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2050 Net Zero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9월, 기술 한입 8화 "미국은 왜 IMO Net Zero Framework를 반대할까?"에서 10월에 예정된 국제해사기구(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 (Marine Environment Protection Committee, MEPC) 특별회기'에서 'Net Zero Framework (NZF)' 채택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라고 했다.
IMO는 지난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 특별회기에서 NZF 시행 시점을 기존 2026년에서 2027년으로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출처: IMO 홈페이지>
해상 운송은 세계 무역의 약 90%를 담당하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3%를 차지한다. 그렇기에 해상운송은 온실가스 감축 논의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NZF 요지는 국제 수역을 항해하는 5,000톤 이상 선박은 IMO가 정한 온실가스 집약도 (GFI, Green House Gas Fuel Intensity)를 기준으로 감축 목표를 준수하면 인센티브를 받지만, 달성하지 못하면 탄소세를 내는 조치다. 목표는 해상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zero로 하기 위함이다.
NZF는 탈탄소 연료 개발 및 공급 확대를 하고, 효율적인 선박 설계 및 운항을 유도하고, 배출이 많은 선박에는 비용 부담을 준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서 2023년 MEPC 80에서 'IMO 선박 온실가스 감축 전략'이 채택되었다.
올해 4월, MEPC 83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63개국 찬성, 16개국 반대, 24개국 기권으로 감축 전략이 승인되었다. 감축 전략은 NZF로 만들어졌으며, 이번 MEPC 특별회기에서 채택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글로벌 그린 사기세(Global green new scam tax)'라 비판하며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미국은 협약 수용을 전면 거부하고, 찬성국들을 상대로 관세와 비자 제한 등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결국 특별회기 마지막 날에 사우디아라비아는 '1년 유예' 결의안을 공식 제출했고, 투표 결과 57개국 찬성, 49개국 반대, 21개국이 기권함에 따라 1년 유예 결의안은 가결됐다.
흥미로운 점은 MEPC 83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우리나라와 일본이 이번에 기권한 걸로 보도되었다. (출처: Reuters)
미국의 압박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동시에 암모니아, 메탄올, 수소 등 이른바 친환경 연료 공급망이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다는 현실적 우려도 작용했을 것이다.
규제를 너무 빨리 도입하면 준비되지 않은 관련 업계는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으로 IMO 2050 탄소 중립(Net Zero) 목표 달성은 불투명해졌다. 이는 곧 친환경 연료 및 선박 기술 개발 속도가 그만큼 늦춰지고, 그에 따른 투자도 주저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세계 Top 조선사를 보유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이번 결정은 아쉬움이 남는다. NZF가 예정대로 채택되었다면, 친환경 선박 수주가 늘며 기술 경쟁력도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그만큼 기술 개발과 탄소세 대응전략 준비 기간이 더 생겼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IMO Net Zero 목표는 바뀌지 않았다. 진행 속도만 조절되었을 뿐이다.
해운업계는 당분간 LNG 연료 추진 선박을 주력으로 하되, 향후 메탄올이나 암모니아로 전환할 수 있는 'Ready 선박'을 중심으로 발주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