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납득 가능한 성과평가는 실재하는가?

직장에서의 실패담 3편.

by 김연큰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되 '팀/조직 평가를 기준'으로 하는 보상 제도와 '개인 평가를 기준'으로 하는 보상 제도가 있다고 할 때, 능력주의 사회 입장에서 보면 후자가 타당해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회사가 잘되는 방향성은 전자라고 느꼈다. 후자는 '나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각종 권모술수와 정치가 난무하게 되는 것을 목격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능력자들의 조용한 이탈이었다.)


위 내용은 제가 쓴 독후감에서 발췌했습니다.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저서 <불안>에서 불안의 원인 중 하나로 불확실성을 꼽았는데요. 보상 체계에 대해 "누가 보상을 받고 누가 뒤처지느냐 하는 문제는 작업장을 억압적인 분위기로 이끄는 요인이 되며, 이런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불안이 자라나게 된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내용에 공감한다는 감상을 쓰면서 제 경험을 위와 같이 보탰지요.


이번 실패담의 내용은 위에서 다 언급한 셈이 됐습니다. 후자의 회사에서 겪은 성과평가 실패 이야기입니다. 저도 이탈자 중 하나이지만 그렇다고 제가 능력자였다는 건 아니고요. 과연 그 평가 방식은 정당했는가? 그리고 제목대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평가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여기는 일을 이상하게 해


그 회사에 들어가고 석 달이 안되어 제가 했던 말입니다.


저는 경력으로 입사했기에 마땅히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회사 업무에 적응하여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제가 담당하게 된 업무에 대해 그간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자 했는데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업무 내용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위키 시스템이 있었지만 검색해도 뭔가 나오는 게 없었습니다. 어찌어찌 제가 협업할 조직의 담당자라도 알고 싶었지만 조직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웬만하면 혼자의 힘으로 해내고 싶었지만 일단 일이 되어야 하니 별 수 없다 생각했습니다. 입사 첫날 업무 환경 설정을 도와줬던 분에게 커피를 사며 물어봤습니다.


"여기는 업무 이력을 위키에 정리하지 않나요?"

"다 해요. 그런데 대부분 조직 내부 한정으로 열람 권한을 주기 때문에 다른 조직의 것은 볼 수 없을 거예요."

"왜요? 업무 내용은 공유되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어떻게 일을 해요?"

"일은 뭐, 그냥 하면 되죠. 왜 그렇게 되었는지 저도 자세히는 모르는데, 듣기로는 예전에 회사 기밀 누출 사고가 있었나 봐요. 그 뒤로 보안에 좀 엄격해진 걸로 알아요."

"혹시 조직도도 그래서 안 보이는 거예요?"

"맞아요. 내가 속한 본부의 조직도만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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