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하는 두 딸의 여행기]
2018년 8월 10일. 우리는 베를린의 숙소에서 체크아웃하고 베를린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삼 일간의 독일 베를린과 비텐베르크 투어를 마치고 오늘 체코 프라하로 이동한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국가 간의 이동을 기차로 한다.
베를린과 프라하 간의 기차 이동은 4시간이 소요된다. 베를린의 공항으로 나가고, 프라하에서 도시로 들어가는 시간과 보딩 대기 시간을 고려해보면 기차 이동이 시간이나 편의성에 훨씬 좋은 선택이라 생각이 되었다.
또한, 국가 간의 기차 이동도 해보고 싶기도 했다.
베를린 중앙역이 어느새 익숙해졌다. 처음 베를린에 와서 환승할 때, 시내 투어 갈 때, 비텐베르크로 다녀올 때 등 모두 이 중앙역을 통해서 다녔었다. 우리는 며칠 동안 익숙해진 이 곳을 통해 베를린을 떠날 예정이다.
너무 편해서 그런지 하연이와 서연이는 기차를 기다리며 플랫폼에서 자리를 깔고 앉아서 기다린다.
시간이 되어서 드디어 우리를 프라하로 데려다 줄 기차가 왔다.
유럽여행에서 도시간 이동 중 몇 번 기차를 이용했었지만, 이번 기차는 또 다르다.
영화에서 보던 객실이 있는 기차다.
'오~객실이 있는 기차다!! 신기하다.'
각 객실은 6인실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리가 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동안 나머지 자리의 주인은 중간에 몇 번 바뀌었다.
국가 간 이동하는 기차지만, 중간중간마다 정차해서 사람들이 내리고 탔다.
입석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젊은이들이 친구들과 여행하면서 입석으로 이용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남녀를 불문하고 저 좁은 복도에 다 누워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 객실 앞에 여러 사람이 비좁게 누워있어서 나올 때마다 양해를 구하고 나올 정도였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이다.
책도 보고, 영상도 보고, 수다도 떨고 해 보지만, 네 시간 이동은 역시 지루하다.
그래서 서연이와 잠시 식당 칸을 구경하기로 했다.
엉덩이 가벼운 서연이는 오래 앉아있기가 힘들다.
복도에서 누워서 쉬고 있는 사람들을 조심히 피해서 겨우 겨우 식당 칸으로 놀러 갔다.
아직 가져온 커피와 음료도 남았고, 뭘 사기도 애매해서 웨하스를 사봤다(사진이 없어서 다른 곳에서 캡처함).
요즘은 한국 편의점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그때까지는 우리에게 생소한 브랜드의 웨하스였다.
'와~ 너무 맛있는데?'
이날 이 과자의 맛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나는 지금도 가끔 사먹고는 한다.
그날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프라하 중심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호스텔이다.
여러 개의 룸들이 있고 공용 샤워실과 다이닝룸이 따로 있는 형태다.
위치도 좋고, 시설도 깔끔하고, 보안도 괜찮다.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아서 편안하게 사용하는 분위기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이용하는데, 가끔 젊은 친구들 중에 시끄러운 그룹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비용도 체크의 물가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어서 그런지 도시 중심지와의 거리가 가까운 것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신시가지와 가까워서 이곳저곳 투어 하다가 숙소에 자주 들어와서 식사도 하고 쉬기에 부담이 없는 딱 좋은 위치였다.
우리는 프라하에 도착해서 바로 숙소 체크인을 하고 간단히 짐을 정리했다.
다이닝 룸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오면서 구입했던 빵도 간식으로 먹었다.
'자! 또 새로운 도시의 투어가 시작되었다. 아직 낯설지만 이 도시에 대한 기대도 생기지?'
베를린에서 기차로 프라하로 오다 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숙소로 이동하고, 짐 정리하고, 식사를 하다 보니 시간이 벌써 오후 중반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프라하의 첫날 투어는 바츨라프 신시가지 광장과 카를교 인근에서 보는 야경투어로 잡았다.
숙소에서 5분 정도 걸어 나오면 바로 지하철과 트램을 만날 수 있다.
프라하에서는 트램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트램은 연식이 되어 보이는 구식 트램과 신식 트램이 섞여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구식 트램이 더 예뻐 보였다.
'역시 레트로가 대세인가?'
저 트램 색상이 프라하의 시그니처 색상인 것 같다. 건물의 벽과 지붕도 저 배색이니 말이다.
아무튼 우리는 프라하에서 트램 타는 것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우리는 트램을 타고 가까운 바츨라프 광장으로 이동했다.
바츨라프 광장은 프라하 신시가지에 있는 광장이다. 보헤미아의 수호성인 바츨라프 1세 공작의 이름에 유래했다고 한다. 프라하 역사지구의 중심이며, 국립박물관과 성 바츨라프 기념동상이 있는 곳이다.
주위에 식당이나 상가들이 많다.
다른 날에 다시 이 인근을 투어 할 예정이어서 오늘은 기념샷만 찍고 식사 후에 야경을 보러 갈 계획이다.
저녁 식사를 위해서 블로그를 통해서 추천받은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에서 제대로 된 레스토랑을 처음 가보는 것 같다.
사람들이 추천하는 그 레스토랑은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다.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서 (볼타브) 강변 쪽으로 이동해서 기다렸다.
우리는 어두워질 때까지 벤치에 앉아서 기다렸다.
멋지고 평화로운 풍경 앞에서 쉼의 여유를 즐겼다.
점점 어두워지면서 달라지는 주위와 하늘이 멋있다.
늘 그렇듯이 하연이와 서연이는 서로 장난도 치고, 사진도 찍으며 놀고 있다.
왼쪽 멀리 근처에 야경의 핫플인 카를교도 보인다.
드디어 하늘이 까맣게 변하고, 주위가 어두워졌다.
그리고, 저 멀리 프라하 성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강변길을 따라 카를교 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카를교 쪽에서 프라하 성을 보며 야경도 즐기도 사진도 찍어보았다.
카를교는 양편에 탑이 있다. 성 쪽은 말라스타라나 교탑, 우리가 왔던 구시가 쪽은 구시가교탑이라 불린다.
붐비는 사람들 사이에서 걷다가 구시가교탑을 올라가 보기로 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교탑을 좁은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하연이가 힘들다고 툴툴거린다. 하지만, 탑 위에서 보면 야경이 더 멋질 거라며 설득하며 올라갔다.
드디어 탑 위로 올라왔다. 이미 이 곳에도 사람이 많다. 요즘 같은 때는 상상할 수 없겠지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투어하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나는 사람도 관광요소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여기 높은 곳에 보이는 프라하의 야경은 정말 멋있다.
우리는 탑에서 내려와 집으로 가는 길에 그 인근의 구시가 길을 걸었다.
오래된 건물들이지만, 여전히 멋있다. 조명은 그 멋스러움에 더 강조점을 주는 듯 하다.
우리는 사람들 틈에 끼어서 발바닥 투어 중이다.
나는 워낙 도시를 걷어 다니며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런 발바닥 투어가 재미있고 익숙하다.
하연이 서연이도 어릴 때부터 늘 여기 저기 따라다녔던 터라 잘 다닌다.
우리는 길 중간에서 프라하의 유명한 빵인 뜨르들로 가게를 만났다.
시식 리스트에 있는 것이서 우리는 바로 구입해서 먹어봤다. 플레인으로.
'아~ 너무 맛있어!!'
이것이 발다닥투어의 묘미겠지? 스트리트 푸드!!
나는 지금도 이 빵이 생각난다.
이렇게 프라하에서의 첫날 투어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