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는 글과 약이 되는 글
힘내라는 글이 싫다.
잘 팔리는 글은 읽기 쉽다.
마음속에 쉽게 다가오고 편안한 위로가 되고는 한다.
콘텐츠는 소비자와 생산자로 나뉜다.
콘텐츠 생산자는 소비자가 계속 자신의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당연히 거부감이 드는 쓴소리보다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모두 옳고 당연한 것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앞으로 좋아질 것처럼 이야기하는 콘텐츠가
훨씬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위로를 받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로와 조언을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처를 받지 않는 법이 아니라
상처를 받고 나아지는 법에 대해 배워야 한다.
당신이 받은 감정적인 위로는 거짓일 수 있다.
근본적인 변화가 없이는 또다시 상처를 받는 일이 반복될 것이고
그때마다 당신은 다른 위로를 받고 마치 치유가 된 것처럼 속을 것이다.
콘텐츠의 검은 뒷면을 잘 보아야 한다.
플랫폼에 알고리즘이 더해진 무서운 세상이다.
유튜브는 시청자가 볼 다음 동영상을 자동으로 추천하여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나도 모르게 나를 병들게 하는 콘텐츠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위로만을 받다 보면, 그렇게 또 상처받지 않기 위해
본인도 모르게 세상과 멀어질지도 모른다.
글도 경각심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
나는 누구보다 위로를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환자를 볼 때 마지막에 조언을 잊지 않는다.
나아질 것이란 '환상'을 심어주는 게 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달콤한 환상은 잘 팔리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잘 팔리는 쓴 약을 만들어 내고 싶다.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아도 좋다.
내실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