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의 잠재적 애호가들을 위한 신용산 로컬 편집숍
서브컬처 관심 많다. 스트리트 패션 좋아한다. 다만 일종의 벽을 느낀다. ‘힙’하고 ‘쿨’한 로컬 편집숍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게 쉽지 않았던 적도 많지. 쿵쿵 울리는 음악 소리와 독특하다 못해 빡센 아이템들, 간지나게 차려입고 들어오는 손님마다 위아래로 훑어보는 스지 형님들은 나 같은 샌님을 반기지 않는 것 같았으니까. 비슷한 생각 해본 분들 분명 있겠지? 그럼에도 여전히 서브컬처를 더 알아가고 싶다. 계속 소비하고 경험하고 싶다. 이 역시 비슷한 마음이라면 신용산의 더 차일드후드 홈 THE CHILDHOOD HOME에 한번 가보기를 권한다.
더 차일드후드 홈은 김대현 디렉터의 관점과 취향을 듬뿍 녹여낸 소규모 편집숍이다. 대형 백화점이나 편집숍에서는 흔하게 만나볼 수 없는, 개성 강한 국내외 브랜드를 소개한다. 그린 신드롬, 믹 마일드, 몰라, BGM, 헬로 선라이즈 등등. 한국에 놀러 온 외국인들도 꼭 한번 들르고 싶은 로컬 숍을 목표 삼아 제품 바잉뿐 아니라 해외 작가와 협업한 PB제품을 전개하고, 매장 내에서 흥미롭게 경험할 수 있는 신선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특정 인물의 취향이 담긴 물건들을 판매하는 ‘에센셜 마켓’과 7월 진행 예정인 ‘Zine Fair’ 같은 이벤트는 다른 숍이 아닌 더 차일드후드 홈에 놀러 와야만 하는 좋은 명분이 되는 거지.
여기 들어올 때 만큼은 쫄지 말자. 서브컬처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고민하는 공간이니까. 더 차일드후드 홈은 지나치게 마니악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끼리’ 즐기고 마는 공간으로 전락하는 걸 경계한다. 누구라도 편하게 방문해 새로운 로컬 브랜드와 서브컬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귀엽고 예쁜 것들 틈에서, 자연스럽게 말이다. 밝고 쾌적하고 안락한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하고, 접시나 트레이, 러그 같은 무난한 리빙 제품군을 곳곳에 배치해 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덕분에 나처럼 관심은 많지만 괜히 어렵게 느꼈던 손님들도 부담 없이 놀러 가는 거고. 실제로 아들의 추천을 받고 놀러 와보신 어머님이나 이따금 아이 손을 잡고 방문하는 젊은 아빠 손님이 기억에 남는다고 대현 님이 귀띔해주셨다.
문화의 깊이는 애호가와 추종자들이 만든다. 굳이 외연의 확장만을 신경 쓸 필요도, 그래서도 안 되겠지. 다만 고립되는 건 다른 문제다. 아는 사람만 아는 문화는, 알고 싶어서 주변부를 배회하는 (나 같은) 잠재적 애호가들을 배척하기 쉽다. 그들이야말로 이 커뮤니티의 깊이와 밀도를 책임질지도 모르는데. 그 가능성을 더 차일드후드 홈은 안다.
▻ 디지털 미디어 '디에디트'의 아티클 <용산구의 필수 방문 로컬 숍 3>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전문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