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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Jun 27. 2022

김영하 작별인사

존엄성과 절실함의 관계

김영하 작별인사가 밀리의 서재에서 1위이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마찬가지다.


내용을 알았더라면 내향에 현실주의인 ISFJ 타입인 

나는  스타일 아니라며 시작도 안했을거다.

그런데 넘기다보니 순식간에 완독,

스타일 운운하던 나는 없다.



나는    건강검진에서 약간의 이상을 발견했다.

생사를 가를 만큼 심각한 것도 아닌데  마음은 

바닥을 쳤고 동시에 살고 싶다는 절박함까지 생겼다.

마음을  잡고 힘들어 하던  아이들 생각을 하면 

정신이 번뜩 들었다.

조금 아프더라도, 조금 추레한 모습이라도 

더 오래 곁에 있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인간의 존엄성은 죽음을 직시하는 데에서 온다고 말했다. 그리고 육신 없는 삶이란 끝없는 지루함이며 참된 고통일 거라고도.


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인간이 가진 존엄성이라고 말했다.

불멸이 아닌 필멸의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삶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생긴다.

 역시 필멸의 순간이 얼마남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겪고서야 김영하 작가님이 말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느꼈다.


김영하 작가는 필멸과 존엄성을 보여주기 위해

휴머노이드 철이를 등장시킨다.

철이는 사고로 몸이 완전히 망가진다.

인간이었다면 그대로 끝이었겠지만 철이의 의식은 

백업되어 세상 어디에든 존재할  있다.

그 의식은 고양이 로봇으로, 스피커로, CCTV 카메라로 어디든 옮겨 다닌다.

철이는 육체의 상실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계속 고민한다.

나는 김영하 작가식의 인간으로의 존엄성을 느낀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철이의 고민에 같이 빠져들었다.​

철이를 만든 최박사는 휴머노이드 철이에게 다양한

기능과 능력을 숨겨놓았다.

 사용하기만 하면 휴머노이드의 한계를 극복할  

있는 능력들이었다.

자신의 능력치를  철이는 인간의 습성이 담겨있는 

자신의 의식의 보존과 소멸 사이에서 갈등한다.​

시간이 흘러 죽음을 직감했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철이는 죽음을 선택한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이 

인간이 가진 고유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유함이란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특이한 속성이다.

김영하 작가는 인간의 존엄성은 죽음을 직시하는데서

온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철이가 원한 고유함과 

내가 느낀 존엄성은 결을 같이 한다.

내가 마지막을 선택해야  순간이 된다면 

흘려보낸 수많은 시간들이  대답을 결정할 거라고

어렴풋이 짐작한다.

철이가 오랜 시간을 보낸  자신의 마지막을 

결정했던 것처럼 말이다. ​​


철이에게 작별인사는 정말 세상과의 작별이다.

독자에게 작별인사는 고유함 혹은 존엄성을 잊고 살던

태도와의 작별인사다.

인간이 아니지만 너무 인간 같았던 철이에게

우리는 인간의 기본을 배운다.

김영하 작가는 어떤 설명 없이 그저 철이를 독자 앞에 

데려다 놓고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느끼게 한다.

그래서 김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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