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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성 Mar 17. 2020

용서에 관하여

이렇게 죽도록 힘든데 왜 성자(聖者)들은 원수를  용서하고, 자비를 베풀라고 했을까?


나에게 자비를 구하지 마라
내 사전에 용서란 없다.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숨이 탁 막히고, 심장이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용서를 하라는 말인가, 누구 좋으라고 용서를 그렇게 쉽게 할 수 있겠는가, 내가 그토록 맘고생을 하고 이를 악물며 피눈물 흘린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 나는 성자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다. 나에게 자비를 바라지 마라. 내 사전에 용서란 없다.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것이다.  


이런데도 우리는 용서를  해야 하는가? 한 직장인 여성이 있었다. 이 여성은 상사의 부당한 행위로 인해 많은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 그 상사로 인해 어느 순간 회사도 가기 싫어지고 스트레스로 인해 자주 체하고 눈에  통증이 심해지면서 건강도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 상사는 회사의 조치로 회사를 그만두었지만 그녀는 그 고통 속에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상사가 가끔씩 떠오를 때마다 상처 받았던 기억과 함께 그 당시 감정도 함께 일어나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얼굴도 상기되고 눈에도 통증이 일어나서 몸과 마음이 힘들다고 했다.

  

어느 날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생님, 아직도 그 사람이 생각할 때마다 너무 힘들어요"라는 말에  "만약 그 사람이 당신과 한집에서 함께 산다고 생각하면 어떠실 것 같아요?" 라고 질문을 했다. 그러자 그녀는 "선생님 어떻게 그렇게 끔찍한 소리를 하실 수 있으세요. 생각만 해도 이렇게 끔찍한데 같이 산다니요.  지옥도 그런 생지옥이 없을 것 같아요! "


"그런데 그렇게 끔찍한 사람을 마음속에 항상 데리고 사시나요"라고 물어보자, 조용히 침묵이 흘렀고  그리고 전화기 너머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용서는 상처를 준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용서를 해야 한다.


그렇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해야 하는 이유는 그 누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해서인 것이다. 왜 자신의 건강까지 잃어가며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하는가? 왜 그토록 몸서리칠 정도로 싫어하는 사람을 자신의 마음속에 데리고 사는가?


자신이 지금 그 사건으로 인해 이렇게 불행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만약 그 사람이 본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최고의 복수는 '자신이 그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축복을 다른 사람에게 면, 오히려 축복을 받는 사람은 자신이고, 저주를 다른 사람에게 퍼부으면, 저주를 받는 사람은 오히려 자신이 된다. 축복을 하는 순간 우리 몸은 이완되고 행복 호르몬이 발생하지만, 저주를 하는 순간 우리 몸은 스트레스 상태로  독 호르몬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어리석고 미숙한 한 사람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증오와 저주로 채우고서 산다면 너무 억울하고 슬프지 않은가.


용서가 사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마음속에 미워하는 사람이 아닌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사람이 차지할 수 있도록 용기를 내어서 떠나보내시면 좋겠습니다.


마음속 분노를 잠재우는 데는 자애명상이 효과가 좋습니다.

먼저 편안하게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을 합니다.
머리의 긴장, 얼굴의 긴장, 몸의 긴장을 내려놓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리셨으면 먼저 상처 받고 고통받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속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내 마음속에 악의가 없기를, 고통이 없기를, 번뇌가 없기를, 그리고 행복하기를... "

이렇게 자기 전에 매일 자신에게 자애명상을 합니다. 자신의 마음이 어느 정도 편해지면,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을 대상으로 확장해서 자애명상을 합니다.

 "엄마 마음속에 악의가 없기를, 고통이 없기를, 번뇌가 없기를, 그리고 행복하기를... "

점점 대상을 넓혀서 모든 사람에게 할 수 있게 되면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어서 마음속으로 용서하지 못한 대상에게 자애명상을 합니다.

 "누구를 용서합니다. 그의 마음속에 악의가 없기를, 고통이 없기를, 번뇌가 없기를, 그리고 행복하기를... "

만약 용기가 생겨 이렇게 하실 수 있다면 가슴속에서 그를 떠나보내고, 그 자리에 편안함과 충만함이 가득 차실 겁니다.

당신의 마음이 편안하시길, 평온하시길 그리고 행복하게 사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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