer Center 緩和ケアセンター

宮城県立がんセンター는 2002년 완화케어 병동 설치 후 2016년 緩和ケア센터를 개소하여, 조기 스크리닝·내과 외래·팀 방문 간호·지역연계 컨퍼런스를 통해 진단 시부터 끊김 없는 완화의료를 제공한다6.

일본 호스피스 완화의료 재단(1991년 일본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협회로 설립)과 일본 재택 호스피스 협회 등은 돌봄의 질 향상, 교육 및 연구를 촉진하는 주요 기관입니다. 일본 모델은 인구 통계학적으로 주도된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며, 임종 돌봄을 광범위한 장기 노인 돌봄을 위한 사회 보험 시스템에 긴밀하게 통합합니다. 호스피스를 별도의 의료 전문 분야(미국)나 자선 서비스(영국)로 취급하는 시스템과 달리, 일본은 이를 노화 과정의 예측 가능하고 필요한 구성 요소로 취급하며, 다른 노인 돌봄 서비스와 동일한 메커니즘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관리합니다. 이 접근 방식은 임종 돌봄을 별도의 '특별한' 서비스가 아닌 노인 돌봄의 연속선상의 일부로 정상화하며, 대량과 예측 가능성을 위해 설계된 시스템으로, 대한민국을 포함하여 유사한 인구 통계학적 변화에 직면한 다른 국가들에게 매우 적절한 모델이 됩니다.


6. 대만: 아시아의 입법 및 지역사회 기반 리더십

대만은 진보적인 입법 덕분에 아시아 완화의료 분야의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2000년에 제정된 '안녕완화의료조례'는 아시아 최초의 관련 법률로, 말기 환자의 자연스럽고 존엄한 죽음에 대한 권리를 보장했습니다. 2019년 '환자자주권리법'은 온전한 결정 능력이 있는 성인이 자신의 치료에 대해 사전 결정을 내릴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의사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환자 중심 돌봄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호스피스 돌봄은 1990년 마카이 기념병원(Mackay Memorial Hospital)에 첫 호스피스 병동이 개설되면서 시작되었으며, 서비스는 국민건강보험(NHI)에서 보장하며, 1996년 재가 호스피스, 2000년 입원형 호스피스에 대한 재정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보장 대상은 암에서 다른 비암성 말기 질환으로 확대되었습니다. 대만은 '죽음의 질 지수'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대만은 역사적으로 병원 중심이었으나, 지역사회 및 재가 기반 호스피스 돌봄을 확대하려는 강력한 정책적 추진이 있습니다. 2014년 정부는 '지역사회 기반 재가 호스피스(B형)' 급여를 도입하여, 일차의료기관과 지역 보건소가 호스피스팀을 구성하도록 교육 요건을 완화하고 참여를 장려했습니다. 가오슝 의과대학(KMU)의 모델 프로젝트는 주요 병원과 지역 의원, 간호 스테이션, 심지어 지역 약국까지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구축하여 포괄적인 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

1990년에 설립된 안녕요호기금회(Hospice Foundation of Taiwan, HFT)는 대중 교육, 전문가 훈련, 정책 옹호 활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대만의 성공은 하향식 입법 리더십과 상향식 지역사회 구축의 강력한 조합에 있으며, 이는 포괄적인 국민건강보험 보장으로 뒷받침됩니다. 먼저 법적으로 강력한 환자 권리를 확립한 다음, 지역사회 돌봄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냄으로써 대만은 아시아에서 독보적으로 효과적이고 존중받는 모델을 창출했습니다. 이러한 이중 접근 방식, 즉 강력한 중앙 입법 및 자금 지원과 분산된 지역사회 중심 실행의 결합은 강력한 모델이며, 이는 영국의 자금 불안정성 문제와 미국의 접근성 장벽 문제를 피하면서, 대한민국에 특히 설득력 있는 사례 연구를 제공합니다.


7. 프랑스

개요

프랑스에서 ‘Hospice’는 역사적으로 빈민과 환자를 돌보는 기관을 뜻하며, 현대에는 말기 케어 시설로 발전하였다.

주요 사례

Hospices Civiles de Lyon (HCL): 리옹 지역 14개 의료센터 연합체로, 32병상 규모의 전문 완화의료 병동 운영.

