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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뀰사마 Nov 05. 2021

웹 개발과 마케팅 테크의 차이

프로젝트를 하드 캐리 하는 귀중한 소금 같은 자 '쓰까테키'

A/B 테스팅을 도입하는 마케팅,CX,UX team이 점차 늘고 있다. 내가 일하는 회사는 주로 어도비 프로덕트를 이용해서 이런 클라이언트들의 요구사항에 맞게 서포트를 해주는 게 주된 업무인데..


일하다 보면 대환장 스토리를 자주 겪게 된다. 


개발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마소나 애플, 구글 등에서 제시한 규격에 맞춰 구현화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언제 프로덕트 오너와 디자이너님들은 이해해주실까요. 아마 그런 날은 안 올 거 같다. 아 당장이라도 UI 개발직 때려치우고 다른 일 알아볼까..ㅠㅠ 그런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아마 한동안은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돈도 주고 그나마 좀 간지가 쩔어보이는 마케팅 테크 리드 아키텍처로 레벨 업하려고 죠지아 테크 석사과정을 간 건데 시부럴 여기서 빡시게 배운다고 해도 과연 마케팅 테크 리드직을 줄까.. 확답을 묻는다면 어 그건 운때가 맞아야 직함이 오겠죠밖엔 할 말이 없다.


각설하고, 일러스트레이터였다가 겸사겸사 그래픽 디자이너로도 일하던 한량은 광고회사에서 콘텐츠 웹퍼블리셔를 거쳐 웹마스터로 CMS 콘텐츠 홍보팀에서 홈페이지를 관리하다가 -덜컥 개발팀에 합류하여 프런트엔드 개발자로 일한 지 몇 년이 흘렀다. 그 후 마케팅 테크 에이전시에 입사하면서 아키텍쳐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야말로 곁다리 징검다리 전직의 끝판왕을 걸어온 게 아닐까.. 누가 급식 먹을 때 마비노기랑 라그나로크 온라인 달리던 폐인 아니랄까 봐. 말이 좋아 아키텍트지 솔직히 비지니스 애널리스트, 프로덕트 오너링, 마케팅 테크 서포트, 프론트엔드, 마케팅 옵스 인터그레이션을 두루두루 섞어서 일을 진행하는 이른바 쓰까테키라고 할 수 있다... 만 뭐 근데 아키텍트 직함이 원래 그거 하라고 있는 자리니까..헹ㅎ...


내가 주로 몸을 담던 프로덕트 SW 개발 쪽의 문화는 한 랭귀지, 한 분야만 스페셜하게 탑을 찍는 스페셜리스트를 우대하는 편이라 이리저리 디자인 업무도 겸하고 비즈니스 애널리스트와 브리핑도 같이 짜던 이른바 Digital Glue 성향인 나 같은 테키는 좀 몸값을 잘 안 올려주기도 하고 제너럴리 스트라고 후려치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러다가 그런 Digital Glue 역할을 하던 사람이 회사를 나가는 순간 그 팀의 프로젝트는 갑자기 산으로 흘러가고 이미 나간 사람의 빈자리는.. 뭐 그래.. 알아서 잘 해보십쇼, 무운을 빕니다 굿 베이-라고 기원하는 수밖에 없다.    


마케팅 테크 쪽은 좀 반대로 흐르는 것 같다. 이것이 내 회사와 주변 네트워크 한정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팔로잉하는 몇몇 벤더 쪽 탑헤드 홈페이지를 봐도 얼추 다방면에서 어느 정도 운영할 수 있는 운영 지식이 있다. 나만해도 프론트엔더로 일하며 얻은 기술은 Adobe Target을 통해 디자이너랑 UX A/B 테스팅을 할 때 무진장 써먹고 있고 백엔더에 필요한 SQL 쿼리 스킬은 대기업에서 이메일 마케팅 다이나믹 캠페인을 펼칠 때 세그먼트로 나눈 오디언스에 따라 쿼리를 짜는데 쓴다. 반면 각 기업마다 비지니스에 필요한 측정치나 세일즈 포인트 예상 값을 추려낼 때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비지니스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하면 그 이해에 맞춰 브리핑을 차서 Adobe Analytics 대시보드를 통해 리포트를 비교하기도 한다. 이렇게 한 프로덕트를 익히고 나면 다른 프로덕트도 익히게 되고 그 프로덕트가 추구하는 가치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회사가 어떤 것을 추구하고 이윤을 내고자 하는지 큰 폭에서 좀 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한 가지 기술을 깊게 들이 파는 것보다 어느 정도 적당한 선에서 빠져나오고 큰 그림에서 두루두루 아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마케팅 테크 자체가 목적이 웹 프로덕트에 적용된 마케팅 테크 태그 매니저들을 잘 꾸려서 데이터 모델링을 통해 정제하고 (여기서 필요한 것이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 익히는 인사이트) 그 정제한 값을 다시 클라우드 공간을 통해 정렬해서 추리는 작업을 대기업으로 갈수록 회사 자체 내에서 처리하길 추구하기에 (아마 정보 보안상의 이유로 인해서일 듯) 대기업 클라이언트를 다루다 보면 싫어도 결국은 아키텍트로 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네, 졸지에 마케팅 테크 아키텍트가 되었습니다. 뿅. 세상사 진짜 알 수가 없다.. 근데 프런트엔드 개발자에서 어소시에이트 아키텍트가 되니까 어째 레벨업이 아니라 다시 주니어로 돌아간 듯한 스멜이..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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