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을 중심으로
본 책의 목차를 살펴본 독자라면 마지막 챕터가 무엇인지 알 것이다. '달리기는 나에게 무엇인가?' 첫 번째 챕터와 같은 질문이다. 이는 필자가 스스로에게 내리는 질문이기도 하지만 이 책을 모두 읽고 난 후의 독자들에게 내리는 질문이기도 하다. 달리기를 하는 러너들에게는 각자의 목적이 있겠지만, 목적과는 다르게 달리기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필자는 늘 달리기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생각들을 한 번에 정리해 둘 무엇인가가 필요했고 그 무엇인가를 '달리기는 나에게 무엇인가?'라는 책으로 정했다. 이 책에서는 필자가 생각한 달리기와 삶 그리고 철학적 무언가 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러한 생각들을 다루며 필자는 여러 생각들을 겪을 것이고 필자가 느끼는 달리기에 대한 의미도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변할 수도 있다. 이는 마지막 챕터에서 살펴보겠다.
우선 필자는 달리기를 정말 싫어했다. 달리기는 힘들고 재미없는 지루한 스포츠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꿈꾸는 목표가 있고, 그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 꾸준히 달리고 있다. 그 목표라 하면 나의 기록, 타인의 기록, 러닝 문화, 러닝 크루 운영, 러닝 커뮤니티 등이 있으며, 이들은 나의 삶을 통째로 바꾼 것들이다. 앞서 말했듯 처음부터 달리기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은 '2024년 경기마라톤'이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출전했던 10km 마라톤 대회에서 1시간 6분을 기록했으며, 진짜 너무 힘들어서 뛰다 걷다를 반복했다. 끝나고 나서 기분이 좋지도 않았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땀은 뻘뻘 나지, 호흡과 심박은 돌아오지 않고 다리는 후들거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왜 뛰는 거지'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서 달리기의 매력을 느낀 것인가?
마라톤 대회에서 쓴맛을 보고 그 뒤에도 꾸준히 러닝크루활동을 나갔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한번 쓴맛을 보고 나니 어떻게 뛰어야 달리기를 효율적으로 일찍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서서히 감을 찾기 시작했고 바깥바람을 맞으며 달리다 보니 그 속에서 신체의 자유로움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자유로움은 곧 내게 달리기의 매력으로 다가왔고 그때부터 달리기를 참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렇다면 달리기는 필자에게 자유인가? 그건 또 아니다. 자유는 그저 달리며 얻은 매력일 뿐이다.
달리기에 있어서 개인은 뚜렷한 목표가 존재한다. 어떤 이는 시간에 대한 목표, 어떤 이는 거리에 관한 목표 등 많은 목표가 있으며 우리는 늘 훈련을 통해서 한층 한층 성장을 쌓아나간다. 훈련이 끝나면 대부분의 러너들은 회복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며 그날의 훈련을 되돌아본다. 그날의 훈련을 성공했으면 다음 훈련은 조금 더 강하게 계획하고, 실패를 한 날이며 원인에 대해서 분석하고 다음 훈련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러너들에게 있어서 목표는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를 만들어준다.
그 성찰에는 훈련계획에 대한 성찰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찰을 통해 계획을 짜다 보면 점점 삶의 생활패턴을 달리기에 맞춰 나가게 되고 더 좋은 목표를 위해서 자신의 몸에 좋지 않은 습관들을 절제하게 되며 달리기라는 운동을 중심으로 인적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이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또한 어떤 이는 달리기를 학문적으로 공부해 나가며 새로운 방식을 찾아 도전하기도 한다. 즉, 달리기는 달리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생활패턴과 식습관을 바꾸고 인간관계까지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필자에게 달리기는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이렇게 답한다.
"달리기는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행위이다."
독자들은 달리기가 무엇이냐는 필자의 질문에 무엇이라고 답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