종합 암센터 내 독립적 완화의료팀 구성

비전통의학(침술, 최면, 소프롤로지) 및 예술·음악치료 제공


8. 인도

개요

아직 초기 단계이나 NGO 중심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 시설 확산 중이며, 도시 지역 위주로 인프라 구축이 진행된다

특징

가정 중심 케어가 주류: 전문 인력 부족으로 가족 간병 비중 큼

다학제 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종교 상담가, 자원봉사자 협업

환자 중심: 통증 완화, 일상생활 지원, 심리·영적 상담, 가족 지원 포함


9. 브라질

개요

공공보건시스템(SUS) 내 완화의료 도입이 늦었으나, 2023년 국가 정책 승인 후 확산 기대12.

현황

전문 프로그램: SUS 내 병원·외래·재택 클러스터별 시범사업(2020–2024) 진행 중

인프라 부족: 전통적으로 말기 돌봄 시설 거의 없어, 대부분 병원 사망 비율↑ (~67%)

교육·연구: 대학병원 중심 완화팀 운영 경험 보고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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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온정적 돌봄의 핵심 요소 및 글로벌 과제

세계 각국의 호스피스 시스템은 재원 조달과 구조 면에서 극적인 차이를 보이지만, 양질의 호스피스 돌봄의 임상적, 윤리적 실천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을 보입니다. 이러한 핵심 서비스 '패키지'는 데임 시슬리 손더스의 독창적인 철학이 전 세계적으로 실천으로 옮겨진 보편적인 결과물입니다.

다학제팀: 호스피스의 초석인 다학제팀 접근법은 보편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영적 조언가, 그리고 훈련된 자원봉사자로 구성되며, 이들 모두가 협력하여 환자의 '총체적 고통'을 다룹니다.

통증 및 증상 관리: 이는 모든 호스피스 프로그램의 주요 목표입니다. 통증 척도와 비언어적 신호 관찰을 통해 통증을 지속적이고 신중하게 평가하며, 모르핀과 같은 아편유사제를 포함한 약물은 심한 통증을 관리하는 데 사용됩니다. 통증에 반응하기보다는 예방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투여하는 데 중점을 두며, 중독에 대한 환자와 가족의 두려움을 해소하고 임종기 증상 조절 상황에서는 중독 위험이 미미하다는 점을 명확히 합니다. 마사지, 음악 치료, 아로마테라피, 냉온찜질, 레이키 등 비약물적 요법도 널리 사용됩니다.

심리사회적 및 영적 지원: 이 구성 요소는 '총체적 고통'의 비신체적 측면을 직접적으로 다룹니다. 질병이 불안, 우울, 고립, 두려움과 같은 심각한 심리적, 사회적 고통을 유발한다는 것을 인식하며, 사회복지사, 상담사, 성직자가 임종 계획 및 재정 지원 접근부터 실존적 질문 탐색 및 종교적 관습 지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돕습니다. 목표는 환자가 의미, 희망, 평화를 찾도록 돕고, 그 과정을 통해 가족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사별가족 돌봄: 특히 미국 메디케어 모델에서 호스피스 돌봄의 독특하고 의무적인 구성 요소입니다. 환자 사망 후 최대 13개월 동안 가족과 간병인에게 지원이 제공되며, 서비스에는 일대일 상담, 지원 그룹, 자료실, 전화 지원 등이 포함되며, 종종 호스피스 가족뿐만 아니라 더 넓은 지역사회에도 제공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완화의료에 대한 접근성에는 심각한 불평등이 존재합니다. 매년 약 5,680만 명이 완화의료를 필요로 하지만, 실제로 이를 받는 사람은 약 14%에 불과합니다. 필요의 78-80%는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LMIC)에 집중되어 있지만, 이들 국가의 접근성은 가장 낮습니다. 주요 장벽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원 및 정책: 특히 완화의료가 국가 보건 정책이나 예산에 통합되지 않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 정부의 우선순위 부족과 지속 가능한 자금 조달의 부재가 주요 장벽입니다. 영국과 같은 고소득 국가에서도 자금 조달은 큰 도전 과제입니다.

인력 부족: 완화의료 훈련을 받은 의료 전문가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부족합니다. 이는 낮은 보상, 정서적 부담, 의과대학 및 간호대학의 훈련 과정 부족과 같은 요인에 기인합니다.

마약성 진통제 규제: '오피오이드 공포증(Opiophobia)'과 모르핀과 같은 필수 의약품에 대한 과도하게 제한적인 규제는 수백만 명, 특히 전 세계 아편유사제의 94%를 고소득 국가가 소비하는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의 환자들에게 적절한 통증 완화를 제공하지 못하게 합니다.

