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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휴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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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bbi Oct 15. 2018

17. 제주살이(1)

휴학 이후 쉼 없이 달려온 나에게 주는 선물. 그동안 나와 아침을 함께한 빵집을 그만두고, 과외와 베이비시터도 모두 정리했다. 나는 무작정 제주도행 티켓을 끊었다. 왕복이 아닌 편도였다.


제주에 가는 목적은 딱히 없었다. 그저 나를 아무도 모르는, 나도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철저한 이방인이 되고 싶었다. 나를 둘러싼 많은 것에서 벗어나 내게 집중하고 싶었다.


다만 문제는 돈이었다. 한 달을 타지에서 생활하려면 어느 정도 돈이 필요했다.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숙박도 해결되고 소소한 용돈벌이가 가능한 게스트하우스 스텝을 택했다. 어느 조용한 시골마을의 게스트하우스와 연이 닿았다.


과장 좀 보태어 내 키만한 캐리어에 한 달치 생필품과 옷가지들을 담았다. 한 달동안 떠나 있을 내 방을 마지막으로 두 눈에 담고 공항으로 향했다. 앞으로 내게 펼쳐질 날들이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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