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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과사람 Jun 27. 2019

내가 미안하니 너는 화를 풀어라

관계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우리는 연인이나 부부관계에서 갈등을 경험할 때 이를 현명히 해결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여자가 화가 나고 속상해졌다고 생각해보자.


남자는 여자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여자는 마음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남자는 다시 미안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자는 계속해서 화가 나있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면 남자는 화가 나 소리친다.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도대체 어떻게 해야 돼!!!”


여자는 더 화가 나던지 아니면 대화를 포기해버리고 만다.

여기서 남자와 여자가 바뀐다 해도 마찬가지다.



화가 난 감정은 상대에게 미안하다는 소리를 듣는다거나, 그럴 수밖에 없었던 해명을 듣는다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다. 화가 난 감정은 화가 난 사람의 감정이다. 미안한 감정은 미안한 사람의 감정이다. 미안하다고, 설명한다고 상대가 화를 풀어야 할 이유는 없다. ‘내가 미안하니 너는 화를 풀어라’ 라고 말함으로써 상대의 감정이 그 즉시 해소되길 원하는 것 자체가 이기적인 또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여기서는 그저 상대의 감정을 잘 읽어주면 된다.

“내가 이러이러해서 당신이 참 속상하고 화가 났을 것 같아, 미안해.”


미안한 내 감정이 아닌 화가 난 상대의 감정을 먼저 읽어주는 게 핵심이다. 감정이 상한 상대의 마음을 정확히 반영해주면(mirroring) 그 감정은 자연스레 해결되게 되어 있다. 그게 감정의 원리다.



그러고 나면, 화가 났던 감정이 이해되고 수용되었기 때문에 속상했던 마음이 일시적으로 더욱 터져나올 수 있다. 그럴 땐 조금 더 버텨주면 된다(holding). 사실 화는 이미 해결되었다. 속상함은 내 감정이 아니니 상대가 스스로 해결할 때까지 조금 더 기다리면서 감정을 또 다시 읽어주면 된다. 관계가 다시 회복되기 위해서는, 내 감정을 들이밀기보다 상대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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