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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Nov 04. 2021

해외에서 받는 심리상담일지

11/1/21

심리상담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일기처럼 정리하는 글.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실시간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틀린 생각도 많고 고쳐야 할 부분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내가 스스로 발견하고 깨닫는 것에 의의를 두고 그 과정을 기록하고자 한다.


나의 변화를 기록하고 발전하는 모습에 용기를 얻기 위해 모으는 글. 각 경험에 대한 후기와 상담 방식을 남겨서 나에게 어떤 곳이 가장 맞는지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영문 상담과 국문 상담의 차이점도 알아보고 싶어 적음.




1. 해외에서 한국 심리상담받기 (11/1/21)

2. 첫 상담 (카카오톡) - 글쓰기에 대한 망상 (11/2/21)

3. 심리 상담 센터 (화상) - 가능성에 대한 망상 (11/3/21)

4. 텍스트 테라피 (어플)

5. 듣기 전문가 (어플/영문)

6. 심리상담센터 (화상/영문)




이제 내가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한국인과의 관계였기 때문에 더욱 객관적이고 정확한 상담을 받고자 한국 심리상담을 온라인으로 계속 검색하였다.


한국의 심리상담센터에서 방문상담이 필수가 아니고 온라인으로만 진행 가능한 곳을 검색해서 연락해 봄. 일반적인 상담 (부부상담 아동상담 학업상담 우울증 상담 등) 보다는 대화법 상담으로 검색해서 찾음. 스피치 훈련이나 면접 대비 수업 등이 아니라 실제 전문가가 상담해주는 곳.


4군데 중 답장을 받은 두 군데 모두 상담예약을 잡음. 두 군데 모두 점심시간을 고려했을 때 문의하자마자 바로 답장을 해주심 하지만 실제 상담 예약을 잡는 데 까지는 3시간 정도 소요됨. 


한 곳은 카카오톡 상담도 가능해서 일회성 상담이나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상당히 유용할 듯.

다른 한 곳은 심층상담으로 설문지 작성 후 다음 날 화상 상담으로 예약.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어플로 하는 심리상담 서비스가 있길래 호기심에 가입해봄. 


코로나 때문에 병원 출입이 제한되어 어차피 똑같이 화상으로 진행됨. 한국 센터들이 답장이 훨씬 더 빨리 오고, 한국어와 한국 정서로 상담 가능하니 훨씬 더 메리트 있음. 그러나 보험적용이 안돼 비용을 지불해야 함.




내가 어려움을 겪은 상황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회피하지 않고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였지만 그것은 내가 원하는 것일 뿐. 상대가 어떤 방식을 원하는지, 아니면 애초에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할지 안 할지도 나는 모르고 상대가 어떤 반응을 하던 그 사람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인지. 

- 나에게 문제가 있다면 어떤 문제인지 어떻게 발전해나가야 하는지 알고 싶음.

- 그런 상황에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을 했다는 사실은 알지만 상한 마음을 어떻게 해소할지 궁금함.




작년과 지금이 다른 점


- 작년에는 내가 문제라는 생각을 전혀 안 하고 남편이 문제라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 했음. 반대 의견을 듣기를 거부하고 내 편을 들어주는 말들만 찾아 들음

- 지금은 포커스를 나로 맞추고 어떻게 해야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지 고민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 나에 대한 평가를 원하고 부정적인 평가도 받아들여야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

- 충격적인 상황이 와도 공황 증세가 아주 경미하게 와 겉으로 티가 나지 않고 심호흡 만으로 상황을 견뎌내고 금방 다시 정상 범위로 돌아올 수 있음.

- 모두 이전보다 상당히 나아졌어도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아 보임 마음 수양이 더 필요한 부분




사실상 내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고민들


고민 1. 

한국식도 외국식도 아닌 애매한 사상과 행동으로 어느 한쪽에도 제대로 끼지 못하고 완벽하게 이해하지도 못하는 것 같은 상황. 남편과의 관계가 나아지고 남편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내 생각도 남편과 비슷해졌나 봄. 즉, 내가 작년에 남편보고 완전체라고 답답해하고 싫어했던 행동들을 다른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내가 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짐. 지금 내가 속해 있는 가족이나 직장에서 그 방식이 잘 받아들여지고 심지어 결과까지 좋게 나오니 무의식 중에 타인에게도 확장시키는 것 같음.


