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고 싶지만 그럴 공간이 없다...
한 해의 가장 더운 달, 7월입니다. 가장 덥고 불쾌하고 예민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여러분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이 더운 여름 좀 시원한 영화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았어요. 역시 포스터부터 시원한,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영화 <프리윌리>입니다.
동물을 좋아하시나요? 소나 돼지를 좋아하신다구요? 아마도 한우나 삼겹살을 좋아하시는 것이 아닐까 싶지만... 아, 물론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그것과 별개로 반려 동물을 키우시거나 동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딱 안성맞춤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시원하고 멋진 포스터로 영화는 보지 못하셨어도 카페나 호프집에서 여기저기 걸려 있는 액자 속 포스터는 한 번쯤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귀여운 외모의 귀요미 범고래(호랑이 범)는 자칫 온순한 동물로 비춰질 수 있는데, 길이가 10미터에 달하며 바다 위에서는 사실상 천적이 없는 포악한 최상위 포식자입니다.(그래서 영문 이름도 Killer Whale) 날렵하고 유연하며 힘 세고, 사냥감에 대한 끈기도 있습니다.
인간처럼 사회 생활을 하고 무리 지어 전략에 따라 사냥을 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아이큐는 80~90 사이로 인간 어린 아이 정도의 지능이라고 하니 문무를 모두 겸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바다 위의 이순신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이들은 똑똑한 동물의 대명사답게 그들 사이에 소통하는 언어가 있으며(미국 고래와 한국 고래 간 언어도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통역 역할을 하는 고래도 있다고 하네요.) 집단 내에서 전파 교육도 하여 그들 집단에서 쌓인 노우하우와 지식을 전수하기도 합니다.
상어 중 가장 강력한 사냥꾼으로 일컬어지는 백상아리(영화 죠스의 주연)를 공격해 잡아먹기도 합니다. 백상아리도 매우 포악한 포식자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능이 낮고 범고래와 체급에서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범고래는 대략 5~7미터, 백상아리 3~4미터) 심지어 범고래는 자신보다 더 큰 상대와도 여럿이서 힘을 합쳐 팀을 이루어 공격을 하고 또 끈질긴 성격과 승부 근성, 그리고 포악함이 있기 때문에 지구상 그를 대적할 만한 상대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네요.
이렇듯 무서운 범고래이지만 인간을 공격해 죽였다는 학계의 보고는 없으며 인간에게 비교적 온순한 태도를 보인다고 합니다. 이런 포악(?)한 최상이 포식자 맹수가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범고래가 유일무이한 동물이라고 합니다. 심지어는 작은 어선이 백상아리 떼에게 포위되었는데, 갑자기 백마(?)타고 범고래가 나타나 인간을 위협하는 백상아리를 쫓아내고 유유히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수로 공격했다가 도망(앗! 내가 인간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ㅠㅠ 튀자.)간 적은 있다고 하니 만나면 조심하세요. 그리고 인간을 삼켰다가 먹이가 아님을 깨달은 범고래가 뱉어내었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엄마에게 버림 받고 사람들의 보살핌을 온몸으로 거부하며 뒷골목에서 터프하게 살아가는 한 소년, 제시가 있습니다.(제가 참으로 좋아하는 <비포 선라이즈>의 에단 호크도 제시입니다. 뭘 제시한다는 걸까요?) 그리고 역시 가족들과 떨어져 동물원에 홀로 남겨져 인간과의 접촉을 거부하는 한 마리의 범고래, 윌리가 있습니다. 고아라는 동질감과 동병상련의 비슷한 아픔이 있었던 것인지 둘은 친구가 되고, 갈등 끝에 제시는 윌리를 가족의 품으로, 대자연의 품으로 안겨줍니다. 윌리를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윌리 역할로 캐스팅되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범고래의 이름은 케이코입니다. 일본 여성 이름인데 우리 한자로는 경자, 慶子(경사 났네~♪ 경, 아들 자)입니다.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에 몸서리치는 고독한 연기, 자신을 돈벌이로 보는 사람들을 향한 분노하는 연기, 죽음의 위기 순간의 공포를 느끼는 눈빛 연기, 눈물 연기 등 모든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인간이 아닌 고래 배우로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차라리 일반 인간 연기자의 연기보다 좋다고 느껴질 정도) 케이코는 영화 흥행 이후 영화에 감동 받은 사람들의 관심으로 물심양면 지원을 받아 결국 야생 적응 훈련을 거쳐 처음 인간에게 잡혔던 아이슬란드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인간 친구가 그리웠는지 자연으로 돌아간 1개월 후 노르웨이까지 1,400km를 헤엄쳐 마을 근처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기를 알아보는 팬들과 노는 것은 물론 등에 기어오르는 것도 허락했다고 하는데, 이후 결국 무기력,우울증 등으로 식욕 부진에 힘겨워하다 다시 진정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네...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죠.
인간과 범고래의 우정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시원한 가족 영화 <프리윌리>, 친구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p.s. 영화가 끝나고 지금은 고인이 된 마이클 잭슨의 명곡 중 하나인 'Will you be there' 와 함께 범고래의 아름다운 유영이 펼쳐지는 보너스 영상을 놓치지 마세요. ^^
written by 최종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