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여행기 3

by 신하연

우리는 교토역 지하에서 온소바를 먹었다. 쟁반 소바, 청어 소바, 튀김 소바를 각각 주문했다. 새우와 가지, 애호박, 고추 튀김도 나왔다. 채반에 소바가 올려져 있고, 국물에 담갔다가 먹는 것이었는데 면이 퍽퍽하고 따뜻해서 맛이 좋지 않았다. 청어 소바가 유명하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청어를 간장으로 졸여서 짭짤해 괜찮았다. 그렇지만 소바는 아쉬웠고, 수타로 뽑고 있는 국수를 시키는 게 나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결제하고 나와서 금각사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 타는 게 이제 익숙하다. 일본에서는 차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다. 처음에 내가 내리려고 먼저 일어났더니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이제는 그 이유를 안다. 나도 천천히 일어나는 게 금세 편해졌다. 금각사 근처 역에서 내려 걸어가다가, 일본어가 적혀 있는 골목을 보았다. 고즈넉하고 아무것도 움직이는 것 없이 고요해서 눈길이 갔다. 하늘을 덮고 있는 풍성한 구름과 담벼락을 넘어오는 나무 이파리, 전깃줄까지 그림 속 일본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았다. 그 장소에서 우리는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금각사에 도착해서 입구에서 표를 샀다. 한자가 세로로 적혀 있는 부적같이 생긴 입장권을 받았다. 곧게 솟아있는 나무가 우리를 반겨 주었다. 굵고 우람한 나무는 가지를 구렁이처럼 옆으로 뻗었고, 자잘한 잎들이 그에 아주 많이 붙어 있었다. 잎사귀가 봄의 것처럼 새파랗지는 않고 힘이 있어 보였다.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하면서 걸어가다가 황금으로 된 집이 호수 위에서 모습을 드러낸 걸 보았다. 물 위로 금이 드리워졌다. 키가 작은 소나무가 옆에 서서 청아하고 맑은 분위기를 냈다. 1층을 제외한 벽과 창문, 기둥 모두가 황금이었다. 목재와 황금이 어우러져 화려한데도 경박하지 않고 차분해 보였다. 지붕은 날렵한 곡선을 그렸다. 정교한 건축 양식에 금을 입혀놓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 금각사는 신비하고 기이해 보였다. 사람이 살 수 없는 장소였다. 생명력이 없고 흔적이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호수를 지나 금각사의 뒷면을 보고 언덕으로 올라갔다. 사람이 주먹을 쥔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구름이 여러 사찰들과 하늘의 경계를 이뤘다. 나오는 길에 사당처럼 종이를 줄에 묶어놓은 것이 있었다. 나무 판자에 그림이 있고 기원문이 적힌 것도 보았다.

이번에도 버스를 타고 아라시야마로 갔다. 공기가 선선했다. 마을 전체에 강줄기의 여유로움이 느긋하게 흘렀다. 조용하고 깨끗한 거리와 튼튼하게 지어진 단독주택들이 보였다. 걸어가는 길에 스시를 파는 식당을 찾아서 잠시 후에 여기 와서 초밥을 먹자고 이야기했다. 걷는 길에 기찻길이 나왔다. 빨간불이 들어와 있었고 마침 기차가 지나갔다. 전깃줄 열 개가 하늘을 가로지르고, 구름은 그 사이로 기웃거렸다. 멀리 있는 완만한 산을 보면서 기차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기차가 다 지나가고 넓은 기찻길이 환하게 드러나자, 구름 사이로도 빈 공간이 생겼다. 노란색으로 칠해진 길 표시가 있었고, 자전거를 탄 사람이 먼저 지나갔다. 우리도 길을 건넜다. 주택가를 지나자 도로가 나왔고 그 옆으로 자판기, 빙수 카페, 음식점이 즐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