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부터 2019년까지, 그 100년의 찬란함

한국 영화 100주년 기념 행사에 다녀오다.

by bang

2019년 10월 26일, 광화문은 날씨가 참 좋았다. 햇볕도 따뜻했고, 하늘도 맑았다. 영문도 모른 채 노희수가 예약했다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다. 다양한 집회는 물론이고, 한국 영화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리고 있었다. 막연하게 한국 영화가 100주년을 맞이했다는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행사를 통해 그 속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흔적과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화문 광장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공론장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민주주의 국가라면 마땅히 다양함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 영화 100주년 기념행사가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아름답게 담아낼 수 있는 매체는 없기 때문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백만 명의 사람이 내 영화를 본다면, 그들이 백만 개의 다른 영화를 보기 바란다”라고 말했듯이, 영화에는 무한한 표현과 해석의 자유가 존재한다. 광화문 광장이 그러하듯 말이다.


행사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노희수가 예약한 ‘<부산행> 촬영 현장 체험’이었다. 우리가 직접 <부산행>의 배우가 되어, 광화문 광장에서 <부산행>의 한 장면을 촬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마동석, 노희수는 안소희, 오동석은 최우식, 그리고 최하람은 공유 역할을 맡았다. 우리 넷을 위해 열 분 정도의 배우들께서 좀비 역할로 열연을 펼쳐주셨고, 약 스무 분의 스태프가 촬영부터 녹음, 연출로 ‘우리를 위한 부산행’을 제작해주셨다.

동경해왔던 실제 영화 촬영 현장을 체험한다는 것과, “우리 따위를 위해” 이렇게나 많은 분이 구슬땀을 흘려주신다는 사실에 모든 순간이 영광스러울 따름이었다.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추억을 선물해주신 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린다는 말을 이 자리를 통해서라도 꼭 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올해는 한국 영화를 통해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을 더 많이 느꼈다. 또,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통해 그러한 아쉬움이 모두 해소된 해이기도 했다. 아쉽다는 말이 한국 영화계의 모든 분을 향한 비판이 될 것 같아 조심스럽다. 그러나, 그러한 아쉬움을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100년 동안의 아쉬움과 우여곡절을 통해 대한민국의 영화는 발전해왔고, 국제무대에서도 최고의 영예를 누릴 정도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100년에서 생길 아쉬움과 우여곡절에 미리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들을 자양분 삼아 대한민국의 영화는 더욱 성장할 테니.


아, 그리고 행사 후 다녀온 노량진 수산시장의 방어회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맛있었다. 또 먹고 싶다...




우리만의 '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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