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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Nov 04. 2021

글쓰기에 대한 망상

11/2/21

첫 번째 심리상담 후기 - 메신저


한국시간으로 오전 9시~새벽 1시라는 긴 시간대에 실시간 전화상담 번호로 걸면 즉각적인 연결이 가능하다고 함 (분단위로 결제됨)

전화 / 이메일 / 메신저 선불 결제 후 예약 시간에 정해진 시간동안 상담 가능




상담 신청하며 설명한 상황: 


저는 타인과 대화를 나누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느껴져서 상담을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오늘 나눈 대화도 저 혼자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아 저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발전해나가야 하는지 등이 궁금합니다.




해당 대화에서 나의 문제점:


1. 장황한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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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장을 최대한 부드럽게 표현하고자 이모티콘과 이런저런 얘기를 곁들이며 설명을 많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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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길고 반복되는 말도 많아 한 번에 읽고 이해하기 어려워짐. 

이모티콘도 굳이 불필요한 곳에 사용하니 감정 전달이 제대로 안됨. 진지하고 단호하고 짧게 해야 할 이야기에 억지로 웃는 듯한 이모티콘을 연달아 넣으니 대화와 결이 맞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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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불필요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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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끝맺을 때에도 죄송하단 말, 감사인사까지 넣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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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죄송하다고 하면서 개인적 의견이라고 수그리고 들어감. 미안한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을 구분해서 정확히 말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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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문자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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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자를 처음으로 딱 한 개 보냈는데 문자 폭탄이라는 말이 이해가 안 갔음.

단톡에 다른 사람들이 보는 데서 얘기하는 것보다 개인적으로 따로 얘기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연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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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의 개수보다 같은 말을 장황하게 길게 보내서 부담일 수 있고 더 읽기 힘들다고 함.

따로 연락하지 말고 그 상황에서 바로 말했어야 한다고 함 -> 단톡방에서 이미 여러 번 얘기해봤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경우는 어떻게 하냐고 질문했으나 답변받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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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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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서 대답을 했을 뿐인데 말꼬리를 잡는다고 하는 부분이 이해가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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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나한테 말꼬리가 잡히지 않는다고 느끼려면, 상대가 어떤 말을 하던 반박 하지 말라함. 내 입장을 밝히는 것 자체가 말다툼을 일으키므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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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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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의사전달 필요

-> 구구절절이 쓴 모든 메시지를 "각자 본인 의견을 말하면 좋을 듯해요" 한 문장으로 쓰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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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거 그러고 보니 내가 열심히 연습하던 대화법인데 왜 이 상황에서는 적용할 생각을 못한 거지? 심지어 책 마지막 부분이라 제일 심혈을 기울여 연습했는데... 갑자기 다시 며느라기 병이 돋았나 ㅠ 딱 한 문장으로 말하면 될걸 괜히 이리저리 오래 생각하다 보니 수식어구에 구구절절에 장황하게 됐구나. 이제까지 열심히 준비했던 일들이 다 끝나고 긴장감이 풀려서 똑바로 생각을 못했나 보다. 정신 차려 이 친구야. 습관이 될 때까지 연습해야겠다.


하나의 글을 쓰는 데 들이는 신경과 노력 만큼 메신저로 대화할 때에도 그만큼의 신경을 써야함을 깨달았다. 내가 글작업을 하면서 지적받았던 부분도 일맥상통해 보인다.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잘 써야 하는데, 나는 반대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로 적고 있어서 이런 문제가 생기나보다.


- 번역투의 문장

- 자신의 감정인데 불명확

- 한 문단 내에서 문장별로 입장이 바뀌어 내용 이해가 어려움




상담 후 느낀점:


아이러니하게도 상담사님이 말씀해주시는 대화에서의 나의 문제점을 상담사님의 텍스트에서 그대로 느껴짐.

-> 처음에는 상담사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으나 그래, 나와 대화한 상대도 그렇게 느꼈겠구나 하고 더 잘 이해하게 됨.


상담할 때 서로가 상담을 준비하는 그 시간적인 약속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움. 시간을 정하는 것이 단순하게 일정을 잡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상담시간 전에 내담자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내가 상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언인지를 고민하고, 상담자도 사전에 여유롭게 준비하고 집중할 시간을 미리 정하는 것이 상호간에 필요.


긴급하게 상담이 필요할 때 바로 연락이 가능하다는 점은 상당한 장점이다. 




https://link.inpock.co.kr/loveyour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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