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걸 필요는 없잖아, 토끼
우린 좀 다른 것 같아, 여우
네가 가장 소중한데 널 잃기 싫어, 주디
나도 네가 가장 중요해, 닉
사람들은 약점을 안고 살아간다. 이 세상 어느 강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약점 하나씩은 안고 있을 것이다. 하나면 다행이겠지. 수천 수백까지 약점을 안고 때로는 더 증폭시키기도 하면서 스스로를 갉아먹는 사람도 있다. 조금만 다른 방식으로 빛을 주면 수천 수백까지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들인데.
그런 약점을 숨기기 위해서 더 노력하는 사람도 있고, 불안정하고 왜곡된 감정을 안고 약점을 대신하는 사람도 있다.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도 어떨 때는 불안정해지기도 하고, 왜곡된 감정으로 가득찬 사람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다른 방향성이 어떨 때는 굉장히 달라 보이지만 본질은 어느 순간 같을 수도 있다. 누군가가 진심으로 다른 이를 아낄 때, 많은 것은 치유되고 위로받는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함께하는 게 필요하지만 그런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의지할 수 있는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는 일도 다반사고, 경계하던 사람이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그런데도 누군가에게 꽤 많은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내 뒤를 상당히 맡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 분명하다. 사람은 그렇게 누군가를 필요로 하지만, 그렇게 잘 맞는 사람을 만나는 건 하늘이 지어준 운명이 아니고서는 어렵다.
우리는 수없이 의심하고 헤아리면서 그런 누군가를 찾기를 바라지만 정말 중요한 사람을 만났을 때 놓치기도 한다. 만약 누군가를 붙잡았다면 놓치지 않는 게 가장 현명한 일일지도 모른다. 모든 걸 이해해달라고 투정을 부리다가 혹은 의심을 끝없이 하면서 99가지의 좋은 면을 모두 놓치고 1가지의 단점 하나에 매몰되어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그런 사람은 좋은 사람을 만날 자격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자격이 필요하다. 그런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주토피아 2의 메시지처럼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본질을 보는 게 필요하다. 서로를 아끼고 위하는 마음, 그걸 찾고 확신을 가지면 언젠가 진심으로 사랑도 받을 수 있고 사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랑을 하는 건 인간으로서 가장 높은 성숙의 단계에 이를 수 있는 길이며, 우리 모두는 그런 가능성을 안고 살아간다.
자본주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모두가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 잠재력을 주토피아 1,2의 감독 바이런 하워드처럼 아낌없이 발휘하며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도 있고, 본인의 능력이 뭔지 찾지도 못하고 잠들어 있는 씨앗인 사람도 많다. 능력주의 사회는 능력있는 사람만을 우대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소외시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가능성을 모두에게 열어놓는 사회이기도 하다. 자본주의가 사람을 서럽게 하는 측면도 물론 있지만, 나는 이런 사회의 모습을 조금은 인정하고 내 가능성을 위해 달려가고 싶다. 더 빠르게, 누구보다 높은 곳으로 미친 듯한 속도로 뛰어가고 싶다. 그게 내가 태어난 목적처럼 여겨진다. 나는 그 누구보다 높이 날고 싶고, 그 누구보다 더한 속도로 활강하고 싶다. 그렇게 내 세상을 누비면서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 그게 나의 꿈이다.
주토피아 2는, 그리고 바이런 하워드는 나에게 이런 꿈을 실어 주었고, 나에게 세상을 좀 더 다정한 곳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이게 애니메이션이 가진 힘이라는 생각이 들고, 나 역시 이런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좋은 작품으로 되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