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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키 Jul 16. 2024

서울에서 부산으로, KTX 타고 코칭 배우기

KAC 공식 코치가 되는 여정 (2)

그렇게 결심하고 듣게 된 코칭 수업은 총 5번, 전체 18시간으로 첫 수업은 경신코치님이 거주하시는 부산에서 한번, 그리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독특한 구조였다. 이미 한번 여행으로 방문한 적이 있어 친근한 부산에서 현장감 넘치게,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수업을 배울 생각에 설렜다. 


전체 수업 중 개인적으로 인상 깊고 애정했던 수업은 첫 번째, 오프라인에서 진행했던 수업이었는데 적극적으로 우리가 코칭에 듬뿍 빠져들 수 있게 진행되었던 과정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의 개념을 배우면 중간중간 서로의 의견을 듣고 핑퐁 하거나 워크샵을 통해 나의 생각을 바로 꺼내보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이 섞여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코칭에 대해 배운 이야기들과 인상 깊었던 순간들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1. 내가 생각하는 리더십 정의하기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마주한 재미있는 문장이 있다. 바로 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60% 정도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된다는 피터 드러커 박사님의 말씀이다.(기업 말고도 모든 것이 그런 것 같다..) 그만큼 어떻게 소통하는지가 엄청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런 맥락에서 현대의 리더들은 구성원들이 잠재력을 발휘하게끔 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아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결국 소통과 리더십은 뗄 수 없는 관계 같다. 리더와 팀원들은 반드시 소통을 해야만 하고, 그리고 그렇게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발현되기 마련이니까.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나는 리더에게 어떤 것을 기대하고 있었던 걸까?


자연스럽게 이 질문에 응할 수 있도록, 경신 코치님은 각자가 생각하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사진으로 정의해 보는 워크샵을 진행해 주셨다.

나는 다른 이를 엎고 있는 사진과 돋보기로 관찰하는 사진을 골랐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정의하는 리더십은 일의 장애물, 문제, 어려움을 찾아 해결해 주는 것이었고 본질적으로 팀원이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돕는 사람이 리더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걸 깨달은 순간, 내가 왜 그렇게 팀장님들과 많이 부딪혔는지 알 수 있었는데(아마도 내가 생각하는 리더와 팀장님이 생각하는 리더십이 달랐던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동시에 이제까지 마주쳤던 많은 팀장님들이 스쳐 지나가며 묘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부딪히고 개인면담에서 불만을 자주 이야기했으면서 정작 내가 가장 바라는 리더의 기준이 무엇인지 몰랐다는 게 참 이상하다.


이후, 각자가 생각하는 리더십을 모두 모아 총 6명이 생각하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한 줄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토론하는 과정들을 거쳐 우리가 생각하는 리더십은 "포용의 마음으로 솔선수범하며 각 개인의 역량을 향상 시켜주는 것"이라는 내용으로 정리되었는데 개인이 생각하는 리더십이 다 다르지만 결국 본질은 하나라는 것이 신기했다.

함께 우리가 생각하는 리더십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



2. 코칭의 시작은 경청에서 부터


워크샵을 마무리하고 본격 코칭 개념을 배우며 코칭의 3가지 스킬을 배워나갔다.


코칭 스킬은 총 3가지로, 마음을 알아차리는 경청과 잠재성을 이끌어내는 질문긍정적/발전적 피드백이다. 우리는 때로 남보다 나에게 더 집중하며 상대방의 신호들에 집중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그때마다 '내가 너무 경청을 안 하네~'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러한 경청도 훈련이 필요하며 서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먼저 되어야 경청이 자연스럽게 실행되며 이런 대화 속에서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대화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엄청난 스킬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저 서로에 대한 애정 어린 호기심이 가장 중요한 키였다.

나는 코칭 교육이 끝난 지금도 종종 코칭을 하는데, 간혹 코칭이라고 했지만 1:1 상담처럼 묵직해지고 코치에게 의존적인 대화 흐름으로 바뀔 때가 있다. 혹은 취재하듯이 딱딱한 질문 속에서 나만 말하면서 진행되기도 하는데, 나는 코칭이 서로, 혹은 상대방이 말을 더 많이 하고 나는 더 경청해야 하는 코치의 입장인데 많은 분들의 대화가 일방적인 모습이 많아 아쉬웠었다. 그런 경험들을 하면서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 바쁘고 팍팍한 상황에서 어쩌면 사람 대 사람에서 가장 중요한 '호기심'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어느새 늘 경계하고 긴장하는 사회 속에 있다고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호기심이 충분히 하더라도 올바르지 않은 질문을 할 경우에도 소통에 단절을 부른다. 이 경우는 닫힌 질문을 하는 경우인데,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그 사람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열린 질문'을 해야 한다. 돌아보니 내가 즐겁게 대화했던 사람들은 나에게 열린 질문을 많이 해줌으로써 내가 그들의 대화에서 마음편히 내 생각을 펼쳤던 것 같다. 그러나 정작 쉽게 판단 받고 결론을 듣기 싫어하는 나조차도, 이제까지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에 너무 답을 내려서 질문을 준 적이 있지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다. 


그런 맥락에서 질문이라는 것은 참 재미있다. 엄청 대단한 것이 아닌, 단순히 상대방을 위한 질문을 한 것 뿐인데 열린 질문을 통해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또한 훈련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모든지 배우고 훈련함으로써 우리는 모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데 왜 그걸 항상 일에만 접목했을까? 꼭 대화뿐 아니더라도 스스로 고민이 있을 때, 나 자신에게도 열린 질문을 통해 더 확장되게 생각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3. 긍정이 전부다.


