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초기 유아가 양육자와 맺는 관계의 질, 애착(attachment)은 이후 성인이 되어서 맺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의 질에도 영향을 끼친다. 어린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해주면 안정적으로 애착이 형성되고, 이를 받아주지 못하면 회피애착, 또 그 때마다 비일관적으로 반응하면 불안정한 애착이 형성된다. 성인이 되어서 맺는 수많은 관계에서도, 상대와 접촉을 추구하고 유지하는 방법의 차이로 성인애착의 유형을 구분 짓는다.
여기서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할 때, 성인이 된 내가 상대를 필요로 할 때 곁에서 민감하게 반응해줄 수 있냐는 것
닿으려고 할 때 쉽게 닿아지는 경험, 그리고 상대에게 손을 뻗을 때면 언제라도 나의 손을 잡아줄 것이라는 믿음은, 엄마가 사라질까 하는 걱정을 내려놓고 마음껏 세상을 탐색하는 신난 아이처럼 안정적인 마음 상태로 만들어준다.
늘 다행이라고 여기는 부분은 이 애착의 유형은 성인이 되어서 내가 마주하고 경험하는 관계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점인데,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어떤 사람이 나의 곁에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어 나가는지가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