어떻게 보면 지금 여기에서 잘 적응하고 행복하게 살 수도 있는 방법을 내가 찾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내가 친해지고 싶은 한국 사람들과 가까워지기 힘들다는 뜻. 물론 현명한 사람은 장점만 잘 수용해서 양국에서도 완벽하게 적응할 수도 있거나, 자신의 중심을 제대로 잡은 사람이나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기준을 존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둘 다 (아직은) 못되니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ㅠㅠ 사실 답은 간단하다. 현명하게 장점만 수용하고 포기할 건 포기하거나, 자존감을 높이고 나의 의견을 존중하면 된다.



고민 2. 

내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도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 전보다 많이 나아졌긴 해도 바로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것 같음. 머리로는 인정이 되고 내가 생각하기에 최선의 반응을 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마음속에서 실망이 가시지 않고, 그 실망감이 계속되는 경우 과거의 일을 바꿀 수 없는 걸 아는데도 화가 올라오려 하는 느낌. 


그게 그럴 가치가 없고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받아들이기가 힘들 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혼자 고민하다가 객관적인 상담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 신청함. 고민이나 상처에 빠져 자기 연민이나 자책을 하지 않게 된 것은 분명 건강한 대응이므로 이것도 나 나름대로 장족의 발전을 한 것. 그리고 이번에 찾은 어플이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어 상담예약을 잡고 몇 주를 기다릴 때보다 훨씬 더 나은 상황.



고민 3.

타인이 나 대신 내 생각을 왜곡해서 공개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상당히 불합리하다고 느껴짐. 내 생각은 내가 말해야 하는 권리가 당연하다고 생각되어 침범당했다고 느껴짐. 게다가 실제 내 의견과 전혀 다른 내용을 내가 그 대화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나 대신 다수에게 전달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음. 


그래서 내 생각을 보호하고 고쳐야 한다는 강박감이 듦. 내 입장을 계속 거부당하는 느낌이 들어 나를 자꾸 제대로 설명하려는 것 같음. 그게 상대의 입장을 거부하는 것처럼 될까 봐 최대한 조심을 하지만 그 적당한 정도를 찾기가 어려움.


만약 갈등을 원하지 않는 경우 아예 말을 안 꺼내는 게 상책인 건지, 그런 상황에서 오해를 하든 말든 내가 신경 쓰지 않아야 했던 건지... 하지만 내 생각을 왜 타인이 정의하는지 나는 여전히 이해가 안감. 나는 내 입장을 밝혔다고 생각했음에도 그런 경우가 여러 번 반복되니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았을지 궁금함



고민 4. 

내가 생각하기에 옳은 일이나, 내가 잘못이 없는 일은 인정하기가 어려움. 그런데 내가 잘못해서 자신이 상처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시선에서는 내가 공감능력 제로로 느껴질 듯. 그냥 상대가 그렇게 느껴서 미안하다는 정도의 말은 할 수 있으나 상대가 받은 상처에 진심으로 공감을 해주지 못함. 그냥 내가 의도치 않게 가해자가 된 기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음.


사전에 규칙이 있거나 금지사항이 있었다면 무엇이 잘못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고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데, 단순 개인의 감정으로 잘잘못을 평가한다면 그 상황이 불합리하다고 생각되고 억울한 마음이 먼저 생김.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지만 여전히 그 불합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의 기분이 괴로움. 나도 내가 피해자로 느껴짐. 하지만 각자의 입장을 인정하고 존중하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게 됨. 그냥 그 사람은 그랬구나 하면 되는데.



고민 5. 

타인에 대한 기대가 커서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하면 그 약속을 지켜야만 한다는 믿음이 나도 모르게 생기는 것 같음. 그리고 그게 지켜지지 않는 경우, 그게 타인의 선택이라 하더라도 그걸 겉으로는 존중하는데 무의식 중에 바로 실망감이 듦. 


그리고 타인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면 그 권리가 나에게도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믿음이 강함. 만약 그렇지 않은 내로남불 같은 상황이 오면 불합리하게 느껴지는데, 그 정도가 심하면 나의 기본적인 권리가 박탈당하는 것 같은 느낌에 상대가 적대적으로 돌변한다고 생각됨. 


그런데 여기서 내가 손해 본다는 것은 사실 실체가 없는 것. 그냥 내가 바랐던 상황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임. 그런데 내가 정확하게 원하는 게 뭔지 아무 생각이 없다가 갑자기 이런 상황이 생기니까 당황스러움. 


결국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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