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몸을 움직이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들
가기 꺼려지는 곳들이 있다. 환영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는 공간들. 정확히는 환영받는 사람은 따로 있다고 말하는 것만 같은 공간 말이다.
애매한 부분인 거 인정. 사람마다 받아들이기 나름이고, 업장의 컨셉과 타깃 고객 따위를 무시하기 어렵거니와, 감히 판단할 수 없는 운영자의 사정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니까.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상업 공간에 건방지게 이래라저래라할 생각 없다. 각자 다른 이유와 기대로 매력적인 장소를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훈수질할 자격도 없다. 다만 갈수록 내 마음은 굳어진다. 환대의 태도를 갖추지 않은 곳이라면 두 번 이상 가게 되진 않을 거라고. 그럴듯한 말과 이미지로, 그럴듯해 보이지 않는 이들을 배제하고 소외시키는 카페나 식당까지 응원할 여유가 없다.
여유는 반대편에 선 이들에게 몰아 줘야지. 누구나 편히 머무를 수 있도록 기꺼이 몸을 움직이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느라 배로 고생할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안락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그 안전함과 안락함을 이곳을 찾은 모두가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하고 행동하는 카페와 식당과 바를 응원하고 지지할 거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커피 한 잔 더 마시는 거. 너무 좋다고 감사의 마음 두 번 세 번 표현하고, 주변 사람들한테 호들갑 떨어대며 영업하는 거. 아유, 나한테 그런 것쯤은 쉬운 일이다.
에디션덴마크를 두 번 세 번 추천하는 이유다. 갈 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곳. 유섭 님을 비롯한 스태프분들 정말 친절하고 상냥하다. 모두에게 그렇다. 단골 손님에게도, 처음 온 손님에게도. 아이도, 어른도, 강아지도, 외국인도 여기서는 똑같이 환영받는 존재. 에디션덴마크에 가면 다정하고 세심한 사람들이 있고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커피와 차와 음식이 있다. 커다란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을 맞으며 커피 콜렉티브의 필터 커피나 A.C. 퍼치스 티핸들의 블렌딩 티를 홀짝이고 있으면 밝고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한 공간의 힘이 전해진다. 최근 서울숲에 새로운 쇼룸을 오픈했다. 볕이 좋은 일요일 오후에 들렀는데 거기서 보낸 한 시간이 얼마나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지 모른다. 서촌점에 비해 훨씬 넓어져서 한층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었다.
에디션덴마크의 슬로건은 ‘덴마크의 여유를 당신의 식탁에’. 나는 덴마크는 꿈속에서도 못 가봤고 덴마크의 여유는 더더욱 알 턱이 없지만, 덕분에 이따금 코펜하겐으로 떠나는 날을 상상해 본다. 상상 속 코펜하겐 역시 건강한 먹거리, 그리고 환영받기에 온전히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덴마크의 좋은 것들을 잘 모아 놓은 브랜드가 이렇게 멋진데 진짜 덴마크는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매번 기분 좋게 속아 넘어간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어쩌고, 명확한 컨셉이 저쩌고, 총체적인 브랜드 경험이 솰라솰라… 에디션덴마크를 보고 있으면 결국은 만드는 사람들이자 만나는 사람들의 태도와 시선이 팔 할은 차지하는 게 아닌가 싶어지는 것이다.
EDITION DENM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