대중 및 전문가 인식 부족: 완화의료를 '포기'나 말기 암 환자만을 위한 것으로 여기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습니다. 많은 의료 전문가들은 관련 교육 부족으로 시기적절한 의뢰를 주저합니다.

문화적 및 사회적 장벽: 죽음과 죽어감에 대한 신념, 가족 역학, 언어 차이 등이 완화의료에 대한 대화와 수용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 어려움: 재가 돌봄 제공은 가족에게 재정적 비용, 24시간 인력의 필요성, 간병인의 정서적, 신체적 부담 등 물리적 어려움을 안겨줍니다.


전 세계적인 완화의료 접근성의 주요 장벽은 주로 임상적인 것이 아니라 경제적, 교육적, 규제적, 문화적인 시스템적 문제입니다. 이는 해결책이 순전히 의료적인 것일 수 없으며, 자금 조달과 마약성 진통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 개혁,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개혁, 문화적 규범을 바꾸고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대중 인식 캠페인 등 다각적인 공중 보건 접근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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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혁신과 미래 동향: 확장과 기술의 통합

임종 돌봄의 미래는 인구 통계학적으로 주도되는 필요의 확장과 기술적으로 주도되는 전달 방식의 변혁이라는 두 가지 강력하고 교차하는 힘에 의해 형성되고 있습니다. 미래 모델의 성공은 점점 더 비용에 민감해지는 의료 시스템 내에서 가치를 입증하면서, 훨씬 더 광범위한 인구에게 더 개인화되고 지역사회에 기반한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비암성 질환 환자로의 확대: 역사적으로 암에 초점을 맞추었던 완화의료는 이제 심부전, 치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신경계 질환과 같은 다른 만성적이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도 필수적인 것으로 점차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확대는 비암성 질환 환자의 질병 경과와 돌봄 요구가 덜 예측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합니다.

지역사회 기반 모델의 성장: 환자의 선호에 맞춰 돌봄을 기관에서 지역사회와 가정으로 옮기는 강력한 글로벌 추세가 있습니다. 이는 재가 기반 완화의료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원격의료를 활용하며, 일차의료와 서비스를 통합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기술, 원격의료 및 AI의 통합: 디지털 기술은 인력 부족과 접근성 문제를 해결할 핵심적인 해결책으로 여겨집니다. 원격의료(Telehealth)는 원격 상담, 증상 모니터링 및 지원을 가능하게 하여 특히 농촌 지역의 환자와 간병인의 부담을 줄여줍니다. 인공지능(AI)은 머신러닝을 통해 환자의 필요를 예측하고, 돌봄 계획을 개인화하며, 전자의무기록(EHR) 데이터를 분석하여 조기 개입을 유도하고, 심지어 동반자 로봇을 통해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는 활력 징후와 증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선제적인 돌봄 조정이 가능하도록 돕습니다. 하지만 알고리즘 편향, 데이터 프라이버시, 돌봄의 인간적 요소 유지 등 AI와 관련된 윤리적 문제는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가치 기반 돌봄으로의 전환: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행위별 수가제에서 더 나은 환자 결과와 비용 절감을 보상하는 가치 기반 지불 모델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완화의료는 비용이 많이 들고 불필요한 응급실 방문과 입원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 이 모델에 매우 적합합니다. 미국 CMS가 시험 중인 ACO REACH 및 VBID와 같은 새로운 모델들은 완화의료를 더 잘 통합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결론: 대한민국을 위한 글로벌 교훈 종합 및 정책 제언

세계 각국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스템은 그 나라의 의료 제도, 문화, 법적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습니다. 영국의 자선-공공 파트너십 모델, 미국의 메디케어 급여 기반 모델, 독일의 법정 건강보험 통합 모델, 일본의 개호보험 연계 모델, 그리고 대만의 법제도 및 지역사회 중심 모델은 각각 고유한 강점과 도전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사례들은 대한민국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스템 발전을 위한 귀중한 통찰과 교훈을 제공합니다.


