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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May 09. 2019

잡지, 도시를 소개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

여행을 떠나는 이가 다섯 명이라면 여행을 준비하는 방법도 다섯 가지다. 저마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고, 나름의 노하우에 근거해 이런저런 자료를 뒤져가며 관심 가는 장소나 음식을 찾아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여행 팁을 달라고 요청한다면 대답은 하나뿐이다. '잡지 들춰보세요. 이거 하나면 돼.' 불쑥 들이미는 잡지 위에는 어느 도시의 이름이 적혀 있다.




시티 라이프 인 매거진


한 권에 하나의 도시를 다루는 잡지들. 기존의 여행잡지가 얼마간 진화한 것처럼 보이는 이른바 ‘시티 매거진’의 존재는 꽤 매력적이다. 한 호에 한 도시만을 담기에 밀도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동시에 그 안에서도 여러 사람과 장소, 브랜드를 다룸으로써 보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뻔하고 흔한 정보가 아닌, 실제로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 그러니까 말하자면 도쿄를 가려는 사람에게 도쿄를 다룬 잡지 한 권만큼 실용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여행 자료는 찾기 힘들다. 


국내에서도 점점 더 많은 ‘시티·로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들이 관심을 얻고 있다. 한참 전에 포화 시장이 되어버린 여행 관련 서적들 사이에서도 그들은 뚜렷한 콘셉트와 탄탄한 콘텐츠로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감각 있는 이들이 주목한 세계의 도시는 어디일까. 그리고 그 도시들은, 어떤 시선과 기준을 따라 우리 앞으로 도착했을까. 




에디터가 추천하는 시티·로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어반 리브 No.3 Tokyo

『어반 리브』가 주목하는 키워드는 ‘로컬 비즈니스’다. ‘진짜 도시의 삶을 보여주는 여행잡지’라는 모토를 실현하기 위해 내린 결론은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지역을 기반 삼아 자신의 주관과 철학, 스타일을 담은 일을 해 나가는 이들이야말로 그 도시의 가장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 주목할 만한 소규모 브랜드와 개인 상점 등을 중심으로 해당 도시의 로컬 신을 조명하는 것에 중점을 두며, 로컬 신을 통해 도출한 키워드로 그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설명하고자 한다. 



드리프트 Vol.6 Mexico City


한편 『드리프트』는 도시의 ‘커피 문화’에 초점을 맞춘다. 『어반 리브』가 로컬 신을 폭넓게 바라봤다면 『드리프트』는 그 중에서도 커피 신에 집중하는 셈. 커피 한 잔이 도시의 일상과 문화에 얼마나 풍요롭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를 생각하게 하며, 커피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사람과 삶의 모습들을 담아낸다. 가령 Vol.6 멕시코 시티 편에서는 소브레메사 Sobremesa라고 하는 멕시코식 커피 브레이크를 소개한다. 런던의 티타임에 비해 다소 생소하게 다가오는 풍경. 하지만 거기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문화와 라이프스타일로써의 커피를 돌아보게 된다. 


나우 매거진 Vol.1 Portland


그런가 하면 일종의 가치와 태도로 도시를 들여다보는 잡지도 있다. 서스테이너블 라이프웨어 [나우(nau)]에서 발행하는 『나우 매거진』이 그렇다. 한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지속 가능한 삶’이라는 테마로 풀어내며, 그 가치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서스테이너(sustainer)’들이 보여주는 고유한 관점과 진득한 태도.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나름의 방식으로 행동하고 노력하는 사람과 장소, 브랜드 등은 그 자체로 도시에 관한 깊이 있는 고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느린 호흡으로 여러 번 곱씹어 읽어야 하는 이유다.





                                                                                                                     * The ICONtv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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