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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순이 Jul 07. 2024

당신에게 '진실' 이란 무엇인가요?

온라인 글쓰기모임 7/11

진실은 믿음이다.


'진실' 은 '거짓' 이 없는 '사실' 을 뜻한다. 거짓은 사실과 어긋난 것 또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민 것을 뜻한다. 사실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을 뜻한다. 내가 보기에 진실과 사실은 얼핏 보기에 똑같은 말처럼 보인다. 하지만 거짓의 반대말로는 주로 사실이 아닌 진실이 쓰인다. 사실과 거짓이 아닌 '진실과 거짓' 이다. 여기서 사실은, 진실과 거짓의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하나의 재료로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진실은 사실을 근거로 판단된 '결과' 다. 그러니까 사실로서 판명된 결과가 진실이다. 그리고 그 진실이라는 결과는 '신뢰' 를 가지고 온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며 지금도 실재하는 것이니까, 그게 진짜라고 이미 판명되었으며 그에 따른 근거도 있으니까, 믿을 수 있다. 거짓은 그 반대일 테니까,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세상은 진실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진실이라서 믿는 게 아니라, 그냥 믿는 게 진실이 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설득과 납득이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진실을 주장하는 데 있어 이성적 논리보다 감성적 호소가 더 설득력 있기도 하다. 과학적 데이터보다 감정을 건드리는 게 상대를 더 납득하게 만들기 수월할 때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포함하여 세상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똑똑하지가 않다. 누군가 잘못된 사실을 가지고 와서 뻔뻔하게 진실이라고 포장하는 것을 두고 그게 잘못됐다고 판가름할 능력을 모두가 갖추고 있지는 못 하다.


얼마 전에 남편과 대화를 나누다가 우연히 미국 대선 이야기가 나왔다. 미국 대선이 대략 서너 달 정도 남았던가. 아무튼 남편이 관심을 가지고 틈틈이 트럼프와 바이든의 토론 영상을 검색해 보고는, 다음과 같은 소감을 내게 밝혔다. 나는 남편의 이 말에 덜컥 공감해 버렸다. "트럼프는 거짓도 당당하게 말하는데, 바이든은 진실도 자신감 없이 말한다. 대게의 사람들은 자신감 없는 진실보다는 당당한 거짓을 더 신뢰하는 것 같다."


사실을 근거로 한 진실을 믿어야만 반드시 나에게 이득이 오는가. 거짓을 진실이라 잘못 믿고 살면 무조건 손해를 입는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다. 설령 그게 진실이 아닐지언정 믿고 싶은 걸 믿으며 사는 것도 나름 합리적인 생존 전략 같다. 예를 들어 살아생전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죽어서 천국에 간다는 믿음은 아주 훌륭하다. 하지만 이게 과연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나에게 진실이란, 그게 사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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