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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Mar 20. 2024

공부몸을 만들어주자


과학이 밝혀낸 사실 중 새삼스럽지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뇌의 발달은 평생에 걸쳐 이루어진다'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머리는 타고난다.', '공부머리는 정해져 있다.'라는 거짓 통념에 대한 통쾌한 반격입니다.



타고난 인지 능력의 차이는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적절한 자극을 통해 뇌가 일생에 걸쳐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출발점이 다르다고 해서 그 차이가 도착점까지 이어질꺼라 단정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변할 수 있고, 그 변화의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놓지 말아야 할 사람이 바로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이 아이는 공부로 성공할 가능성이 없어요. 미리 결단을 내리세요."라고 해도 "나는 이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요. 하는 데까지 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건 부모뿐이지 않을까요?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



이 문장을 이렇게 바꿔 보면 어떨까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모두 엇비슷하고,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못 하는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공부량'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효율은 일단 내버려 두고 공부에 투자한 절대 시간, 교재의 양을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합니다.



부족한 게 아니라면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처럼 공부를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행위를 저는 '유사공부행위'라 부릅니다.





공부몸을 구성하는 요소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기관만큼이나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 제가 주목하는 핵심 구성 요소는 다섯 가지입니다. 공부 마인드셋, 공부 자존감, 개념의 정교성, 생각하는 힘, 그리고 주도성입니다.





한 분야에 능숙해지기 위해 어떻게 하는가를 보면 앞으로의 인생에서 어떤 태도를 갖추고 살아갈지 대강 예측할 수 있습니다.



공부행위가 단순한 행위에 머무르지 않고 그 학생의 진짜 공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습이 일어나야 합니다.


즉, 공부행위가 아니라 학습이 일어났는지의 여부가 중요합니다.





세상 대부분의 일은 노력 없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젓가락질을 잘하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부 역시 노력 없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공부를 잘하려면 특별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자연스럽게 이뤄질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공부에서 말하는 '자연스럽게'는 '방임'의 또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부모들이 '자연스럽게라는 착각', '자기주도학습이라는 신화'에 빠지기 쉽습니다. 성장 과정에는 '안에서 미는 힘'과 '밖에서 당기는 힘', 둘 다 필요합니다.





아이 역시 자신만의 권리를 타고난 엄연한 인격체입니다. 사랑하지만 일정한 선을 지켜야 하는 대상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수학의 세레나데는 끝났다'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중학교 첫 중간고사 후 수많은 학생이 학원을 바꿉니다. 분명 잘하던 아이가 받아 온 납득하기 어려운 점수를 부모들이 인정하기 싫은 겁니다.


초등이라는 잠복기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공부몸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건강한 공부몸이 갖춰진 아이는 본인이 무엇이 될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학생 체육 엘리트들은 고등학교까지 여러 종목을 겸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미식 축구와 야구 또는 농구를 같이 하다가 프로 세계에 들어가면서 종목을 선택하는 식이죠. 


저도 제 아이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입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로서 제가 할 일은 아이가 무언가가 하고 싶고 무언가가 되고 싶은 순간이 왔을 때 스스로를 활용해서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공부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쉽게 균형을 잃지도 않고 잠시 놓친 균형을 금세 회복합니다.





내 생각을 한 발짝 떨어져서 낯설게 보고, 내가 했던 생각을 하나씩 검증해 보는 과정 자체가 엄청난 공부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공부몸은 무럭무럭 성장합니다.





변화는 변화를 원하는 사람에게만 일어납니다. 변하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을 변화시킬 방법은 없습니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공부 불꽃이 일어나야 합니다. 같은 시간, 같은 노력을 들여 공부하더라도 아이의 가슴 속에 불씨가 있느냐 불꽃이 있느냐는 다른 결과를 만듭니다.





성적에 일희일비하는 부모의 마음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공을 쫓는 마음, 성적을 우선시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기본기입니다. 기본기가 잡히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부상처럼 따라옵니다.





선행학습의 가장 큰 부작용 중 하나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힘을 약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공부 마인드셋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부모입니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내 마인드셋이 대응 방식을 만든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학습자에게 필요한 궁극의 동기는 '공부의 과정' 그 자체에서 찾아야 합니다.



배운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는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답은 내 아이에게 있습니다. 출발점은 아이의 지금 공부몸입니다. 즉, 내 아이의 현재 상태입니다. 공부몸이 건강하면 자연스레 학습의 수레바퀴를 혼자서도 힘차게 굴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제대로 된 공부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와 공부에 대한 오해가 만들어 낸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분별되지 않을 때 생깁니다.



힘으로 문제를 넘기 위해서는 '적당히 건강한 공부몸'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어려움'을 만나야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이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최우선이고, 어떤 개입이든 현재 아이의 상태에서 출발하는 게 맞습니다.





사고력은 결국 생각하는 힘입니다. 생각하는 힘이란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그에 도움될 만한 내용을 떠올려 보고 하나씩 적용해 가는 힘을 말합니다.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뜻대로 안 된다고 좌절하지 않는 꿋꿋함을 포함합니다.



당장은 잘 안되지만 결국은 풀리고 말 거라는 믿음, 설령 문제를 못 풀더라도 고민하는 이 과정이 나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마인드, 그래서 조금씩 내 공부몸이 더 강해질 거라는 확신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혼자 힘으로 문제와 마주할 기회,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천재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게 아니라 내가 아는 걸 논리적으로 늘어놓으면 충분하다는 배짱이 필요합니다.





시작은 자녀 교육에도 전략이 필요함을 인정하는 것부터입니다.





초등은 입시를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니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지금은 옆에 끼고 봐줄 수 있다 하더라도 결국은 아이가 혼자 공부해야 하는 시기가 옵니다. 그 시기에 어떤 공부를 하느냐를 결정하는 건 지금의 공부몸입니다. 그러니 나중의 성적을 위해서라도 초등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은 건강한 공부몸을 만드는 일입니다. 



공부몸이 건강할수록 부모의 의도가 먹힐 가능성은 커집니다.



초등은 막다른 승부처가 아니라 긴 여정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만약 어릴 때로 돌아가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비트코인,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살게요? 일까?



초등학교로 돌아가면 신나게 놀거에요? 일까?



지금 만약 초등학생이 된다면 제대로 공부를 차근차근 해 나갈 것이다.



기초를 탄탄하게 쌓고, 무너지지 않는 공부몸을 만들 것이다.



기본이 튼튼하면  흔들릴수는 있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평생동안 발달하는 뇌라고 하는대 당신의 아이를 지금 포기할 것인가?



이제 시작이다. 내 아이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어주고 함께 가자



문제집 한 장만 풀어보자 딸아 !!!!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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