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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1000XM3와의 일주일, 어땠을까?

소니 WF-1000XM3 vs 애플 에어팟··· 승자는?

by bang

소니 WF-1000XM3를 사용한 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신제품을 뜯어보는 설렘과 적응하는 시간도 지나고, 이제는 냉정한 평가를 내릴 시간이죠. 일주일 동안 사용한 제품의 인상은 어떤지, 그리고 기존에 사용하던 애플의 에어팟과 비교한다면 어떤 것이 우위에 있는지를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소니코리아로부터 WF-1000XM3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지만, 평가에 있어 최대한의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소니의 WF-1000XM3와 애플의 에어팟 1세대를 비교하고, 추가적으로 WF-1000XM3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에 대한 의견도 나눠보도록 할게요.



Designed by...


애플은 세계 최고의 제품 디자인과 하드웨어 완성도를 자랑하는 기업입니다. 그렇기에 WF-1000XM3를 직접 보기 전까지는 디자인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소니는 생각보다 꽤나 괜찮은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소니 WF-1000XM3의 패키지를 개봉하고 느낀 첫인상은 생각보다 고급스러운 색상이라는 것입니다. 무광의 검은색과 어두운 로즈 골드의 조화가 사진으로 볼 때보다 고급스럽게 느껴집니다. 사진으로 볼 때는 골드 색상이 지나치게 눈에 띌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충분히 고급스러운 은은함을 보여줍니다.



디자인은 훌륭하지만, 제품의 사이즈는 꽤나 부담스럽습니다.

에어팟보다 조금 더 두꺼우면서, 크기는 2배 정도로 아주 큽니다. 에어팟은 어떤 바지를 입어도 주머니에 부담 없이 들어가는 콤팩트함이 좋은데, 이 제품은 주로 겉옷 주머니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겉옷이 없는 여름에는 이 제품을 가방에 넣고 다니게 될 것 같다는 크기로 인한 휴대성이 감점 요소입니다.



휴대성과 더불어 재질도 단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플라스틱과 고무 사이 어딘가의 느낌을 주는 검은색 부분의 재질은 지문과 스크래치에 약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무심코 제품을 사용하다 뒷면을 보니, 지문과 스크래치가 적지 않게 나있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제품의 마감 품질은 상당히 준수한데, 특히 자석의 느낌이 경쟁 제품들 중 우세한 편에 속합니다. 에어팟과 같이 습관적으로 뚜껑을 열고 싶게 하는 찰진 느낌은 없지만, 갤럭시 버즈 등의 제품처럼 맥없이 열리는 자석의 느낌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또, 이어폰 유닛을 충전 케이스에 부착할 때 자석의 힘도 적절합니다.

비교 대상이 하드웨어 완성도로는 세계 최고로 꼽히는 애플이라서 그렇지, 이 제품의 마감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훌륭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보이는 단점들(크기와 재질)에서 느껴지는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아이폰과의 궁합은요?



WF-1000XM3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과의 연결, 조작 등을 편리하게 만들어줍니다. 저는 이 부분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에어팟은 애플이 직접 설계한 제품이니 만큼 연결, 배터리 확인 등의 과정이 아주 손쉽고 유려하게 진행됩니다. 이것을 타사의 이어폰이 따라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자 경험을 최대한 끌어올렸다는 것이 소니의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활성화할 수 있는 기능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입니다. 이어폰을 착용한 사용자의 행동을 정지, 보행, 달리기, 교통수단으로 이동의 네 가지로 구분하여 자동으로 인식하고, 행동 별로 노이즈 캔슬링의 수준을 자동으로 설정해줍니다. 그때그때 모드를 변경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할 때가 많은데, 문제는 가끔씩 인식률이 이상할 정도로 낮아진다는 점입니다.


카페에서 공부를 하다가 잠시 기지개를 켜는데 갑자기 제가 걷고 있는 것으로 인식을 한다거나, 버스를 타고 가다가 과속방지턱을 넘었는데 제가 달리고 있는 것으로 인식을 하는 경우가 가끔씩 있습니다. 이렇게 모드가 변경될 때마다 짧은 알림음과 음악이 잠깐 정지하면서 상당한 불편함을 초래합니다.

그런데 이 기능을 임의로 비활성화할 수 있어서, 저는 상황에 따라 직접 모드를 조절합니다. 왼쪽 유닛의 터치 센서를 터치해주는 것만으로 노이즈 캔슬링 모드와 앰비언트 사운드 모드를 오갈 수 있어서 불편함이 거의 없습니다. 사람마다 자동 감지 기능의 인식 정확도가 다를 수 있기에, 적지 않은 분들께 유용한 기능이 될 것 같습니다.



"내 목소리 안 들려?"


WF-1000XM3의 노이즈 캔슬링을 켠 채로 있을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정말 안 들립니다. 사실 이어폰이 헤드폰만큼의 노이즈 캔슬링 수준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렇기에 이 제품의 노이즈 캔슬링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WF-1000XM3의 노이즈 캔슬링은 하루의 3시간을 전철과 버스에서 보내는 저에게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기존의 에어팟을 사용할 때는 아이폰의 볼륨을 80%-100%에 두고 음악을 들어도 전철의 소리가 귀에 거슬렸고, 넷플릭스나 유튜브로 영상을 시청할 때에는 100%의 볼륨으로도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WF-1000XM3를 사용하고 나서는 볼륨을 50% 이상으로 올린 적이 많이 없습니다. 대사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영상을 감상할 때 정도만 볼륨을 60% 정도로 설정하고, 그 외에는 작은 볼륨으로도 충분히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전철의 소리는 거의 안 들리는 수준으로 줄이면서요.

다만, 노이즈 캔슬링 혹은 앰비언트 사운드 모드에서 바람 소리가 심하게 거슬리는 것은 지적하고 싶습니다. 특히 버스에서 에어컨을 머리 위로 직접 켜면 바람 소리가 음악을 능가할 정도로 큽니다. 에어컨 방향을 살짝만 돌려도 사라지는 문제라 심각한 기능적 결함은 아니지만, 바람이 심한 날에 야외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은.


WF-1000XM3에 대한 제 개인적인 느낌은 많은 분야에서 기대 이상이라는 점입니다. 충분히 가격만큼의 가치를 증명하는 제품이고, 주요 기능인 노이즈 캔슬링 성능도 훌륭합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위에서 언급한 재질의 종류와 바람 소리의 이슈, 그리고 통화 시 마이크의 기능입니다. 사용하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완벽에 가까운 제품인지라 살짝의 흠이 더욱 잘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WF-1000XM3와 함께한 일주일 동안 저의 삶의 질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더 이상 지하철과 버스의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되었고, 더욱 다양한 콘텐츠들로 통학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저처럼 많은 시간을 교통수단 내에서 보내시는 분이라면 소니의 WF-1000XM3를 강력하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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