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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읽어주는 아빠 Oct 24. 2023

자율주행에서 발견하는 신앙의 자세

                       김세훈(2023. 10.11.)





  명절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 그리운 얼굴들을 만났고, 그중에 40년 된 친구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친구는 최근 조금 무리하여 좋은 차를 구매하였고, 함께 드라이브를 하며 친구의 좋은 일을 축하하였습니다.
  친구의 차에는 자율주행이라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자율주행이라고 해서 목적지만 입력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도착지까지 정확히 데려다주는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고속도로와 같이 비교적 단순한 길에서는 조작이 필요 없이 알아서 주행을 유지하는 수준은 충분히 커버되는 매우 유용한 기능입니다.
  친구는 자율주행에 대한 경험을 들려주었습니다. 처음엔 자신도 차를 믿지 못하겠더랍니다. 차선을 이탈하지는 않을지, 앞차를 들이박지는 않을지 말이죠. 하지만 잠시 핸들에서 손을 떼어 보고, 가속·감속 페달에서 발도 떼어 보고, 커브 길에서 조작을 하지 않아도 아무 일도 없이 안전하게 주행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제는 자율주행기능에 익숙해졌답니다. 차를 신뢰하게 된 거죠.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저에겐 참으로 큰 교훈으로 다가왔습니다.
 
  “차는 당연히 알아서 잘 가게 만들어져 있는데, 핸들에서 손을 떼는 것이 그렇게 두려울 수가 없더라. 도저히 못 믿겠더라고. 그런데 두려움을 삼키고 한 번 핸들에서 손을 떼어보니 이제는 알겠어.
  우리 신앙도 그런 것 아니겠냐. 하나님께 맡기면 알아서 잘 인도해 주실 텐데,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 때문에, 그 한 치 앞이 두려워서 온전히 맡기지 못하고 핸들만 꼭 붙잡고 있지 않냐고.”

  언제나 편하게, 그리고 만만하게만 여겼던 친구가 그 순간 저에게 큰 스승이 되어있었습니다. 완벽한 내 인생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딱 한 가지일 것입니다. 내 삶을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는 것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참으로 자주 하신 말씀, 특히 큰 고난과 역경의 순간마다 하신 말씀은 바로 ‘두려워 말라’입니다. 그만큼 우리 인간은 – 아니, 저는 – 닥쳐오는 장래, 가보지 않은 곳, 만나지 않은 이, 해보지 않은 일을 두려워합니다. 그런데 이런 유약한 내가 완전케 될 수 있는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죠.

  ‘답정너’의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어. 너는 그저 믿고 맡기기만 해. 그 답이 뭐냐고?
최고의 미래, 최선의 선택, 네가 상상도 못 할 만큼의 아름다운 엔딩이지.
 왜냐면, 나는 너의 하나님이요,
네 인생이라는 자동차를 가장 좋은 곳으로 안전하게 데려다줄
완벽한 자율주행 시스템이기 때문이란다.

 네가 할 일은 단 한 가지,
인생의 핸들에서 손을 떼고 나만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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