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함 속에 위안이 있다. 온기는 곧 삶이다.
바람이 차다. 이런 날엔 길가의 포장마차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안녕하세요. 꾸벅 인사를 하고 들어가 손을 비비며 주변을 한번 슥 훑는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제일 잘 익어 보이는 따뜻한 어묵을 손에 들어야 한다. 간장을 살살 뿌리고 한 입 크게 베어 문다. 따뜻하고 촉촉하고 짭조름한 그 맛이란. 먹어본 사람만 안다. 종이컵에 국물을 슬쩍 퍼 담아 호호 불어가며 마신다. 몸이 녹는다. 마음도 같이 스르르 녹는다. 사람들은 팔짱을 끼고 잔뜩 움츠린 채 종종걸음으로 포장마차에 들어온다. 그리고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온기를 선물 받는다. 세상이 마냥 추운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괜한 걱정 붙들어 매고 조금만 더 힘내자고. 비로소 우리는 웃는다. 따스함 속에 위안이 있다. 온기는 곧 삶이다.
문득, 쿠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이 생각났다. 추운 연말, 따뜻한 우동 한 그릇으로 희망과 행복을 키웠던 세 모자의 이야기. 그들이 민망해할까 1.5인분의 우동을 삶았던 주인의 이야기. 힘든 고난을 이겨내고 우동 3인분을 시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던, 결국 모두가 따스한 마음을 주고받으며 더불어 살아 행복했던 이야기. 뻔한 해피엔딩의 이 이야기를 나는 참 좋아라한다.
선물 받은 따뜻함이 금세 사라질까 꼭꼭 품으며 집에 왔다. 보일러를 켰다. 아직도 마음이 포근하다. 이래저래 참 뜨듯한 밤이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