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헬기 날고 폭죽이 몇 발 터졌다.
마라톤대회 교통통제 시간을 피해 서둘러 나온 하우스.
두어 시간을 컴퓨터와 씨름하다 지루해진 눈에 옆문으로 기웃기웃 들어오는 잡초가 딱 걸렸다.
에라, 저거라도 잡아보자-
사그락 사그락 몇 번 호미질에 광대나물, 양판쟁이, 뽀리뱅이, 냉이꽃이 널브러졌다.
하지만 게으른 눈은 저기 풀 밭 끝을 자꾸만 흘끔거렸다.
마침, 텃밭을 매던 옆집 아줌마.
'이놈의 풀은 지겹게도 잘 큰다'며 말을 건네오시더니,
자기네 집 멍순이 암내 나면 우리 깐돌이에게 시집보내겠노라며 혼담을 꺼내셨다.
서투른 아낙의 호미질에 뜨거운 세상에 나온 지렁이,
발딱발딱 온몸을 꼬아대기에 다시 흙으로 덮어주고,
나도 뜨거워 들어와 버렸다.
깐돌이 혼담만 성사시킨 채.
그나저나 울 바둑이,
어머니 역전장에서 사 오신 씨앗 삼천 원 값 물어다 어디다 버렸을까?
요 녀석은 비닐봉지만 보면 환장한다.
먹다 남은 뼈다귀를 비닐봉지에 싸다 줘버릇했더니,
어제 오후 호미만 덩그러니 남겨 놓았다.
덕분에 어머니에게 한소리 들었다.
개가 무슨 죄냐? 거기 둔 사람이 죄지.
바둑아!
어디다 씨 뿌렸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