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이 글 절대 읽지 마세요

당신의 삶이 빛날지도 모르니까요

by 키랭이

탈모가 언제부터 놀림거리가 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그 역사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성경 속 인물부터 고대 희극, 로마시대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늘, 언제나 탈모와 함께 해왔다. 하지만 내가 장담하건대, 그때부터 지금까지 탈모는 단 한 번도 놀림을 받지 않은 적이 없다. 앞에서는 무관심한 척해도, 뒤에서는 늘 웃음의 소재가 되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탈모를 주제로 글을 쓴다는 건 내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굳이 잘 숨기고 있던 나의 빛나는(?) 삶을 대중에게 드러내어 나를 깎아내릴 필요가 없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스며들 때 즈음 나의 긍정 회로가 다시 동작하기 시작했다.


불안과 우울을 오랫동안 겪었던 나는 나만의 긍정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할 수 있는 힘. 어떤 순간에도 웃을 수 있는 여유. 그 시스템 덕분에 나는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해 평범한 삶을 살 수 었다.


눈치챘겠지만, 이 글은 머리카락을 되살리는 비법도, 탈모 치료의 묘약도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눈물 대신 웃음을, 절망 대신 위안을, 숱 대신 삶의 풍성함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만 권할 뿐이다. 그리고 내가 만든 이 긍정회로를 조심스럽게 나누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제발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지인, 사랑하는 가족들큼은. 다행히도 많이 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만일 지금 읽고 있다면, 딱 여기까지다.)


하지만, 혹시라도 읽게 되었다면, 이것만은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이 책의 주제는 빛나는 머리가 아니라, 한 남자의 빛나는 삶이라고, 평범한 삶 속에 긍정과 웃음을 잃지 않고, 육아와 살림, 직장생활을 해 나가는 남자의 록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