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연대로 왔는데 2006년까지는 조교수였고 2007년에 부교수로 승진했다. 지금은 제도가 바뀌었는지 모르겠는데 그 당시에는 학교를 옮겨서 조교수로 오는 경우, 연대에서는 3년을 채워야 하는 규정이 있었다. 그 당시 연대에서는 정년 보장 (테뉴어)을 정교수에 주는게 일반적이었는데 나는 예외적으로 부교수 승진을 하면서 테뉴어를 받았다. 물론 2008년에 사직을 했으니 테뉴어를 받은게 아무 의미가 없기는 하다.
외부활동을 했던것 중에 기억에 날만한 것은 선거 관련 출구조사 자문위원단으로 활동한 것이었다. SBS랑 2004년부터 하긴 했는데 나중에 2006년인가는 KBS와 합작으로 자문단이 구성되어서 나와 고려대 허명회 교수님, 숙명여대 김영원 교수님, 그리고 서울대의 이준웅 교수님의 4명의 드림팀이 만들어졌다. 허명회 교수님이 자문단 위원장을 하셨는데 아주 합리적으로 진행하셔서 많이 배웠다. 그때 거의 매주 실무진과 함께 여의도의 어느 호텔에서 조찬회의를 하면서 출구조사 샘플링과 관련하여 방법론을 확립했는데 그 이후로 출구조사의 정확성이 많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그 자문을 하는 도중 출구조사에서의 응답 거절자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했었는데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잡은걸 나중에 발전시켜서 2011년에 JASA에 논문을 발표하게 되었다.
다른 하나는 여러 기관들의 패널 조사와 관련하여 가중치 작업을 했던 기억이 있다. 노동연구원의 대표적인 패널인 노동패널과 관련하여 가중치 작업도 도와주고, 나중에 표본 추가와 관련하여 여러가지 통계적 작업도 해주고, 또 항목 무응답이 있는 것에 대한 무응답 대체법도 개발해 주었다. 국민연금 연구소에서도 패널을 만들어서 그것과 관련하여서도 자문을 했었다. 그런 자문을 하던 중에 찾아보니 무응답 가중치 처리와 관련한 이론이 조금 부실한것 같아서 이를 좀더 연구해서 캐나다 통계 저널에 페이퍼를 하나 써서 냈는데 그 페이퍼가 지금도 제법 인용이 많이 된다.
방학에는 미국 센서스국에 가서 전에 이야기한 SAIPE 관련 프로젝트를 하면서 틈틈히 연구를 했다. 지도교수님과의 공동연구는 뜸해지고 대학원생들에게 논문을 지도하면서 페이퍼 읽히고 시뮬레이션을 시키면서 내가 추가로 좀더 공부하면서 아이디어를 잡아서 쓰는 수준이었는데 진전이 아주 빠르지는 않았다. 2006년인가는 empirical likelihood 를 이용하여 가중치 조정을 하는 연구를 석사 과정생이랑 시작했는데 내가 친숙한 분야가 아닌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서 그런지 학문적 호기심이 생겼다. 예전같으면 금요일에는 술약속을 잡곤 했었는데 그때에 너무 연구 결과가 궁금해서 술약속을 잡지 않고 금요일 저녁에도 공부를 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공부에 드디어 재미가 들린 것이다. 그 전까지의 나의 공부는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이었는데 그때 즈음부터 공부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공부가 수단보다는 목적에 가까운 쪽으로 그 위상이 바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