그러나, 이런 외부적인 스킬들을 모두 제치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으로 대하는 태도였다. 코치님은 EBS 다큐를 하나 보여주셨는데 엄마와 아이가 공 던지기 게임을 하는 실험이었다. 

영상 출처 : https://youtu.be/zoXmdrMU-qU?si=RQ1xWV1SaD9ujxdZ&t=2130

공을 많이 넣은 아이들의 대화에서 어머니들은 계속 잘한다! 는 말을 연속으로 뱉는다.

공을 잘 못 넣어도 괜찮네, 잘하네. 라는 긍정 언어를 계속 듣는다. 반면, 공을 잘 못한 어머니는 계속 '아니' 혹은 '그렇게 하지 말고' 같은 부정의 표현을 계속 뱉는다. 


즉, 엄마의 긍정적인 말이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착각을 만든다.


틀리더라도 결과가 아닌 노력에 집중해서 칭찬을 들은 아이들이 훨씬 결과가 좋았다는 실험결과에 깜짝 놀랐다. 틀려도 된다. 시도한 것 자체에 칭찬을 해주고,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긍정적인 표현, 혹은 칭찬에 인색하다. 그래서인지 어떤 분은 나에게 칭찬을 되게 잘해준다는 말을 하신 적이 있는데 어느 정도의 물질적 풍요가 갖춰진 우리나라에서 사실 가장 부족한 것은 우리 서로를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는 모습 같다. 이런 말을 하는 나 또한 이런 이야기를 내 주변, 가족들에게 자주 하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외적으로는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나조차도 가장 가까운 애인에게는 종종 부정의 표현을 사용한다. 이런 표현들이 우리의 관계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당연하지만,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것 같다. 어쩌면 우리는 계속 자기계발을 하고 무언가 채워 넣으려고 하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당연한 것들만 실천해도 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은지.. 갑자기 이런 도사 같은 생각이 들었다. 


멋진 스킬보다 결국 긍정적인 표현들, 상대방의 노력을 알아주고 격려해 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마무리 소감


사실 이때 당시 첫 번째 강의를 제작 중이었던 상태라 무리한 일정이었고 예상한 대로 너무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해냈다는 것이 너무 스스로가 대견하고 뿌듯했다.(심지어 혼자 부산까지 와서 공부하는 나? 너무 멋져...) 게다가 수업을 들어온 분들 대다수가 나보다 훨씬 인생 선배들이었는데 다들 가지각색의 이유로 수업을 들으러 왔지만 비슷한 결을 갖고 있었다. 이렇게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들과 순차적으로 배움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1. 워크샵 종료 후 한컷 2. 코칭 시연 연습 중, 날카로운 밀라님의 코칭 이야기
칭찬/격려 의자게임.. 넘 따뜻 ㅠㅠ(나 롱다리?) / 코칭교육 온라인 쉅 인증샷

한편으로는 따뜻함과 사람이라는 키워드와는 약간 거리가 먼 IT 분야에 오래 일했어서 인지, 점점 디지털화되고 효율, 기술에 집중되어 가는 딱딱한 세상 속에 있다가 코칭이라는 것을 마주하니 기분이 몽글몽글했다.  

오프라인에서 서로의 의견을 건강하게 주고받으며 북돋아주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소중했다. 이런 경험을 더 일찍, 더 오래 했다면 어땠을까?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서로를 솔직하고 따뜻하게 바라보고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변했지 않을까? 


이번 글에서 유난히 않을까? 아닐까? 하는 질문 방식의 문장이 많았는데 답이 내려지지 않은 아직 날것의 생각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 이 문장들이 다듬어져 언젠가 이 경험들을 후배들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 내가 엄청난 사업가나 코치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이 되는 것이 기여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답이 코칭이라면 열심히 알려주고 싶다. 




코칭을 배운 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나름 교육받은 지 어느새 7개월이 지나, 교육에 대해 상세한 소감을 나눠보자면 평소 관계를 더 잘 개선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항상 실행은 안되고 기존의 내 습관이 반복돼서 스스로 자책하는 것이 많았다면 지금은 관계에서 문제가 있을 때, 내 말을 하기보다 경청 스킬 그대로, 차분히 먼저 듣고 공감해 주고 인정해 주니 빠르게 관계가 회복된 적이 있었다. 코치님께서 대화를 계속 내 사운드로 채우지 말고 침묵과 기다림을 해주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실제로 바로 적용되는 부분이 신기했다.




누구에게 이 수업을 추천하나요?


나는 이 코칭 수업을 내 또래 친구들에게 더더욱 추천하고 싶다. 특히 3-5년 차 직장인 친구들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데 이 연차부터는 얼추 업무 스킬도 다져졌지만 리더와의 관계, 피드백 수용 자세 등 소프트 스킬적인 부분에 어려움이 많아진다. 그리고 놀랍게도 아무도 이걸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다. 자칫하면 나처럼 자책만 하게 되며 부정의 수렁으로 가기 마련인데, 사실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냥 우리는 잘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며, 그 방법은 '코칭'에 있다. 


다시 팀장님과 대화하던 직장인 키키로 돌아간다면, 매번 불만과 개선해 달라는 의견을 여러 명의 팀원들에게 듣느라 외롭고 고단한 팀장님의 마음을 헤어리고 먼저 그의 말을 경청하고 인정하는 말을 하며 대화를 시작했 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수업을 직장인에게 더더욱이 추천한다 :)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리더라면, 필수 교양 항목이니 이 부분은 말을 줄이겠다.


2023년 11월, 작년의 경험을 2024년 7월에 회고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수업 끝난 후, 다음날 광안리 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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