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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율 May 18. 2024

당신에게도 수호천사가 있나요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다고 믿는다. 22년 아이와 놀러간 영천 별빛축제에서도 나타났다. 나들이온 가족들을 위해 잔디밭에 마련해둔 하얀파라솔 의자에 앉아 쉬고있을 때였다.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 파라솔의 우산이 받침대에서 순식간에 뽑히며 그 얇은 기둥끝, 바닥에 고정하기위해 화살촉처럼 만들어둔 쇠로된 심지가 나의 얼굴 정중앙으로 날아왔다.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라 놀란 나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순간을 경험했다. 실제로는 0.5초의 시간이였음에도 화살촉이 눈앞에서 햄버거만큼 커지며 슬로우모션으로 짠하고 나타나니 나는 시간을 벌며 고개만 오른쪽옆으로 까딱 움직여 피할수있었다. 


세상 어딘가에 내가 만들어놓은 수많은 목줄에 매여 살아 이러다가 목줄과 관련된 사람이 죽어야 나는 해방되는것인가 라며 쓸쓸해 하는 시간들이 흐르고 있었다. 진료보러간 산부인과에서도 아이처럼 무서워하고 한없이 나약해진 나를 보며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날 밤 꿈을 꾸었다. 얼굴이 기억나지 않지만 잘생겼고 몸도 좋았고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였다. 백허그로 천사같이 따뜻하게 나를 한참동안 안아주었다. 그 느낌이 좋아 꿈에서 깼을때 아쉬웠다. 따뜻함으로 몽롱해진 기분좋은 편안함이 감싸고 있는 주말아침. 

아! 나만의 수호천사가 더이상 자책하지말고 너를 사랑해줘, 안아줘, 괜찮아 라고 메세지를 보낸것 같았다. 

알겠어. 미소가 살짝 지어지며 한껏 부풀어진 풍선처럼 두둥실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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