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99 부지런한 그녀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by 키카눈넝



작년 나의 일과는 아이들의 울음소리 또는 일어나 소리와 함께 시작됐었다.

새해에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보자 하루의 시작을 나의 의지로 시작해야겠다 다짐했다.

그래서 용감하게도 알람을 5시 반으로 설정했지만,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다. 그래, 처음부터 너무 많은 변화를 주려고 한다면 아마 금방 지칠 것이라 예상했다.

다시 계획한 시간은 아이들이 원래 일어나는 시간에서 한 시간 빠른 7시! 7시면 가능하지!라고 생각했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 일어나면 잘한 것.


어느 날은 6시 50분에 눈을 뜨고 아이들이 깨지 않게 아주 조용히 몰래 남편의 작업실 방으로 향했다. 따뜻한 물 한잔을 가지고.

따뜻한 물 한잔으로 목을 적신 뒤 좁은 방바닥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펼쳤다.

한참 이 여유로움과 어떤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며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을 즈음! 무슨 소리가 났다.

벌써?

콩콩콩콩 발걸음 소리와 함께 내가 있는 방문이 조심스레 열였다. 아니 이런 날에는 또 어떻게 알고?!

아직 이른 아침이니 조금만 조용히 있어달라 부탁한 뒤 엄마는 책을 마저 읽겠다고 말했다.

제법 말이 통하는 첫째는 끔뻑 끔뻑 잠에 덜 깬 눈을 가지고 앉아있었다. 곧이어 엄마 엄마 소리와 함께 둘째의 등장!

이렇게 나의 짧고 짧은 아침의 여유가 강제 종료되었다고 한다.



남편 왈

“그럼 아예 5시에 일어나면 여유로울 거야~”


‘그래... 말이 쉽지 그땐 정말이지 못 일어나겠단 말이야!’


또다시 내일은 월요일, 과연 나는 몇 시에 일어나 어떠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게으른 엄마는 부지런한 엄마가 되기가 참 힘들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98 2022년 새해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