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취직하는 첫날
그저 먼얘기였던 출산일이 다가왔다.
언제까지나 뱃속에 있을것만 같던 튼튼이의 폭풍 태동도 더 이상 느낄 수 없어 급 아쉬워지네.
6월 11일 오전 11시 수술. 그 전날 자정부터 금식하기 시작했고, 수술 준비를 위해 2시간 전 병원을 가야만해서 오전 9시까지 산부인과로 향했다. 사실 어제까지 별로 긴장되지 않아서 남편이랑 당일치기 강원도 양양 여행도 다녀 온 나다. (그러고보니 정말 막달 막날까지 열심히 즐겼던 거 같다)
오전 9시 정각. 산부인과 도착 후, 입원 병동을 안내 받고 가족분만실로 내려가 수술 대기.
대기하는 동안 태동검사와 항생제 검사(주사), 수액을 연결하고 임산부 3대 굴욕 중 하나인 제모를 받게되는데 이때부터 좀 긴장되기 시작됐다.
항생제 테스트 주사는 역시 소문답게 아팠다 :-) 인간이 느끼는 고통은 다 비슷한가보다. (이걸 시작으로 다음날까지 주사 5번은 더 맞은듯)
11:00AM
정확히 11시에 내 이름이 불려지고 수술방으로 걸어들어갔다. 새우등을 하고 척추에 마취제를 놓는데 배도 워낙 많이 나와있어 새우등이 쉽게 되지 않아 척추에 주사 4번은 더 맞은 것 같다. 찌릿찌릿하고 기분나쁜 아픔.
서서히 하반신 마취가 진행되는데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사실 지금 순간이 제일 지옥 같았다.
하반신이 갑자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은 답답함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다. 숨도 잘 안쉬어지고, 죽을 것 같은 답답함이 밀려와 괴로워하자 마취과 선생님이 그냥 재워주신다고 하셔서 그때 이후로 코골고 잔거 같다.
11:28AM
튼튼이 3.41kg로 세상밖으로 나오다.
13:00PM
내 코고는 소리에 깨어난 것 같았는데, 이미 수술은 끝나있었고 회복실로 옮겨졌다. 우리 튼튼이 울음소리도 못듣고 그냥 수면마취로 자버린 나란 인간...
다행히 회복실에서 애기 다시 확인해줬고, 젖도 물려줬고 엄청 울었는데 내가 "튼튼아~" 부르니 울음 뚝 그치는 내 새끼는 역시 내 새끼인가보다. 비몽사몽 와중에 혀도 꼬이고 입원실로 옮겨졌는데 이때부터 지옥 시작이다.
수술시간부터 8시간은 물을 먹을 수 없고, 소변줄은 계속 끼고 있으며 오로는 콸콸, 12시간동안 베개도 벨 수 없다. 누군가에게는 참을만한 고통이긴 하겠지만 저렇게 꼼짝없이 누워만 있는게 난 너무 괴로웠다. 늙어서도 건강해야겠다 또 한 번 다짐했으며 무엇보다 노빤스로 누워서 오로를 쏟아내며 소변줄을 꽂고 있는게 너무 괴로웠다. ㅠㅠ 저녁되니 엉덩이에 욕창이 생기는 기분이다. 에어컨도 쎄게 틀 수 없어 땀은 차고, 마취제와 페인부스터까지 했지만 배를 쥐어짜는 느낌에 옆으로 누울 수 조차 없었다. 진짜 이대로 하루만 더 누워있으면 엉덩이에 곰팡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다.
출산의 고통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가 없다. 단순히 "아프다"라는 단어로는 부족하다.
"더럽게 아프다"도 부족했던 나니까.
그렇게 고통을 참아내며 엄마라는 직업의 첫날이 흘러가고 있다.
아... 내일은 어떤 고통이 마주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