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건 참 어렵다. 잘 사는 건 더 어렵다.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집에 가는 길. 오늘따라 내 방 침대가 유난히 멀게만 느껴져 지하철역 앞에서 몸을 휙 돌렸다. 공허한 시선이 저 멀리 빨간 택시 등을 찾아 이리저리 한참 움직이고 있는 그때. 한 아주머니가 불쑥 시야에 들어와 섰다. 한숨이 한 번, 짜증이 두 번. 내가 더 앞으로 걸어가야 하나 고민했지만, 빨리 가는 게 무슨 대수냐 생각하고는 말았다. 얼른 택시 두 대가 달려와 두 번째 택시 뒷좌석에 몸을 던지길 바라는 마음이뿐이었다. 몇 분쯤 흘렀을까. 반가운 택시 한 대가 우리 앞에서 속도를 늦추었다. 붉은빛의 '빈차'글자가 너무도 선명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손을 올리지 않았다. 자연스레 택시는 찬찬히 내 앞에 섰다. 한 치의 망설임도 오차도 없이 그렇게 자연스레 왔다. 멍하니 문을 열고 차에 올랐다. 아주머니는 부러 택시를 잡지 않았다. 나를 위해. 기사님께 목적지를 건네고 차마 뒤를 바라볼 수 없었다. 내 시선과 한숨, 짜증이 향했던 그곳엔 부끄러움으로 가득 찬 내가 서있었기 때문이다. 뭐 하느라 그 쉬운 꾸벅 인사도 못하고 왔단 말이냐. 이 못난 놈. 사는 건 참 어렵다. 잘 사는 건 더 어렵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