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책 제목: 토지 4권
저자: 박경리
출판사: 나남출판
읽은 페이지: pp.37-92
2단계
내용 요약: 조준구는 서울로 올라가서 친일파에 줄을 놓을 생각을 한다. 일진회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서 아라사(러시아)와 일본의 전쟁을 이야기한다. 일본이 우세한 상황에서 평사리 마을 사람들 중 일부는 마을을 떠난다. 그 중 목수 일을 배우러 윤보와 떠나는 두만이도 있다.
분석: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사람이 친일을 한다는 것이 조준구를 통해 드러났다. 사실 일본이 우리나라 땅을 빼앗으려 하는 것이나, 조준구가 서희 집안을 넘보는 게 유사하다. 자기 것이 아닌 것에 탐욕을 느끼고 교활하게 계획해서 서서히 하나씩 자기 것으로 만들어간다. 일본이 치밀하게 우리나라의 권리를 빼앗아가는 모습이 실제 역사에 있던 일이다. 최익현이 상소문을 올린 걸 비웃기도 하는 것과 같이 역사 인물을 들어 이야기를 하는 친일파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이런 대화는 역사서에 서술되어 있지 않다. 소설이기에 그럴 듯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보고 듣지 않은 일을 추측해서 그럴 법하게 이야기를 풀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소설가가 가진 힘이다. 소설가는 사료에 입각하여 사실만을 쓰기 때문에 한계를 지니는 역사가와 다른 장점을 갖는다. 허구라는 틀 속에서 더 자유롭기 때문에 현실에 있을 법한 것을 더 풍부하게 그릴 수가 있다.
나는 한때 소설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었다. 모든 게 허구이고 가짜라면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는 걸까, 하고 고민했다. 그런데 박경리가 쓴 토지를 읽을수록 현실을 대체할 정도로의 그럴 듯한 가짜 이야기가 갖는 위력을 체험하게 된다. 진짜를 대체할 수준의 가짜 이야기인데도, 오히려 더 사실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 힘은 현실을 직시하고 정확하게 읽어내는 힘에서 나오는 것 같다. 가짜 이야기이지만 뿌리는 현실에 있고, 그 뿌리로부터 뻗어나와 엄연한 진실에 가까운 하나의 서사로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 풍만하게 자란 가지들이 현실과 유리되지 않고, 현실 속에서 엄연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그려진 현실은 한 작가의 시선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감동 받을 수 있는 힘 있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 우리나라의 혼과 얼을 담고 있는 것이다.
즉 소설이란 건 결국 현실에 긴밀하게 접근하고 현실을 그려내는, 새롭고 다른 이야기인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현실 속에 존재하며 현실에 기반하고 현실로 뻗어나갈 때만이 의미가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한 사람의 실제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게 소설은 한 서사로서 당당하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토지를 통해 소설의 존재 의미를 발견하였다.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 현실로 풍부하게 뻗어나가는 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좋은 부분이 있어 발췌한다.
“어느새 햇빛은 맥빠진 것처럼 엷어졌다. 한 뭉치 내려앉았던 구름이 미심쩍더라니, 찌푸린 잿빛 구름 속으로 해가 숨어버린다. 간신히 구름을 뚫은 햇빛이 비비적거리듯 둔하게 들판을 비춰준다. 바람이 흙먼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검푸르게 자라난 벼가 이리저리 미친 것처럼 나부댄다. 숲의 나뭇잎들이 희끄무레한 뒷잎을 뒤집어 보이며 방향을 잡지 못한 바람에 시달리며 흔들린다. 한줄기 소나기가 뿌릴 모양이다.” (토지 4권, 박경리, 나남출판, p.73)
평사리 마을의 풍경을 묘사하였다. 신선한 표현들이 보인다. 햇빛이 맥빠진 것처럼 엷어진다고 하는 것이나, 비비적거리듯 둔하게 들판을 비춰준다고 하는 것이 그렇다. 실제로 보기 어려운 표현인데 어색하지 않고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문법적으로 어색하지 않고 부사어나 관형어가 제자리에 잘 쓰였기 때문이다. 우리말에 대한 깊은 이해가 느껴지고 그걸 참신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 높은 한국어에 감탄만 일 뿐이다.
주제: 친일파를 그려냄으로써 우리나라에서 당시 썩어있던 인물을 비판한다.
3단계
나의 감정과 이유: 토지를 읽을수록 나는 소설이란 무엇인가 깊게 배우고 있다. 혼자 공부하면서도 이렇게 많은 것들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다니 한없이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