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놀이공원을 참 좋아합니다.
저희 아이들도 마찬가지죠.
토요일 내내 놀이공원 가자는 말에 시달리고,
일요일 아침 일찍 '서울랜드'에 가기로 했습니다.
일요일 아침 7시 30분, 먼저 스스로 일어난 첫째 사랑이,
그리고 아직 누워 있던 둘째 행복이를 깨워 밥을 먹였습니다.
반찬은 김과 계란, 김도 스스로 밥에 싸먹지 않고 싸달라는 말에
속은 슬슬 끓어 올랐지만 온도를 낮추고 밥을 싸서 입에 넣어줍니다.
초등학교 2학년, 1학년 생 정도면 스스로 밥을 먹을 줄 알아야 하는 데 말입니다.
저 어릴 적엔(라떼 ㅜ) 안 그랬는 데..
서둘러 아이들을 챙기고, 선물 받은 스타벅스 쿠폰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을 테이크아웃 해서 8시 50분경 서울로 출발합니다.
강변 북로 양쪽 도로의 벚꽃들이 잘 놀다오라고 인사를 합니다.
연분홍 색 꽃들이 마음을 산뜻하게 칠해 줍니다.
일요일인데 설마 밀리겠어?
안일한 생각은 역시 막힌 길로 우리를 안내해 줍니다.
일요일인데도 사당 쪽 대로 변은 막힙니다.
우리 가족 같이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이 많은 가 봅니다.
서울랜드 주차장은 여러 군데 있는데, 그 중 무료인 동문 주차장에 주차를 합니다.
"꺄아!!!!!! 꺄꺄꺄"
이미 비명 소리가 서울랜드 동문을 향해 가는 우리 가족을 맞고 있었습니다. 많은 가족들이 벌써 입장해서 놀고 있었습니다.
신나게 뛰어간 아이들, 회전목마를 첫번째로 타기로 합니다. 입이 쫙 찢어져야 하는데 첫째 행복이는 자신이 타고 싶었던 용마를 다른 아이가 먼저 탔다고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사랑아, 언제쯤 만족할래'
사랑이는 자신이 원하는 건 꼭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부모가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결국 바로 이어서 회전목마를 탈 때, 용마를 타고야 맙니다. 둘째 행복이도 타고 싶어했지만, 언니의 캐러멜 팝콘을 먹자는 말에 넘어가고 맙니다.
사랑이가 고른 팝콘, 무려 14,000원이나 합니다. 대신 다음에 리필은 6천원이라나. 비쌌지만 아이가 먹고 싶다는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건넵니다.
대신 저도 팝콘을 좀 뺐어 먹습니다.
이후 가족들이 함께 탄 '킹 바이킹', 우리가 타기 전 누군가 바이킹 내에 구토를 해서 직원들이 치우는데 한참이 걸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왠지 더 무서워졌습니다.
다행히 우리 가족은 가운데 줄에 앉았습니다. 그래도 높이 올라가는 건 무서웠습니다. 나중에 저희 가족이 하는 말, "아빠는 우리 쪽이 올라가면 고개를 숙이고, 반대 쪽으로 올라가면 소리를 지른다고"
세상에 다 똑같은 사람만 있으면 재미가 있을까요?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도 있어야 된다며 제 논리를 펼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습니다.
바이킹을 타고 내려와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들어가려고 하니, 둘째 행복이가 쫒아서 문 앞에 서성입니다. 아빠가 토를 하는지 지켜보려고 했다나요?
어이가 없어서 웃습니다.
계속해서 가족들과 함께 여러 놀이 기구를 타고 놉니다. 아직은 아이들은 뱅뱅 도는것을 싫어해서 무서운 놀이 기구는 타지 못합니다.
카니발에서 오리 3마리를 건져 낸 다음에 뒤집어 나오는 숫자를 합산하여 오리 인형을 주는 게임에 참가했습니다.
앞에 아이들이 줄지어 제일 작은 인형을 받아 긴장했지만, 사랑이가 먼저 큰 인형을 받게 됩니다. "와!!!!!" 옆에 있던 아내가 큰 목소리로 기뻐하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둘째 행복이가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언니가 큰 인형을 탔는데 작은 인형이 나와버리면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게 뻔했습니다. 다행히도..... 둘째 역시 큰 인형을 받게 되었습니다.
"꺄, 대박, 너희들 정말 대단하다"
아내가 껑충껑충 뛰면서 기뻐합니다.
'땡땡땡땡' 행사를 진행하는 아르바이트 직원들도 종을 흔들며 운이 정말 좋다고 축하해 줍니다.
자기 몸의 반만한 오리 인형을 들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찍어 줍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오후 5시 30분, 마지막으로 음악이 나오는 놀이기구를 끝으로 서울랜드를 하산합니다.
힘들었지만,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신나하면 됩니다. 다리는 아프고 얼굴은 멍해지지만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