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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은 Keyeun Lee Jun 19. 2021

지하철 호선들을 아이콘화한다면?

Project 1: Small Multiples

이번 학기 가장 애정을 가지고 수강한 수업 '디자인사고와 커뮤니케이션'!

Small Multiples, Infographics, Data visualization을 주제로 총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포스터로 직접 인쇄까지 하는 것이 최종 과제이다. 숱한 밤을 새며 완성한 자식과도 같은 프로젝트들의 워크로그를 찬찬히 풀어나가보려한다. 


Goal of Project 1

Edward Tufte가 도입한 small multiples에서 비롯된 프로젝트로, 각자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12개의 visual list를 만드는 과제다. 톤앤매너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각각의 특색이 살아있는 visual set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Step 1: Ideation

'좋아하는 것'을 떠올려보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술'과 '서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술과 관련해 각종 술들의 매력을 캐릭터로 의인화한 버전을 생각해봤지만 ,초보에 가까운 나의 그림실력이 따라가기 힘든 품이라고 생각해 일찌감치 접었다. 이후 서울에 대한 주제들을 생각해보다가 뚜벅이인 내가 서울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때 애용하는 지하철이 떠올랐다. 그래서 수도권 호선들인 1-9호선과 자주 타는 신분당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에 대해 간략히 떠오르는대로 아이디어스케치를 글 형식으로 진행해보았다.

구체적으로 이미지를 생각하는 데 있어서 만인의 아이디어의 보고 각 호선별 나무위키와 seoul subway song을 참고하였다. 

이런게 있는지 처음 알았다!


STEP 2. 아이콘 틀 제작

아이디어들을 종합해보니 '승객'이라는 페르소나를 통해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visual list의 톤앤무드를 캐릭터로 잡고 깔끔하고 단순한 아이콘보다는 각자의 스토리가 있는 내러티브적 성격이 강한 visual들을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초기 스케치는 다음과 같이 스크린도어가 열렸을 때 지하철을 상상하며 호선 전반의 승객 이미지를 메인 캐릭터로 그렸다. 추가로 지하철 전광판에서 영감을 받아 각호선을 상징하는 키워드를 전광판에 띄우기로 결정했다. 

프로크리에이트로 쓱싹쓱싹

처음 생각한 아이콘틀은 다음과 같이 지하철 스크린도어가 열렸을 때 보이는 지하철 창 속 승객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피드백을 받으며 해당 셋이 '아이콘'임을 간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각 호선을 상징할 수 있는 것은 메인승객인데, 창틀, 지하철, 스크린도어라는 부가적 요소가 전체 아이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서 메인승객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크린도어를 걷어내고 창틀 크기를 키우고, 창틀 색에 호선별 컬러를 입혔다. 

9호선...퇴근길의 심정을 표현해봤습니다...


STEP 3. 본격 아이콘 제작

(a.k.a. 일러 <-> 프크의 무한루프)


각 승객 드로잉을 프로크리에이트로 하다보니 랩탑에는 어도비 일러를 아이패드에는 프크를 켜놓고 번갈아가면서 작업했다.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1. 일러로 먼저 지하철 틀을 만들어줍니다


2. 프로크리에이트로 승객을 그려줍니다
3. 다시 일러에서 전광판 작업을 해줍니다. 하나하나 개수 잘 세는게 관건!

각 호선별 승객 페르소나를 만들기 위해서 구글링을 요리저리 하며 다양한 실사를 참고했는데, 1호선의 페르소나를 만드는데 다음 빌런들의 요소를 모두 녹였다. (뒤에서 뭐가 들어갔는지 찾아보세요!)

익스트림 1호선

STEP 4: 레이아웃 짜기

가장 많은 시간을 잡아먹은 부분이다. 각각 아이콘을 봤을 때는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없었는데 모아두고 보니 메인 캐릭터가 묻히는 느낌이 한층 강해졌다. 노선별 색이 다양하다보니 더 조잡해보였다.

