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 된 나는, 속물인가

by 김바람

오늘은 글이 잘 나오지 않는다.
늘 쓰던 방식대로 앉아 있었는데,
머릿속이 이상하게 조용하다.


그 조용함 속을 들여다보니

요즘 내 머릿속은 돈으로 꽉 차 있다.


지인이 말했다.

돈 많이 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은 아이들에게 더 신경 쓰고
생활비를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고.


그 말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줄일 곳이 없다.

아파트 대출금,
아이들 학원비,
청소년기 남자아이들이라
식비는 오히려 더 늘어났다.


방학이라 특강비가 붙고

추워지니 관리비가 올라가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밥을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적금은 생각조차 못 한다.

1원도 남지 않는다.


강아지들도 아프다.
병원에 한 번 다녀오면

기본이 십만 원을 넘는다.


어디서 줄여야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줄이는 것보다
내가 더 벌어야 할 것 같다.

주말 알바를 찾아보고
유튜브에서
“하루 2~3시간 글 쓰면 월 100"
같은 영상에 자꾸 눈이 간다.

노후를 위한 돈생각도 놓을 수 없다.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가능성이라는 단어에 매달려
뭐라도 붙잡아 보려고 한다.


요즘 나는
돈 버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돈, 돈, 돈.
내 머릿속에는
돈 버는 방법밖에 들어 있지 않다.


돈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워서
다른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다.

돈만 많으면 모든 걸 다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너무 속물이 된 걸까.


예전의 나는
돈보다 마음을 더 앞에 두는 사람이었다고
믿고 살았다.

아이들 이야기, 하루의 감정,
작은 위로 같은 것들이
삶을 버티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마음보다 먼저 계산을 하고
위로보다 먼저 금액을 떠올린다.


이게 어른이 된 건지,
한부모가 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정말로 속물이 된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상한 건
이렇게 돈 생각으로 가득 찬 와중에도
글 앞에 앉아 있다는 사실이다.


돈을 벌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견디기 위해
결국 다시 글을 쓰고 있다는 것.


아이들 학원비 계산을 하다 말고
관리비 고지서를 보다 말고
문득 이 문장을 쓰고 있는 내가
조금은 우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을 때가 아니라

당장 수입이 되는 일부터

찾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생각이 막히면
글 앞으로 돌아온다.

아마도 이건
버릇 같은 걸지도 모르겠다.


돈이 전부인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 나 역시
완전히 나 같지는 않다.


오늘은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한다.


줄일 방법을 찾지 못했고
더 벌 수 있는 확실한 길도 없고
마음은 여전히 조급하지만
이 조급함을 숨기지 않고
이렇게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일도
돈 생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겠지만
적어도 오늘 이 글 한 편만큼은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썼다고
말해주고 싶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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