대한민국의 호스피스는 1960년대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며, 2003년 암관리법을 통해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법적 발전은 2018년 시행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약칭: 연명의료결정법)입니다. 2023년 기준 188개의 호스피스 전문기관이 있으며, 입원형, 가정형, 자문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국립암센터가 중앙호스피스센터 역할을 하며 권역별 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는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며, 입원형은 일당정액제, 가정형·자문형은 행위별수가제를 기반으로 하고, 환자는 일부 본인부담금(예: 암환자 5%)을 부담합니다. 2017년 암 사망자 기준 이용률은 22%로 비교적 낮았으나 점차 증가 추세에 있으며, 정부는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을 통해 2028년까지 전문기관을 360개소로, 이용률을 50%로 확대하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현재 대상 질환은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 간경화, 만성 호흡부전이지만, 점진적 확대를 목표로 합니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내 완화의학과에서 운영하며, 1988년 첫 호스피스 병동을 개설했다. 전담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성직자·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다학제 팀이 통증 조절, 심리·영적 돌봄, 가족 지원을 통합 제공한다1. 환자 전용 병실, 가족실, 상담실, 목욕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음악·미술 치료, 목욕 봉사, 기도·산책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실시한다. 27병상

이대목동병원 호스피스실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호스피스실은 전문 교수진(혈액종양내과·소아청소년과 등)과 사회사업가, 원목자, 교육 이수 자원봉사자가 협력하여 임종 전후 돌봄을 제공한다2. 산재형(호스피스로 전원)과 자문형(치료과 잔류) 모델을 병행하며, 통증 관리·마사지·심리·종교적 지원을 포함한 386건의 돌봄 서비스를 수행했다3.

국립암센터 완화의료전문기관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 병동은 4인실·1인실 병상과 임종실·가족실·상담실·목욕실을 갖추며, 2015년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기관으로 승인되었다4. 전담 의사·전문간호사·사회복지사·성직자·음악·미술 치료사 등으로 구성된 팀이 주기적 돌봄 회의를 통해 신체·심리·영적 증상을 관리하고, 통증·정신건강·재활클리닉과 연계하여 다학제적 서비스를 제공한다4.

3 대한민국 호스피스·완화의료 현황 및 2028년 목표.JPG

글로벌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제2차 종합계획' 목표 달성과 시스템의 질적 향상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 방향을 제언합니다.

독일과 대만 모델을 참고한 하이브리드 통합 모델 채택: 자선(영국)이나 별도 급여(미국)에 의존하기보다, 독일처럼 완화의료를 국민건강보험 시스템 내 표준 서비스로 완전히 통합해야 합니다. 특히, 완화의료를 조정하는 일차의료 의사에 대한 수가 가산과 같은 구체적인 재정적 인센티브를 도입하여 인력 참여를 유도하고 서비스 제공 기반을 넓혀야 합니다. 이는 독일이 2015년 법안을 통해 완화의료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확장한 사례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 기반 돌봄의 공격적 확장: 대만의 성공 사례를 교훈 삼아, 지역 의원과 보건소가 재가 호스피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는 급속한 고령화 사회에서 접근성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정부의 가정형·자문형 모델 확대 목표와도 일치합니다. 대만의 'B형' 재가 호스피스 급여 도입과 KMU 네트워크 프로젝트는 이러한 정책의 효과적인 예시입니다.

엄격한 예후 기준을 넘어선 필요 기반의 대상자 확대: 미국의 '6개월'과 같은 순수한 예후 기반 모델에서 벗어나, 환자의 필요에 기반한 접근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계획대로 비암성 질환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것과 더불어, 완치 목적의 치료와 완화의료를 동시에 제공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현대 완화의료 철학의 핵심이지만 현재 한국과 미국 시스템에서는 구현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국가 주도의 대국민 인식 개선 및 교육 캠페인 투자: 호스피스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지속적인 대국민 캠페인이 필요합니다. 이 캠페인은 완화의료와 호스피스의 차이점을 명확히 하고, 완화의료가 '포기'가 아닌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돌봄임을 강조해야 합니다. 이는 완화의료 접근성을 가로막는 주요 장벽 중 하나인 대중 및 전문가의 인식 부족을 해결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견고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 미국의 NHPCO나 영국의 전자 완화의료 조정 시스템(EPaCCS)을 모델로, 이용 현황, 비용, 질 지표, 서비스 불평등 등을 추적하는 포괄적인 데이터 수집 및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증거 기반 정책 수립의 필수 요소이며, 향후 재원 확보와 제2차 종합계획의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은 시스템의 투명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개선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정책 제언들을 통해 대한민국은 선진국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하고, 모든 국민이 생애 마지막 순간을 존엄하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온정적인 돌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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