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물고 늘어지기
게임 스코어 4:5,
10번째 게임의 스코어는 40:40, No Advantage.
서브를 넣는 선수의 목표는 타이브레이크,
리턴을 받는 선수의 목표는 경기를 끝내는 것.
드디어 초록색의 공이 하늘로 던져졌다.
(※일반 동호인 경기 방식 적용 - 5:5 타이브레이크, 40:40 노 어드벤티지 룰)
입학과 동시에 테니스 동호회에 가입할 거야!
아직은 추웠던 3월의 봄 날씨와는 전혀 상반된,
뜨거운 심장을 가진 대학 신입생은
한 면의 클레이 코트 옆에 위치한 작은 파란색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동호회 가입 신청서'를 작성한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운동신경도 좋아서 야구, 농구, 축구 등 나름 대부분의 스포츠를 잘했지만,
대한민국의 고3에게 운동은 사치였고, TV를 보는 것은 눈치 없는 행동이었다.(물론 그걸 안 하는 시간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랬던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나름 당당하게 TV를 볼 수 있는 시간은 9시 45분 스포츠 뉴스였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M본부와 K본부 두 개의 채널을 돌려가며 열심히 보던 스포츠 뉴스에서 알게 된 스위스 테니스계의 신성 '마르티나 힝기스(Martina Hingis)'는 나에게 '테니스'라는 꿈을 심어주었다.
어느 스포츠나 구력이 중요한데, 일반적인 구력은 처음 시작한 날로부터 계산하며, 구력은 곧 실력과 직결된다. 그렇게 볼 때 나의 테니스 구력은 1998년의 싸늘한 봄날로부터 24년이 지났지만, 실력은 아직 초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잘 치는 게 무엇이 중요한가?(라고 위안 삼는다) 이미 공자도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게 이길 수 없다'라고 수천 년 전에 말한 마당에 말이다.
저런 힘든 일은 아랫것이나 시켜라!
요즘 테니스의 열기는 정말 엄청나다. 땀을 흘리며 테니스 경기를 하던 서양 외교관을 보며 안타까워했던 고종이 지금 상황을 본다면 어이없어하지 않을 수 없다.
테니스 코트 예약은 하늘에 별따기이고(물론 코트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갖고 싶은 테니스 용품들은 매일매일 새롭게 출시되고 있으며, 유명한 연예인들도 테니스를 치는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으로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런 열기에 살짝 편승해서, 내가 좋아하는 테니스와 글쓰기를 결합한 '테니스 에세이'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과연 꾸준히 쓸 수 있을지, 재미있는 글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우선 코트 위에 조심히 올라서 본다.
Players Rea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