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토지 독후감 프로젝트 5

by 신하연

1단계

책 제목: 토지 4권

저자: 박경리

출판사: 나남출판

읽은 페이지: pp.93-165

2단계


내용 요약: 용이는 나이가 들어서 월선이에 대해 예전 같은 열정이 사그라들었다는 걸 느낀다. 벌써 마흔이고 몸에 흘러내린 가죽만 남은 기분이 들며 하얗게 센 수염이 만져진다. 어릴 적 양반 최치수를 따라서 산에 올라가다가 꿩을 놓친 치수가 월선이를 때릴 때 대신 맞아주던 생각이 난다. 요즘들어 최치수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이유도 없이 월선이 집에 와서 있다가, 월선이가 자신 때문에 죽자사자 달려드는 남자들도 못 만나고 혼자 살고 있다는 천석어미의 말에 질투와 의심, 사랑과 분노가 치솟는 걸 느낀다. 제사 지내러 절에 갔던 월선이 돌아오고 둘은 기쁜 눈으로 마주한다. 용이는 아마 월선이 없이는 못 살 게다, 라고 생각한다.


분석: 용이는 치수가 자신을 때릴 때 어머니가 한 말인, 상놈이 어찌 양반을 때릴 것고, 하는 말을 떠올린다. 설움이 치미는 말이었지만 일곱 살 월선이 대신 맞아 줄 때는 그저 기쁘다. 그렇게 어린 시절 둘은 사랑했지만 무당의 딸인 월선을 집안에서 극구 반대하여 마음에 없는 사람에게 장가를 들고, 월선이는 나이든 구두쇠한테 시집을 갔다가 마을로 도망온다. 다시 만나지만 그 때는 부인 강청댁 때문에 둘은 만날 수 없었다. 그리고 강청댁이 월선을 때린 일 때문에 또 헤어졌다가 이번에는 용이의 아들을 낳은 임이네 때문에 둘은 이어질 수 없는 듯하다. 나이가 들면서 열정이 사그라드는데도, 이제는 어린 아들 홍이를 보며 기쁨을 얻는 용이인데도 월선에 대한 마음을 놓지 못한다. 하늘이 지어준 사랑이지만, 세상이 반대하는 사랑이기에 둘은 서로를 그리워할 뿐이다. 이게 다 팔자려니, 하는 주위 말도 있고 서서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굴복하여 살아가려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이란 게 쉽지 않다.


“용이는 자신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봄볕 따스한 장다리밭에 보송보송 핀 노랑 꽃이파리 위를 노랑 나비가 나풀거리는 것 같았던 화사한 젊은 날, 아니 어린 날 월선이를 못 잊어 울었던 소년은 장가를 들었고 꽃샘바람이 불던 이른 봄 할미꽃을 꺽어왔던 담방치마의 어린 새댁을 연민의 눈으로 보지 않을 수 없었던 어진 젊은이는 가끔 우스갯소리도 했고 명주수건에 장구를 메고 맴을 돌면서 인생의 허무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기도 했었다. 월선이 돌아왔을 적에 수줍고 염치 바르고 도덕심이 굳었던 삼십의 사나이는 그러나 보송보송 핀 노랑 꽃이파리에 나풀거리던 나비는 될 수 없었다. 벌겋게 단 무쇠를 잡듯이 그 아픔은 참으로 황홀하고 아름다운 것이었다.” (토지 4권, 박경리, 나남출판, p121)


사람이 사랑을 느끼고, 젊은 날이 멀어지면서 사라져가는 마음에 아쉽고 안타까워하는 것이 잘 그려졌다. 젊은 날에는 언제까지나 밝고, 어른은 어른으로서 존재할 것 같고, 나는 계속 어린아이일 것 같지만 나이가 들고 보면 내가 바라보던 어른 자리를 내가 차지해야 한다. 그리고 새싹처럼 새로 자라나는 아이들이 나의 어린 시절을 대체하고 나는 그 자리에서 순순히 물러나야 한다. 이 물러나는 과정이 아쉽고 세월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사람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사람이 갖는 하나의 슬픔이며 시간에 저항할 수 없는 무력함이다. 이토록 사람은 시간 앞에서는 약해지고, 마음도 예전 같지 않아지는데 그럼에도 자꾸 타오르는 열정이 있다는 것은 젊은 날 느꼈던 감정이 그만큼 진실하고 순수했으며 강렬했기 때문인 것 같다. 용이가 월선이에 느낀 사랑도 그처럼 깊은 것이었나보다.

주제: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열정과, 그럼에도 변치않는 사랑의 감정


3단계


나의 감정과 이유: 용이를 보면서 사람 팔자라는 게 어떻게 이렇게 기구한가 싶다. 용이 뿐만은 아니다. 토지에 나오는 모든 인물의 삶이 기구하다. 용이에게 더 공감이 가는 이유는 용이가 단순하고 도덕심이 강한 편이며 바라는 것은 딱 하나 월선이 뿐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 하나의 소망을 온 세상이 훼방 놓듯 이뤄지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안타깝기도 하고 용이에게 자꾸 마음이 쓰이는 것 같다. 월선이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용이만 오매불망 기다리면서 홀로 살아가는 고독도 느껴진다. 외롭고 힘이 들 것이고, 용이에게 의심이 들 때면 온갖 생각에 빠지며 정념과 회한이 뒤섞이는 것도 알 수 있다. 무당 어머니도 떠오르고, 죽은 강청댁 생각도 나고 임이네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질투까지, 월선이의 입장이 헤아려지고 그러면서 임이네와 마을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들도 선하다. 임이네 입장에서도 용이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깔진(좋은 신발)을 사달라는 연극을 부리는 것도, 마치 온갖 사람들이 살아서 움직이고 그 생각들이 한 번에 읽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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