우선 전체 컨셉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제목을 고민했다. 뻔한게 싫어서 Subway나 Metro가 들어가지 않은 제목을 고민하다가 지하철이 마치 복작복작한 바쁜 서울살이를 대변하는 또 하나의 세상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울 땅 밑 지하세계 이야기'를 컨셉으로 잡고 여러 레이아웃으로 데모를 만들어보았다. 이 과정에서 조교님의 피드백을 받으며, 아이콘의 핵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서 지하철을 아예 통째로 삭제해버리고 창문만 남긴 후 그 크기를 키웠다. 

망한 데모 중 하나

그러다보니 내가 여러 창문이 나열된 느낌에에 집착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로로 3개씩 4줄을 배치해도 충분히 지하철 느낌이 났다. 제목을 중간에 배치해 시선을 확 모으는 효과를 주어 다양한 색 사용으로 인한 번잡함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 폰트는 구글폰트인 Alegreya Sans를 사용해 만화 느낌을 주며 가볍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드디어 완성!

[P1] What happens in the Underworld of Seoul?

복작복작 서울살이는 땅 밑에서도 계속된다고 하는데....  
지금 서울 지하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각각 아이콘에 대한 짧은 설명이다.

1호선: 1호선의 각종 유쾌한 빌런들.  그만큼 다들 신나셨다는거지~

2호선: 캠퍼스의 낭만 대학도 핫플레이스도 많은,  이름하여 청춘들의 호선!

3호선: 경복궁, 종로3가, 을지로, 신사,... 코리아 힙스터들의 성지 집합체

4호선: 사당, 삼각지, 서울역, 동역사,... 메이저 환승역들 놓치지 않게 귀 쫑긋!

5호선: 소음철로 악명 높은지 어언 20년. 5호선 출퇴근러들의 청력은 누가 책임지나요

6호선: 가장 평화로운 노선. 이따금 사랑이 너무 넘치는게 흠이지만... (제작자의 최애 노선이다)

7호선: 주거밀집지역과 어린이대공원을 지나서일까, 유독 가족단위 탑승객이 많다

8호선: 8호선-잠실 = 0 잠실역에서 인구 대이동이 일어나는 노선!

9호선: 지옥철. 그 외의 수식어는 사치. 출퇴근시간대 급행열차는 죽음뿐이다.

신분당선: 한사랑산악회가 애용할 노선. 청계산역 탓일까, 승객 셋 중 하나는 등산복을 입고있다

공항철도: 탈 때마다 곳곳에 놓인 캐리어를 보고 괜히 마음이 선덕선덕해진다

경의중앙선: ....언제 오는데요? 한번 놓치면 답 없는 배차 간격...


Step 5. 포스터의 컬러풀함을 살려 인쇄하기


모든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충무로 인쇄소에 가서 포스터를 인쇄하였다. 요 친구는 컬러풀한 아이였기 때문에 유광 코팅으로 마감하였다. 붙여놓고 보니 나름 멋져서 뿌듯했다 

그러나 아쉬운건 CMYK 인쇄라는 점...! 특히 8호선 핑크색 같은 경우는 거의 레드에 가깝게 인쇄가 되어 아쉬웠다. 하지만 같은 수강생분이 RGB 인쇄의 존재를 알려주셔서 이 역시 시도해보았다. 참고로 RGB 인쇄는 내가 간 인쇄소 기준 A3 이하 크기부터 가능했다. 

확실히 선명하고 왜곡없는 RGB 인쇄


 아쉬웠던 점은 해당 플젝으로 프로크리에이트 + 일러 조합을 처음 사용한 터라, 처음 프크 대지 사용을 그다지 크게 하지 않고 작업해서 프크로 그린 개체들을 벡터 이미지랑 같이 결합하고 보니 다소 찌글찌글하게 깨지는 느낌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첫 프로젝트가 아이콘이었던 덕에, 디자인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톤앤매너를 유지하며 각 요소의 특색을 살리는 방법레이아웃 구성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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