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반백수가 둘이다. 최근에 아내가 육아휴직을 했기 때문이고, 나는 복직을 하지 않고 휴직을 연장했다. 휴직을 연장한 이유는 제주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달에는 아내 월급이 들어오겠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 내 육아휴직수당도 나오지 않고, 수입원이 거의 없다.
그동안 모아 놓은 비상금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다. 부모님들은 일주일 정도만 짧게 다녀오지 왜 이렇게 길게 여행을 가나 하신다. 하지만 부부 둘이 이렇게 같이 쉬는 경우는 나중에 노년이 되어 은퇴를 하기 전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일반적으로 애를 낳고 사는 경우에는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래서 길고 긴 우리의 인생을 생각하면 아주 중요한 시간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침 장모님 생신이 제주 여행 기간이라 장모님과 장인어른을 제주의 숙소에 오시게 하여 같이 좋은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어제는 여행을 가기 전 미리 차량을 점검했다. 미리 카센터를 예약한 뒤 엔진오일을 갈고 워셔액 보충, 타이어 공기압 체크, 브레이크 등을 점검했다. 사장님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고 나간지도 몰랐던 브레이크 등을 갈았다. 제주도를 가지 않았으면 브레이크 등이 나갔는지도 모를 뻔했다.
차량 점검 후 아내와 함께 동네 호수 공원을 산책했다. 둘이 같이 평일 낮에 산책을 하려니 처음에는 좀 낯설었다. 둘 중의 한 명은 항상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휴직을 하면서 혼자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한 경우는 많았지만 둘이 같이 걸으니 외롭지 않아 좋았다.
같이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 이야기에서부터 재태크, 정치까지 여러 이야기를 했다. 혼자 걸었다면 한 바퀴 도는 게 지루하고 힘들었을 수도 있었지만 둘이 같이 걸으니 힘이 났다.
지금까지 같이 걸어온 시간보다 앞으로 같이 걸어갈 시간이 더 길다. 앞으로도 둘이 손을 꼭 잡고 우리 아이들과 함께 걸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