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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뚜벅 Oct 09. 2022

섭외는 상대와 나의 연결고리 찾기

거의 매일 전화기를 붙잡고

때로는 길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마이크를 들이밀며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한다.

“인터뷰 해주실 수 있을까요?

출연 가능하실까요?“를 반복하며 말이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방송꾼이 아닌 이상

생면부지 나에게 자신의 시간과 귀찮고 신경 쓰이는

출연을 허락하기 쉽지 않겠지만

내 입장에선 설득해서 오케이를 받아야 하는

극한 상황이다.


간혹 방송을 즐기는 분들은

직장에 연차를 내거나 가게 문을 닫고 오시는

열정적인 사례도 있지만

많은 경우 ‘시간이 없다, 관심이 없다, 제가 왜요?’등

다양한 이유로 거절을 당할 때가 부지기수다.

섭외 경력이 쌓이면 플랜 B, C가 나올 법도 하지만

일 순위가 될 거라는 믿음과 거기에 온 신경을 쏟다 보니 

대안을 떠올리기까지 한참이 걸릴 때도 있다.

그만큼 섭외라는 것이 마음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인 것 같다. 여기에는 상대에 대한

자료조사도 필수적이다. 어쩌다 전화한 것이 아니라

정확히 당신이 필요한 이유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 중에 찌릿한 순간들이 있다.

한참 동안 망설이던 상대가 긴 통화 끝에

“그런 의도라면 생각해볼게요.

작가님이 나보다 나를 더 이해해주는 것 같아요.

얘기하다 보니 마음이 바뀌는데요 “ 등

경계를 풀고 곁을 내어줄 때다.

프로그램 의도가 제대로 전달됐다는 반가운 신호다.

(간혹 사회이슈를 다룰 때는 관계자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상황을 피하기만 할 경우

논리가 안 되면 공격적인(?)작전이 필요하기도…)


섭외의 고비를 넘기고 방송이 시작될 때면

모니터 속의 그들이 내게는 한없이 고맙고 빛나 보인다.

그래서 요즘도 섭외하고 싶은 사람을 발견하면

진심으로 성의를 갖고 준비하려고 애쓴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는

간절함이라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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